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인에밀려김빠진맥주시장…‘여름성수기’전쟁에사활
국내주류업계가여름시즌을앞두고이른 맥주 주도권 싸움에 나섰다. 지난해실적부진을 만회하기위해올해여름 성수기 실적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작년국내맥주 시장은 수입맥주와위스키 시장 확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엔데믹이후소비자들이즐기는 주종이 소주, 맥주 중심에서 와인, 위스키등으로 다양화 되면서다. 맥주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 속신제품을 선보이고 마케팅을 강화하는가운데올 여름 점유율을 쟁탈할 승자가누가될지주목된다.올해 신스틸러승자는
주류업계가 변화한 소비자 니즈에발맞춰 투트랙 전략으로 맥주 시장을확대하고 있다. 하나의제품을 잘 만들어 홍보하고 판매하는 데 집중했다면,최근에는 기존 대표 브랜드 이외에 함께 맥주 시장을 이끌 브랜드를 앞세우고 있다.
오비맥주는 ‘한맥’ 마케팅을 강화하고있으며하이트진로는 ‘테라·켈리’ 쌍끌이 전략을, 롯데칠성은 ‘크러시’로 소비자공략에나섰다.
27일업계에따르면오비맥주는지난2020년 출시한신제품한맥의생맥주를출시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상위 10위에도 이름을 올리지못한한맥살리기에나선것이다.
생맥주‘한맥엑스트라크리미 생(生)’은 특수하게 제작된 스페셜 마이크로크림탭을 적용해한층 더생크림같이부드러워진거품을구현했다.산소접촉을 최소화해 거품 지속력을 높이고 부드러운목넘김이특징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부드러운 맥주,거품을 추구하고 있는 한맥이 어떻게하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고민하면서새롭게업그레이드 했다”며“한맥의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량을 확대할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맥주 가정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카스는 지난해 가정용 시장 내에서38.61%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전년(38.37%) 대비 0.24%p 증가한 수치다. 같은기간하이트진로의테라는2위자리는 유지했지만, 점유율이 13.45%에서 11.95%로 1.5%p 줄었다.
하이트진로는 점유율 1위 탈환을 목표로 테라·켈리 쌍끌이전략을 펼치고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출시한켈리는첫해매출 5위를 기록했다. 테라는켈리출시에따른캐니벌리제이션(자기잠식 효과)이 현실화하며 판매액이줄었으나,켈리와의합산판매액은전년대비성장하며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점유율격차는소폭좁혀졌다.
하이트진로는 올 상반기 성장 확대가능성이높은 대학가를 집중 공략, 맥주를 마시는 20대 소비자 겨냥에나선다. 대학가 중심상권에서신규 굿즈활용과함께 MT, 대동제에서맥주를음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계획이다. 또 켈리의 신규 브랜드 슬로건 ‘더블 임팩트 라거-켈리’를 도입한광고를최근공개하기도했다.
지난해4월엔 홍보를위해서울강남과 대구·부산에서팝업스토어‘켈리 라운지’를 운영했고 7월에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켈리×JTBC 최강야구’ 팝업스토어를열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1월 새롭게선보인맥주크러시마케팅에힘주고있다. 지난 2월 크러시출시 100일을 기념해서울잠실에위치한롯데백화점에비뉴엘지하 1층에서팝업매장을 운영했다. 브랜드 모델 카리나를 내세우며다양한 체험존을 마련한 행사에는 운영기간 동안 약 8000명의 소비자가 방문했다.
크러시는 출시 초기 메인 타겟인 젊은 층이 많이이용하는 술집이나 식당등유흥 채널입점에 집중했다. 이후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순차적으로제품 라인업을 늘려 현재는 대형마트,편의점등가정채널로영업망을확대하고있다.
크러시를선보인후롯데칠성음료맥주 매출은 46% 늘어났다. 지난 1월 말부터입점을 시작한 편의점의경우 500㎖캔제품기준 85% 이상분포율을보이고있다는설명이다.
크러시는 일상 외 스포츠 현장에서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프로축구팀 FC서울의 2024시즌 공식스폰서십을 체결하고 서울월드컵경기장내마련된 스카이펍, 스카이박스, 상설 팬카페 등에서 크러시 맥주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FC서울의경기장을 찾는 주요 연령층인 2030세대가 크러시의핵심타깃과일치한다는점에 주목했다”며 “MZ세대의 참여가높은 스포츠를 연계한 마케팅으로 기존 주류 음용 환경과 차별화된 브랜드친화력을창출하겠다”고말했다. ◆위스키에 치이고 하이볼에 밀리고…김빠지는‘수제맥주’
한때돌풍을일으켰던수제맥주의인기가사라지면서업계전반에검은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수제맥주업계최초로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제주맥주는 수익성악화로최근경영권을 매각했으며,업계 2위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수제맥주는 코로나19 시기 홈술 문화와맞물리며전성기를맞았다.편의점을중심으로 ‘이색 콜라보’ 신제품을앞다퉈출시하며단번에인기몰이에성공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따르면국내맥주시장의 수제맥주 점유율은 2018년1.40%, 2020년 3.55%로 꾸준히늘었고, 2022년에는 4.92%까지 증가하며 5년새7배가량 늘었다.
수제맥주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지난 2013년 93억원에서2017년 433억원, 2019년 800억원, 2020년 1180억원, 2021년에는 1520억원으로 늘었다.수제맥주 인기에힘입어수제맥주를 생산하는 양조장 수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4년 54개 수준이던소규모양조장은 2018년 124개로 100개를 돌파했으며, 2022년말 기준177개까지늘었다.
하지만엔데믹과함께주류트렌드가위스키·하이볼 등으로옮겨가면서수제맥주 업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업계1위였던제주맥주의경우경영권까지매각하며업계에긴장감이돌고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맥주의최대주주인엠비에이치홀딩스와 문혁기제주맥주 대표이사는보유 주식 864만주와 경영권을 101억5600만원에 더블에이치엠에 매각하기로 했다. 제주맥주의경영권은 오는 5월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잔금 지급과 동시에 더블에이치엠에이전될 예정이다.
제주맥주는지난해매출 224억원, 영업손실109억원을 기록했다.영업손실은2022년에이어2년연속100억원을 넘었다.매출도전년보다 6.2% 감소했다.
수제맥주의몰락은이미예견된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많은 협업과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제맥주에 대한소비자들의피로감이높아진게수제맥주인기하락의원인으로보고있다.
업계 2위인 세븐브로이맥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21년 119억원, 2022년 75억원의영업이익을 거둔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손실이39억원으로 연간실적이적자를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3분기누적매출은 10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0%급감했다.
업계에선수제맥주시장의부흥을위해서는 수제맥주의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지적이나온다.패키지만강조한협업제품출시를지양하고기존맥주와차별화하는 등 제품력으로 승부해야한다는조언이다.
국내주류업계,제품라인업·영업망늘려고객접점확대성장잠재력높은MZ겨냥팝업·스포츠연계마케팅도수제맥주는차별화없는신제품만쏟아내소비자‘외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