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과거에갇힌정치보단미­래를위한정치

총선앞두고비례정당3­8개나등장…변질된제도에졸속검증­도문제막말논란·성범죄변호후보에기회­준게혁신공천?자화자찬도정도껏극단­적정쟁야기하는진영대­결의정치청산이과제…유권자선택중요

- 유창선시사평론가

22대 총선이 막을 올렸다. 어느 시기, 어떤총선이든 중요하지않은 적은 없었다. 어떤인물들을 당선시켜 국회를 어떤 모습으로 만드냐에따라 정치가 좌우되기때문이다. 이번총선의중요함도 국민의실망만 키워온 우리정치가 어떻게든 변화의 계기를 찾아야 한다는절박한필요성에­서비롯된다.

21대 국회가 지난 4년 동안 보여준 모습은국민들로 하여금 탄식을 하게 만들었다. 절대 다수 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의힘을앞세워입­법독주를 반복했다. 민주당이보물단지처럼­밀어붙였던공수처가 정작유명무실한 기구가 된 작금의 현실이 그러한입법독주의폐해­가어떤것인지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 심지어민주당은 대선에서패배하고서도 새정권이들어서기전에­서둘러‘검수완박’ 입법을 강행했다. 그러나 법의미비로인해검찰은 사실상 수사권을 되찾았고 공연히소동만벌인꼴이­됐다.

‘위장탈당’이라는 기상천외한 편법도 절대다수의석을 가진야당이보여준 구태였다. 지난 대선에서민주당이정권­을 내놓게된이유가운데는­일방적인입법독주에따­른 민심이반이큰비중을차­지했다.

이번에도의원꿔주기구­태

그렇다고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민의지지를 받는 정치를 한 것도 아니었다. 아무리 국회에서 여당이 소수라 해도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된다면 야당이 그렇게까지 마음대로 국회를 운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도 정권은 차지했지만 민심의 기대에부응하는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용산의 눈치만 살피다가 여당이 ‘용산 출장소’ 소리를 듣게 만든 ‘친윤’ 지도부가 보여준 정치는 단적인 예가 된다. 아무리 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입법 독주를 하려 해도 여당이 높은 지지를 받고 있으면 협상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심판받을 것을 걱정하는정당들의 속성이다. 그런데여당이우스워보­이니야당이그렇게자기­마음대로국회를운영했­던 것이다.

지난4년간보여준국회­의모습이그렇게실망으­로 점철되었지만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의 모습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급조되었던 비례위성정당의구태가 반복된상황은 참담하다. 이는 표의비례성을 높이고 정치의다양성을 보장한다며도입한 준연동형비례대표제의­취지를 부정하고 다시거대양당이비례대­표 의석을독차지하려는욕­심의발로다.국민들은4년전에이어­또 한번 비례위성정당을 위한 ‘의원꿔주기’라는 편법을 지켜보게 됐다. 비례위성정당의반복을 막기위한 입법조차 해내지못한 21대 국회의무능과 무책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런가 하면 준연동형제는 강성팬덤층의지지에기­반하여비례선거에만 출마하는정당의국회진­출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변질되고 말았다. 무려 38개 정당이비례대표후보등­록을신청하여수개표를 해야 할상황을맞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여야 각 정당들의비례대표 후보 공천과정이졸속 검증으로진행되는것도­큰 문제다.

이렇게 여러 문제를 드러내는 현행 비례대표제의 개선은 22대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필요하다. 총선에 임하는 과정에서도 여야 불문하고 많은 논란거리가 등장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공수처수사 대상인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귀국, ‘회칼 테러’ 발언을 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사퇴 문제를놓고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석열 대통령이한동안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여권이 어쩌다 참패를 당했는지를 망각한 광경이었다. 결국 여론 악화와여당 후보자들의 항변을 의식한 윤 대통령이 여당의 요구를 수용하며 한발 물러서 봉합되기는 했다. 그러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두고도 갈등이드러났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공천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며 강력 반발했고,윤 대통령은 비례대표 당선권에서 배제된 친윤계인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을 대통령 민생특보에 곧바로 임명했다. 이는 여당의 비례후보 공천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윤석열 정부 집권세력은 보궐선거 참패 당시와 과연 달라졌는지를 묻게 만드는 광경들이었다. 윤 대통령이 달라지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는 6개월 전의 교훈을 집권세력은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올바른 관계 정립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지금이어느시대인데사­당화

‘친명횡재 비명횡사’ 소리를 들은 민주당의공천은 민주당이이재명 대표의 사당이 되었다는 지적을 피하기어렵게 만들었다. 이대표는 차제에민주당을 완전한 ‘이재명당’으로 굳히려는듯 비명계를 대거 축출하고 그 자리에친명계를앉히는­공천을주저없이밀어붙­였다.그동안 뛰어난 의정활동의성과를 쌓아온 박용진의원에게‘하위 10%’ 판정을내려30% 감점이라는 치명적인 불이익을 받게 만들어 끝내탈락시킨광경은 ‘비명횡사’ 공천의민낯을여지없이­보여주었다. 박용진에게는결코공천­을 줄 수 없다는 그런 무리한 과정속에서정봉주전의­원이막말논란으로 사퇴하고, 다시조수진 변호사가 성폭행범들에 대한 부적절한 내용의변호가 문제가 되어 사퇴했다. 결국친명계인한민수 대변인이후보등록마감­일에‘길에서배지를 줍는’ 횡재를거두게 됐다. 민주당의강북을공천과­정은파동이라고해도과­언이아닐 정도였고, 이는빙산의일각일뿐이­었다. 그런공천을하고서도이­재명대표는 ‘혁신공천’이라고 자찬하고 있으니그 또한 불통의정치에다름 아니다. 지금까지지켜본 22대총선의 광경은 여야 정치인들이 과연 성찰이라는것을하는지­에대한의문을낳는다.

국민눈높이벗어난제3­지대

거대양당의정치에대한­실망이크면제3지대신­당에대한기대와지지가­높을수있는환경이다.그동안부동층이많았던­이유도국민의힘과민주­당어느쪽도지지하지않­는유권자가그만큼많았­다는 얘기다. 그것을읽고이번총선에­서는유난히신당들이많­이등장해서후보를냈다.그런데이들신당이과연­제3의신당인지에대해­서는근본적인의문이따­른다.이준석대표와금태섭최­고위원등이이끄는개혁­신당이거대양당정치를­넘어서려는제3지대신­당으로주목받았지만막­상존재감이약화되고내­부갈등까지빚어지면서­고전하는모습을 보였다.민주당을 탈당한 이낙연 공동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는 광주광산을에출마한이­대표부터고전을하는등­역시힘든 상황이다. 두신당모두위기감이감­도는분위기다.

이들두신당을덮어버린­것이조국전법무부장관­이이끄는 조국혁신당이다.조국혁신당은 ‘반윤비명’층을 기반으로 일부 중도층까지흡수하면서­기대이상의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있다.신당가운데가장높은주­목도를보이며비례대표­선거에서는민주당과경­쟁이뜨거울 정도다. 그러나조국혁신당은미­래지향적인정치보다는­현정권에대한개인적원­한감정들이모여서만들­어진당의한계를보여주­고있다.비례대표후보가운데앞­순위10번안팎가운데­4명이수사·재판중이라는사실도현­정권아래에서진행되는­수사나재판은모두부정­하는극단적법치외면이­라는우려를낳는다.조국혁신당은총선이후­에는민주당의연합세력­이될것이라는점에서현­재의진영대결정치를넘­어설제3지대신당이라­하기는 어렵다. 큰틀에서보면현재의극­단적진영대결정치를강­화하는방향성을드러낸­다.

이번총선에서해결해야 할가장큰 숙제를보는 시각은 여야가 전혀 다르다. 하지만 국민의눈높이에서본다­면극단적인정쟁만야기­해온진영대결의정치를­극복하는일이야말로여­야를 넘어선중대한 과제다. 과거시대의우리정치도­여러문제는있었지만그­래도상대를인정하고협­상과타협을하는정치는­언제나작동했다. 그러나 지금은아예정치라는 것이존재하지않는다해­도과언이아닐지경이됐­다. 언

제부터인가선과악의이­분법이우리정치를지배­해오고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서로 상대정당은악으로간주­하고자신들만이선이라­는신념에갇혀있다. 그러니여야정당사이에­서당연히존재하는노선­과정책의차이에대한협­상과타협은금기시된다.각진영의강성지지자들­은팬덤이되어상대진영­에대한저주와혐오에매­달려시간을보낸다.시대는빠르게변화하고­있는데우리정치는미래­가아니라과거로가는퇴­행을보여주고있다.

이번에도여야각정당에­서극단적사고를가진강­성정치인들이많이후보­로 나섰다. 이들이그대로 국회에입성한다면 22대 국회또한극단주의가판­치는정치부재의국회가­되고말것이다.선동적인언어로유권자­들의가슴에불을지르는­데만매달리는정치인이­아니라합리적이고균형­적사고를가진정치인을­국회로보내는것이우리­정치의발전을위한선택­이다.

누구의승패를 떠나 희망보다는 우려를 많이낳는총선 환경이다. 그렇다고외면할수없는 총선이다. 4·10 총선의선택이정치는 물론우리생활에도큰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선을 찾기어렵다면 차선, 차선을 찾기도 어렵다면 차차선을 찾는 유권자들의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진영에 따라 ‘묻지마 투표’를 할것이 아니라 후보들이 대체 어떤 인물인지를살펴보고 진영을 넘어서는 인물 투표를 하는것도 방법이다. 여야 정당들이공천을 했지만문제가있는 후보들도 적지 않다. 정당들이제대로 검증하지않은 그런후보를 걸러내는 일,과거에 갇힌 정치보다는 미래를 위한 정치를하려는사람을찾­는일도결국은유권자의­몫이다. 정치권은 달라지지않았음을 탄식만 하고있을것이아니라그­런정치를바꾸기위해서­도유권자들의현명한선­택이절실하다.

필자주요이력

▷연세대 대학원 사회학 박사 ▷전 경희대사이버대학교 NGO학과 외래교수 ▷전 한림대사회학과외래교­수

 ?? [연합뉴스] ??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준석개혁신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발언­을하고 있다. 이낙연새로운미래공동­대표가 새로운미래중앙당사에­서열린 제14차 책임위원회의에서발언­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대표가대전­시당창당행사장에참석­해정권심판을외치고있­다.
[연합뉴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준석개혁신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발언­을하고 있다. 이낙연새로운미래공동­대표가 새로운미래중앙당사에­서열린 제14차 책임위원회의에서발언­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대표가대전­시당창당행사장에참석­해정권심판을외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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