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채굴한다던테라사이언스…신안부지엔쓰레기만가득
“지난해상반기에테라사이언스관계자들이 신안군청 사무실에 한번 오기는 왔어요. 하지만 현재까지리튬 사업진척은 없었어요. 그 후로는 연락도 없었고요.”
전남신안에서만난신안군청관계자는테라사이언스리튬사업에대해이같이말했다.건설기계제조전문기업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4월 이차전지관련사업목적을 추가했다. 테라사이언스 자회사 신안리튬을앞세워신안일대에서리튬양산을진행하겠다고밝혔다.
새 사업에 진출한다며 수십억 원에달하는유상증자를실시했지만이차전지 사업 기대감에 주가는 7000원대를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리튬 사업에대한 진전이없자 단순히주가 부양을 위해호재성뉴스를낸것이아니냐는의혹이불거졌다.
회사는 지난해 말 보도자료를 통해 “신안 일대토지에대해기존 탐사자료를바탕으로대규모염지하수가매장돼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압해도 신장리5개필지와압해읍분매리등 6개필지등 4500여 평에이르는 토지에대해지주공동사업을 위한 토지사용 승낙서를받았다”며사업의지를밝혔다.
그렇다면 3개월이 지난 현재 테라사
이언스의리튬 사업은 어디까지진전됐을까. 사업지를찾아가기위해테라사이언스에 정확한 사업지 위치를 물었다.테라사이언스 관계자는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은 필지 위치가 어디냐’는 기자 질문에는 “지주들 개인정보 보호 사안이라공유하기어렵다. 필지가알려지면땅값이올라갈수 있다. 내부영업비밀”이라고 설명했다.
예상했던답변이라무작정전남신안군으로 향하는기차에몸을 실었다. 정확한 사업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지 공인중개사 사무소들을 뒤졌다. 김성현압해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신안리튬이처음리튬사업을추진하겠다고밝힌 지역은 신장리”라며 “이곳에서 리튬 사업관련연구소를 짓고 시추작업을 진행했는데 사업이잘 안 됐는지연구소만 남기고 시추봉을 철거했다”고말했다.
이어 “분매리 지역에도 리튬 사업을진행하겠다고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았지만 현재까지토지대금도 납부하지못한 상황”이라며 “토지대금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12억원 정도로 추정되는데회사가과연그금액을못내서사업진행을 안 하고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고덧붙였다.
사업지두 곳 중 먼저분매리필지를찾았다. 리튬 사업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사 현장도 찾아볼 수 없었다. 좀더 정확한 취재를 위해 인근 주민들을만나 인터뷰했다. 분매리에서염전작업을하고있는 A씨(여)는 “혹시뭐가잘못됐나? 리튬 사업은 분매리가 아닌압해도 쪽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그곳 현장도공사는진행되지않고있다”고 했다.
만나는 주민마다 서울에서 큰 회사가 이차전지 사업을 한다더니 결국 무산된 것 같다고 얘기한다. 신장리인근압해도로 향했다. 테라사이언스가리튬을시추하겠다며설비를설치하던곳이다. 압해도 현장은 거대한 쓰레기를 품은 황무지였다.건물을철거하다사업이중단된 듯 폐건자재가 방치돼 있었고인근 주민들이 빈 땅에 각종 생활쓰레기를 가져다 놓아 쓰레기장이 돼 있었다. 부동산 떴다방들이 신장리 리튬개
발부지를매각한다는현수막만외롭게걸려있었다.
한쪽에보니신안군청에서허가받은굴착 행위에 대한 신고증 팻말이 꽂혀있다. 적어도테라사이언스가굴착허가를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된셈이다. 그렇다면 사업은 진행되고 있는것일까? 일단 간단한 공사라도 하려면거대한 쓰레기 무덤부터 치워야 될 것같다는 생각과 함께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기위해신안군청으로향했다.
신안군청은 굴착행위신고증과 리튬사업 진행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신안군청 관계자는 “말 그대로 굴착행위에 대한 권한만 승인해줬다. 리튬 사업이 만약 진행된다면 지하수 개발도허가해주고유관부서와 지속적인연락을 진행할 수 있는데현재사업현황이어떻게되어가고 있는지파악하기도어렵다”고일축했다.
테라사이언스가 실제이차전지사업의지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불과
수개월 전까지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중”이라고 설명한 것과는 전혀다른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회사에서설명했던부지매입절차도완료되지않았고공사조차진행되지않아사업비명목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대금 40억원행방도묘연해졌다.
이쯤되니최근테라사이언스행보도의심스럽다. 지난 2월 자회사 다보링크가 초전도체 사업에 나선다는 소식을전하며또다시주가를띄웠기때문이다.초전도체사업역시아직실체가없다.
테라사이언스는본래중장비, 산업용차량,농업용기계등에쓰이는관이음쇠를 제조하던 기업이다. 이후 바이오, 이차전지, 초전도체까지증시에서주목받는 주요 테마 사업들에 진출하겠다고나섰지만 정작 제대로 사업 진행조차되지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에는상장적격성실질심사대상이되며주식거래정지처분을받았다.
작년4월이차전지사업추가하며신안방문…이후연락없어분매리지역토지사용승낙서받았지만토지대금12억도미납지난달초전도체사업한다며주가띄워…지난주주식거래정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