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마지막금요일을‘여행가는날’로
“여행 가는 달을 통해 단돈 3만원으로 국내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네요. 정부가이런기회를자주만들어줬으면좋겠습니다.” 정부가 3월 여행가는 달 캠페인에맞춰 첫선을 보인 ‘당일 기차여행 프로그램’이용자가밝힌소감이다.
엔데믹 후 여행 수요가 폭발했다. 하지만우리나라의여행수지적자 폭은 좀처럼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내여행수요보다해외여행수요가월등히많은탓이다.
한국관광공사에따르면지난해내국인의누적해외여행수는 2200만명에 달했다.같은기간 1100만명을 기록한방한여행객수와두배가량차이를벌린 것이다. 여행수지적자역시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과동남아등으로출국한사람이급증하면서적자폭이확대됐다.
전문가들은내국인해외여행수요가더확대될 경우 해외로 유출되는 돈이 늘어 현지관광국의내수만진작시킬뿐,국내내수경기에는찬물을끼얹을수있다고우려했다.
내국인의해외여행을부추기는이유는과연뭘까. ‘고물가’, 그리고‘낮은관광매력도’를꼽을수 있다. 같은돈으로차라리해외여행을제대로즐기겠다는 것이다. 특히일본으로향하는내국인수는과거한·일무역갈등이초래한일본불매운동이무색할만큼가히폭발적이었다.
국민이일본 등지로 떠나는동안 내국인의국내관광(인트라바운드) 수요는 제자리걸음수준이었다.지난해국내여행이동총량은전년보다 45.5% 증가한 4700만일을 기록했고,여행 경험률도 53.6%로 전년과 비교해 4.2%늘었지만, 폭증한 해외여행 수요와 비교하면턱없이 초라했다. 애국심을 담아국내여행을즐기라고강요할수도없는노릇이었다.
실효성있는국내관광활성화대책마련이그어느 때보다 시급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머리를 맞댔다. 다양한내수진작책을마련했다. 그중 하나는 ‘여행 가는 달’을 올해3월과6월2회로확대시행하는것이다.
올해는예년에비해더풍성한할인혜택과이색적인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하며국민의여행심리를 공략했다. 다양한관광 혜택이엿보였지만,단연눈길을끄는것은당일기차여행상품 ‘3월엔 여기로’. 새마을호기차를타고지방소도시21개지역으로떠나여행을즐길수있는데,여행비용은단돈‘3만원’이었다.
최근사과1개값이5000~6000원까지 치솟은이때,사과5알값으로당일치기국내여행을즐길수있는이상품은‘가성비갑여행상품’이아닐수없었다.실제로정부가참가자 1700명을추첨해선정했는데,무려11만명이몰리며65대1의경쟁률을기록했다고한다.여행가는달캠페인이끝날즈음인3월마지막주께는신청자가13만명에달할것이란추측도나왔다.
그렇다면 값싼 여행상품 이용자들의여행만족도는 어땠을까. 지난 15일 ‘3월엔 여기로:여행가는 달, 기차로떠나는로컬여행’참가자들의만족도는 퍽 높았다. 가족, 또는 친구와함께두런두런이야기를나누는 시간도, 짧은시간이지만 지역곳곳을둘러보고 해안가 맨발 걷기나노르딕워킹에참여한것도이색적이었다고 전했다. 특히태안으로향하는기차안에서지역특산물을선물로주는이벤트가열린것도여행에흥을돋웠다고답했다.
이날현장의견청취를위해참여한장미란문화체육관광부제2차관도국내관광매력에푹 빠졌다.장차관은“고물가시대인데3만원당일 기차여행이 일상에서 힘들고 어려웠던몸과 마음에 위안을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이상품을 기획했다”며“앞으로 더욱 다양한테마와 지역, 먹거리들을 잘발굴해서국민들이좋은것을누릴수있게하겠다”고 말했다.
기차로 2시간, 역에내려태안까지2시간여걸린이동시간이무척피로할법도한데그날즐긴당일기차여행이이동의피로함은 물론,일상의고단함까지단번에씻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었다. 다음 여행가는 달 캠페인이열리기까지는 3개월여나 남았다는사실이못내아쉬운마음까지든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정부가 이왕 국내여행활성화에주력하기로 했다면, 여행가는달외에‘여행가는 날’을 조성,국민이국내곳곳을 알차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독려할 순없는지말이다.과거일본정부는내수활성화를위해‘프리미엄프라이데이’를 기획,매월마지막주금요일퇴근시간을오후 3시로 앞당겨여행과외식·쇼핑시간을늘렸다.
우리는어떤가.정부도국민이일상에서문화를쉽게접할수있도록매달마지막수요일을‘문화가있는 날’로조성하고다양한문화혜택을제공하지않는가. 감히청해본다. “어떠신가요,매월마지막주금요일을‘여행가는날’로정하고해외로떠나는내국인의발걸음을골골샅샅아름다운국내여행지로이끌어보는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