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일본경제…도쿄·도심지집값‘고공행진’
엔저로해외부유층과고연봉맞벌이부부들,고가맨션구매바람작년도쿄23개구신축맨션평균가10.2억…전년보다39.4%급등금리인상·건설비상승에중고맨션은‘타격’…양극화더심해질듯
도쿄 주택가격상승세가 심상치않다. 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던일본 경제가 부활 중인 가운데도쿄를 비롯한도심지부동산가격은 일본은행(BOJ)의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도쿄 외곽과긴키, 중부 지역등은 하락이전망되면서 주택 가격양극화 양상이 짙어지고있다.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2023년 도쿄 23개 구의 신축 맨션(아파트) 평균 가격은 전년 대비 39.4% 상승한 1억1483만엔(약 10억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1974년 이후처음으로1억엔을 돌파한 것이며 10년 전인 2013년5853만엔(약 5억2000만)과 비교하면 2배가량뛴셈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는 1억엔이상인맨션을일컫는 ‘억(億)션’을 소유하고 있으면 부유층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도쿄도심신축맨션대부분이‘억션’이된상황이다.
도쿄 23개 구의최근 5년간 주택가격상승폭은 60.8%로 일본 내타 지역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준이다. 도쿄인근에위치한 가나가와현이 11.2%, 사이타마현이 13.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그차이를알만하다.
도쿄에서도 도심 접근성이 좋은 인기주택지내신축 맨션 가격이 천정부지로뛰고있다.특히지난1년간은매우뚜렷한상승세를 보였다. 실제지난 2월노무라부동산이내놓은도쿄시부야역과지유가오카역사이에위치한‘도리쓰다이가쿠(都立大學)역’근처100가구 규모 신축 맨션 ‘프라우드 도리쓰다이가쿠’는 19~35평 크기에가격이 9200만~2억6000만엔(약 8억~23억원)이었다. 평수에비해높은가격으로설정되었지만대부분계약이성사됐다.
도쿄 도심에는 초고가 맨션도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미나토구에 세워진총 1000가구 규모대형맨션‘미타 가든힐’은 가장 비싼 가구가 45억엔(약 400억원)에나왔다.
도쿄 주택가격은 원자재 가격, 인건비, 용지취득비상승과 함께엔저로인한 해외부유층의고가맨션구매증가로나날이뛰고 있다. 특히최근에는‘파워 커플’이라 불리는 맞벌이부부가 공동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는 사례가 눈에띄게늘면서주택가격을 견인하고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에 따르면 ‘파워 커플’은 부부합산연봉 1000만엔(약9500만원)에서 1500만엔(약 1억4200만원)의재력있는가구를 뜻하며, 이들의한 달 소비지출액은 일본 전체평균대비 2.5배에 달한다. ‘파워 커플’은 부모 세대에게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버블 붕괴를 경험한 적이 없어 부동산을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해출퇴근하기용이한 도심에 살기를 원한다. 앞서 소개한 ‘프라우드 도리쓰다이가쿠’도 구매자 70%가 ‘파워 커플’이었다. 노무라부동산에 따르면 ‘파워 커플’ 가구 수는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2022년 37만가구로 10여 년전보다 80% 늘었다.
신축맨션가격급등은중고맨션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쿄 주요6개 구(지요다, 주오, 미나토, 신주쿠, 분쿄, 시부야)는 지난해중고맨션평균가격이처음으로1억엔을 돌파했다.
시장조사회사 도쿄칸테이에 따르면 작년 도쿄 도심 6개 구의 21평 규모 중고 맨션평균 판매가는 전년대비6.3% 상승한 1억419만엔(약 9억2600만원)이었다. 조사를시작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1억엔을 돌파했는데, 신축맨션과 마찬가지로 10년 새가격이2배올랐다.
한편일본은행이마이너스금리정책을 해제함에 따라 주택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심과 변두리간 주택 가격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전망이나온다.
일본건설업연합회에 따르면 도심은원자재와 건설 비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신축 주택공급 감소까지겹치고있는상황이다.다이와증권관계자는“금리인상후에도도쿄도심맨션가격은계속상승할것”이라고관측했다.
반면 교외지역과 긴키권, 중부권 등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한 부동산 개발회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금리가 0.5% 상승하면‘주택 판매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비율이70%를 차지했다.
도쿄칸테이도 긴키권과 중부권등에서주택가격상승세둔화 조짐이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코로나19 기간에재택근무 수요가 증가하고 2021~2022년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뛰면서 주택구매를 주저하게 만든 데다, 대출금리까지오를 가능성이제기되면서교외와 지방에서는 맨션 거래가 주춤해질것이라는전망이나오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