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순살아파트’오명벗으려면…하도급률가이드라인책­정필수”

-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김슬기기자ksg49@

“민간 공사의 하도급률 가이드라인을책정하는 것이곧부실공사를막는­일이죠. 하도급 거래의 공정성이 우선으로확보되고 건설업계도 성실시공과품질확보를­위해노력해야 합니다.”

30년 이상 건설 정책분야에몸담고있는 김희수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원장은 ‘순살 아파트’ 등으로 인한건설업계에대한 국민의불신을 해결하기위해선하도급­거래의공정화가필요하­다고강조했다.

지난해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건설 현장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진 상황이다.김희수원장은건설경기­침체와더불어국민의따­가운눈총까지받으며혹­한의나날을 견디고 있는 건설업계를 향해“더디더라도 성실 시공을 위한 노력을게을리해서는안­된다”고역설했다.

그는 “공공 공사는 의무적으로 하도급률을 책정해서 관리하지만 민간 공사는 그런 게 없다. 발주자 마음대로니까 원래 계약 금액에 대비해 하도급 계약 금액을 ‘후려치기’하게 되면부실공사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재가 제대로 투입되지 않거나부실 자재를 쓸 수 있고, 돌관공사(장비와인원을집중적으­로투입하여한달음에해­내는 공사)로 이어질수 있다”며“적정한 공사비를 지급할 수있게공정한 계약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며하도급거래에­공정성이확보될수있도­록 정부에서 계속 관심을 갖고 관리해야한다”고재차강조했다.

건정연은 하도급 거래의공정성제고와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전문건설기업­이 신중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돕고 계약 과정에서 불합리한 상황이발생했을 때즉각 대응할 수있는 방안을마련하기위해서­다.

다만 김 원장은 건설업계 자체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최종적으로국민의신뢰­를되찾기위해선시공에­대한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 적극적으로이미지를개­선하기위해노력해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건설업이발전­할수있다”고 강조했다.

최근국내건설경기상황­은그야말로‘비상’이다. 업계에선 2022년 4분기이후건설경기가­크게악화되면서부진한­실적이내년까지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우세하다.

그는 “2022년부터 인허가와 착공 감소 폭이 커 향후 1~2년간 건설경기 부진은불가피할것으로­보인다.건설산업환경과 여건이 부정적이지만 건설경기활성화대책이­시장에서효과적으로작­동한다면 건설산업리스크 감소, 하강국면낙폭 축소, 기간단축등이기대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위험도당분간지속­될것으로보인다. ‘4월위기설’에대해금융당국이일축­하고있지만일각에서는­총선을기점으로부동산­발 위기가 불거질것이라는경계심­을늦추지않고있다.

김 원장은 “단기적으로 고통스럽더라도본 PF 전환이어려운 사업장(브리지론)은 선별 정리하되손실규모 축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과 일시유동성부족 사업장은 자금과 보증 지원을 통해연착륙을도모해야 한다”며 “부동산 개발사업에서자금조달 기법인 PF는 불황기에반복적으로경­제를위협하는요인으로­작용한다. 중장기적으로 PF 방식을 대체할수있는부동산 개발사업투자 펀드등다양한자금조달­방안에대한고민도필요­해보인다”고 제언했다.

건설경기침체와더불어­주택시장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고금리 지속과분양가 상승 등으로 수요 회복 여건이악화되고 있으며 분양 수요 역시 위축되고 있다. 공급측면에서도 정비사업의시장성 악화로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못하고경제불­확실성이상당해건설업­체 등도 보수적 경영전략을 채택하는상황이다.

김 원장은 2015년 이후 주택 가격이지속적으로 상승해 절대적 가격 자체는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이에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위축돼 한동안 집값이횡보할가능성이­크다고봤다.

그는 “주택시장 측면에서 신규 수요가존재하고노후주­택이증가하고있다는점­에서적정수준으로공급­이필요한것은 분명하다. 공공 물량을 일정하게공급할 필요가 있고 민간 물량은 사업여건활성화를위해­규제개선이필요하다”며“최근 1기신도시와도심공급­활성화 방안이발표된 만큼 시장 추이를지켜볼필요가있­다”고분석했다.

의무적하도급률없는민­간공사금액후려치기로­부실공사불러공정성담­보위한정부관심필요

50억원미만중소건설­사현장올해부터중대재­해처벌법적용96.8%가“대응준비안됐다”자칫경영활동위축시킬­가능성건설업맞는합리­적해법찾아야

김원장은올한해침체된­업계상황에대응하기위­한연구를중점적으로추­진하겠다고 했다. 특히 건설시장 상호개방에따른 문제점보완을 통한 건설생산 체계 정상화, 불공정·불법행위 근절로하도급거래공정­화,하도급대금조정과 계약제도 개선, 건설현장안전확보,건설기업경영전략수립­과경영개선등을위한연­구를수행할계획이다.

김원장은 “업계가 어려운 파고를 잘헤쳐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역량을집중하겠다”며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스마트 건설확산과 해외진출 다변화, 노후인프라 유지관리, 건설안전확보를 위한 전문 건설 틈새시장 개척, 건설업 정보체계고도화 방안에대한 연구도 지속해나갈계획”이라고포부를밝혔다.

업계가 당면한 위기를 타개하기위해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스마트건설 기술 도입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R&D) 과제를 ‘수요자 맞춤’으로 기획하는방안을마련하­고있다.

김원장은 “스마트 건설 기술이도입돼야 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데 전문건설기업95% 이상은스마트건설기술­의중요성과도입필요성­에대해체감을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세 기업이대다수인전문건­설업계에서공사비인상­등 비용 문제에대한 스마트 건설 기술도입진입장벽이존­재한다고그는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요자가 필요한 기술을 직접 제안하고 연구원과 정부는 제안받은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바로 적용할수있는기술을만­드는것이목표”라며 “‘내 것’을 개발한다고 생각하면적극적으로기­술개발에참여하게되고­결국은스마트건설기술­도입이촉진되는 효과를 가져오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 건설 기술 도입이 공사비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정부의R&D 예산을적극활용하는방­법이 있다. 기술 상용화를 전제로 공공공사부터우선적으­로시행하게되면공사비­인상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수있을것”이라고 했다.

건정연은올해부터적용­된50억원 미만 건설현장에대한 중대재해처벌등에 관한 법률에 중소 건설사가 대응할수 있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중소 건설사 사업영역)이건설업 사업장 중 91.7%, 사망 사고자중 66.3%를 차지하는것으로파악된­다.

김원장은중대재해처벌­법대응준비를 못한 중소 건설사는 전체중 96.8%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건설투자 저조,주택경기 침체, PF발 유동성위기등과맞물린­중소건설사리스크는경­영활동을위축시킬가능­성이높다고도판단했다. 이런상황에서김원장은‘합리적해법’을 강조했다. 그는 “법령에서정한 바와 같이기업규모와 업종 특성에맞게경영책임자­등안전보건확보의무를­재설정하고새로운의무­이행준비를위해영세사­업장 적용 유예연장과 함께건설업에 맞는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이를 통해중소 건설사가 중대재해처벌법을 준수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마련하고아울러­건설사도의무이행을통­해적극적재해예방노력­을해야한다”고재차강조했다.

김 원장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건설업계를 향해 “함께 노력해서 이겨내자”고 독려했다. 건설투자 비중이국내총생산(GDP)에서 14% 안팎을 차지하는 만큼 건설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는동력이라는­자부심을강조했다.

김원장은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해가는 만큼 그걸 발전시킬 책무가 있는정부를 비롯해 우리 업계가 같이 공조해야 한다”며 “국가계약 제도를 획기적으로 혁신하지않으면안 된다”고 말했다.

정책 당국에는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2년까지 공직에 몸담았던김원장은 정책당국에대한 쓴소리와 업계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정책을 담당하는 당국이계속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일본이나 미국 같은 선진 사례를 견학하고 와서 현실에 그 제도를 도입하거나안착시키는­게참 힘들다”며“정책을 담당하는 인식이 혁신돼야 한다. 우리나라 건설업계가나름대로경­쟁력을 갖고할 수 있는 능력이충분히되는데규­제로인해억제되고 있는 부분이많아아쉽다”고 토로했다.

 ?? [유대길 기자 dbeorlf123@] ?? 김희수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이19일 서울동작구신대방동전­문건설회관에서아주경­제와인터뷰하고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 김희수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이19일 서울동작구신대방동전­문건설회관에서아주경­제와인터뷰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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