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유조·벌크선가격2배급등…국내선사들,배팔아재무개선
중동리스크·에너지운반선부족금융위기후중고선박가격최고치팬오션등선박장사로자금확보운임오른탱크선사들도실적호전
중고 유조선·벌크선 가격이 2008년글로벌금융위기이후최고치를기록했다. 장기화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지나치게낮았던 유조선 신조 선박 발주,글로벌에너지개발열풍등이겹치면서에너지운반선부족사태가일어난 것이원인으로분석된다.
특히지난 3년간 중고 유조선·벌크선가격은 두배가까이 뛰었는데, 이는 국내선사들의기업가치상승으로이어질것으로 보인다. 또 석유제품 운반선의운임이 30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탱크선사들의실적개선이기대된다.
28일클락슨리서치에따르면올해들어중고유조선가격은 2021년 초와비교해 98%가 올랐다. 같은기간 중고벌크선가격은85%가증가한것으로나타났다.이는2008년이후최고가격이다.
건조한 지 5년 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2022년 약 7000만 달러(약941억원)를 기록했으나, 지금에와서는같은선박이1억달러가넘는가격에거래중이다. 10년이 넘은 VLCC의 가격도67%가량이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초까지 5~10년 연령의 중고 유조선 가격이7~10% 인상된것으로나타났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크기의 벌크선인 ‘수에즈막스(재화중량 13만~15만DWT)’급 중고 선박의가격은 2022년 2월 4700만 달러에서현재8300만 달러로올랐다.
10~15년 연령의 수에즈막스급 벌크선의가격도같은기간 2배가 올랐으며,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초까지 5~10년연령의 중고 벌크선의 가격도 12~14%가증가한것으로조사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후 컨테이너선과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에집중된글로벌 선사의 신조선박 발주로 인해 유조선건조량이지난해까지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유조선의 주요 취항지인 중동 무력충돌 장기화로 운임은 올라가면서중고 선박을 찾는 선사들이 많아진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또 북해, 유럽,오세아니아등에서석유·LNG 등 대규모 자원개발 프로젝트가지난해부터본격화하면서유조선·벌크선의수요는급증한상태다.
이같은 글로벌해운 정세는 국내선사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코로나19대유행으로인한컨테이너선호황기에도 재무구조 개선에실패한 탱크선사들이 선박 매각을 통해재무구조안정화를꾀하는상황이다.
국내최대벌크선사인팬오션은지난해총 7척의벌크선을 매각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선박을 매각할 예정이다. 팬오션은 2026년까지 26척을 매각한다는계획이다.팬오션의매각대상벌크선의평균연령은10년미만으로전해지는데, 중고 선가의가격이2배가량뛴만큼매각작업을통해확보할수있는 재원은 당초의 예상치를 크게 넘을것으로보인다.
폴라리스쉬핑은 올해초 4척의 벌크선을 매각했으며, 초대형 광석선(VOLC)추가 매각을준비 중이다. 중고선박가격의인상에따라 2000억원 이상의자금을확보할수있을것으로보인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큰이변이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LNG상선, SK해운 등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지난해시장가격저평가로매각이무산됐으나올해는자산가치상승으로인해예년보다는 높은 가격에 협상이 가능할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1~2022년선박에 투자했다가 올해 큰 이익을 본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중고 선박장사에관심이많은것으로전해진다.
유조선·벌크선의올해수익성전망도좋다.업계에따르면석유제품운반선(PC선)의최근운임은하루 5만2140달러로30년최고치를기록했다.지난해와비교하면약60%가인상된금액이다.
높은 선가에 운임 상승이 더해져, HMM으로 대표되는 컨테이너선 중심의 국내 해운업계가 재편될 것이라는분석도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