노조가말하는성과급…정당한요구일까,성장막는걸림돌일까
현대차특별성과급지급변경반발LG엔솔은성과급깎자트럭시위도반도체반등노리는삼성전자‘곤혹’재계“전년도매출·영업익기준아닌지속가능성관점에서책정해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급성장하며경영 핵심 변수로 떠오른 이면에 사측과DS(반도체)부문 직원간성과급갈등이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차·기아,현대제철,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주요 기업들도 노조의 ‘묻지마’ 성과급 요구에골머리를앓고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노조는 오는 20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특별성과급 쟁취를 위한공동집회를진행한다.
특별성과급이란 현대차그룹이 지난2년 동안 주요 계열사 직원들에게 교섭 성과급과 별도로 지급한 경영상 추가 보상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 직원은 품질과 안정성 평가 항목에서우수한 결과를 낸것을 이유로 400만원+주식 10주를, 기아차 직원은 글로벌 판매톱3를 달성한 것을이유로 400만원+24주를받았다.
장재훈현대차사장은지난달23일이메일을통해직원들에게“올해는 지난 2년간특별성과급지급방식을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총 성과보상 관점에서임금교섭을진행하고이를조기에마무리해직원들이성과에대한보상을빠르게체감할수있도록하는게 목표다. 회사내부에서특별성과급이연간총보상과별개로인식돼직원들사이에혼란이생긴것도개편의이유로꼽힌다.
하지만 노조 측은 지난해 현대기아차 그룹이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것을이유로특별보상급지급방식을변경하는데반발하고 있다. 지난달울산공장과양재동 본사에서항의집회를 한 데이어 이달 1~10일에는 총량제 특근 거부를진행하기도했다.
현대제철노조는사측이경영상어려움을이유로특별성과급기준을낮추자48시간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여론이악화되자 대외투쟁으로 전환했다.현대제철노조는지난해임단협에서2022년 영업이익의 25%를 70주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1인당약 3000만원에 달하는 수치다. 현대제철의지난해 영업이익은 8073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약 50% 감소했다. 건설시황 둔화에따른봉형강 제품판매량 감소와 전기요금 인상 등 대외요건이악화했기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성과급 지급을두고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기본급의 870%를 성과급으로지급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 세액공제를성과급산정기준에서제외하며성과급을기본급의360%수준으로낮췄다.
이에반발한LG에너지솔루션직원들은익명으로 돈을모아 2월 초부터3월초까지서울각지에서트럭시위를진행했다.트럭에는“경영목표명확하게성과공정보상하게”, “피와땀에부합하는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문구를 표시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여의도 사옥뿐 아니라 회사의대내문제대신미래사업과관계있는서울삼성동코엑스‘2024인터배터리’행사현장에도시위트럭을보내업계관계자들의빈축을샀다.
산업계에선 성과급 지급을 두고 사측과 노조·직원 간 분쟁이이어지는 이유로 성과급 지급 산정기준에관한이해도가 부족한 것을 꼽는다. 경영진은회사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와 지속가능성관점에서성과급을책정하는반면노조와 직원들은 단순히전년도 매출·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요구하는경우가잦기때문이다.
전문가들은“회사의이익은회사성장을위한연구개발과 주주환원,대외요건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사내유보금등에우선활용해야 한다”며“미국·일본기업들이장기간흔들림없이사업을지속할수있는비결”이라고설명했다.
재계에선노조·직원들의정당한성과급요구를막을수는 없지만, 과도한요구로 인해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마저흔들릴것을우려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글로벌 빅테크의일원으로 도약할지, 아니면 현지 기업에 머물지 기로에 서있는 삼성전자를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부터반도체불황으로 인한 타격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원가 수준 판매를 하던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을인상하며DS부문 흑자전환을 하고, HBM(고대역메모리)·GDDR(그래픽메모리)·LPDDR(저전력메모리) 등차세대고부가가치 D램을 잇달아 출시하며 D램시장1위입지를공고히할 계획이다.
미국반도체법에따른대규모보조금도 60억 달러(약 7조9600억원)로 예측돼대만 TSMC보다 더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초미세반도체생산거점을 만들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것으로 미국 정부의 호응을 끌어냈다.이러한미래성장계획을현실화하기위해경계현 대표를 포함한 삼성전자 DS부문 핵심 임원들은 매달 3~4차례 미국·일본 등 해외출장에나서는 것으로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조가 과도한 성과급·위로급 요구를 하고 이를 빌미로파업을포함한대규모 쟁의행위를하면삼성전자 미래 전략도 흔들릴 수밖에없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공통된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