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무질서대한민국…소중한한표로조금이라­도개선될겁니다”

“나라의흥하고망함이우­리손에달려있다”

- 정리=구동현기자koo12@

“국가흥망 필부유책(國家興亡 匹夫有責)이라고 했습니다. 유권자의권리모두들행­사하셔야지요.”

-이번 총선의 역사적 의미는 어떤 것입니까.

“저는 지금 우리나라는 무질서의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말하면 오는 10일 제22대 총선 투표를 잘하건 못하건 무질서가다없어질것이­라고 생각하지않습니다. 그러나조금이라도개선­되도록하면좋겠다는생­각을하고 있습니다. 각 정당 대표들하는걸봤더니진­짜 무질서예요. 거짓말하고, 뻔뻔하고,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죄의식이 없고,피의자를 넘어범법자인데다아무­런개념이없는사람처럼­보이는후보도 있습니다. 그리고아는것도없으면­서아는 척하고, 짧은지식으로사람들을­선동하는일이난무하고­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아무리잘 뽑아도 이무질서가 질서로 금방 회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소 질서를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크게는 안 바뀔 듯합니다. 각자가 투표를잘하면질서를찾­는데좀도움은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어떤 관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겠습니까.

“첫째는 우리 주위에 지금 투표를 안 하려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러나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택한 마당에 우리가 해야 할거는 투표하는 거지요. 투표하는 것은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누구나 유권자들은다 가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좀 더 의식을가지고 가자, 내투표가 나라의운명을 결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요. ‘국가흥망 필부유책(國家興亡 匹夫有責)’, 나라의 흥하고 망함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영어로는 ‘People have the government they deserve’라는 말이 있지요. 그럼 어떻게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그러니까 아까말씀드린 그 다섯 가지 부류 사람들한테는찍지말자­는 것입니다.”

-최근 기고에서 “산업화의 성공이 민주화로 이어져 1987년 직선제 개헌이후 평화적 정권 교체는 잘 이뤄지고있는데 제도로서의 민주화와 의식의 민주화는 잘 정착되지 않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어릴때프랭크 스코필드(1889~1970)박사한테인격형성에도­움을많이받았습니다. 제가 거짓말하는 정치인을 지목했지만스코필드 박사는 ‘부정부패를 안고서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장기적으로우리가 해야 할 일이 교육 혁신, 사회 혁신,정치 혁신인데 정치 혁신은 아직 쉽게 이루기는 자신 없고, 부정부패를 없애는 게중요한데 현재 부정부패가 너무 많아요. 부정부패가난무하는속­에서민주주의가이루어­질수있겠느냐라고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너무 부만 추구하지다

양한가치를추구하지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결혼을 한다, 애를 낳는다이런가치도 큰 가치인데, 결혼하고 애 낳고서는 내가저축도못하고집도­못살텐데하는생각때문­에결혼도출산도기피하­고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조직이 다양해져야 합니다. 조직이 다양하다고 하는 것은 여러 부류의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어떤조직이든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끼리 서로 존중해 주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회 전체도 다양하고, 사회를 구성하는 조직들도 다양해서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게 지금 안 되고 있습니다. 제가 그걸 극복하려고 서울대 총장(2002~2006) 때 지역 균형 선발제를 했어요. 지역 균형하고 다음으로 계층 균형을하고 싶었는데 지역 균형도 너무 힘들어서계층 균형은 엄두도 못 냈습니다. 다양한사회 속에서 가치 추구의 다양성이 있어야다름을 인정할 줄 알고, 민주주의가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사회의 불균형 성장이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격차와 계층 간 양극화를 조성했다고도 하셨습니다. 우리사회는 계층 간 양극화를 어떻게 넘어서야 하겠습니까.

“결국 양극화는 선 성장, 후 분배 정책을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양극화를 극복하는 방법이 뭐없을까 해서 제가이익공유제 같은 것들을 말해 놓았습니다.중소기업적합 업종 선정, 그다음에정부 발주도 대기업을 통해서 중소기업으로 가는게 아니라 중소기업에 직접 발주하는 방식도 말해 놓았습니다. 중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을 키워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육 혁신,인재가 필요하지 않습니까. 양극화는 진영논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걸 꼭 하나 지적해 줬으면 좋겠는데, 이데올로기 시대는 갔다는 것입니다. 지금 무슨 이데올로기가 필요합니까. 국익, 그중에서도 경제적 국익이중심이 된 세상입니다. 개딸이건 태극기건곤란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선택이 잘못 이뤄지면대한민국이 아르헨티나처럼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런 주장을 어떻게보십니까.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에 세계 5대 경제 대국이었어요. 지금 굉장히 어려운 나라가 된 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오직포퓰리즘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데 대해 저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포퓰리즘을옹호하는 건 아닙니다. 포퓰리즘은 근절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포퓰리즘이난무하고 있어요. 표얻는 데만 관심이있지요. 과거부터 정치하는 사람들이 정치의맛을 보더니 재미를 붙여서 ‘표를 얻어야지.그래야 오래앉아 있지’ 해서포퓰리즘을 하는것같다는생각이 듭니다.”

-이전에 전직 재정경제부 장관께서

쓴 책에서 “한국 경제는 정치가 망가뜨린다”는 주장을 하셨습니다. 이에대한 견해는.

“저는 거기에 대해 꼭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경제가 정말로 좋으면 정치가 발전할 수밖에 없지요. 정치가 진짜 좋으면 또 경제가발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반대 논리도있죠. 박정희대통령때경제는 잘 됐는데정치가잘안되지­않았나이렇게얘기할수­있을지 모르지만, 짧게는 몰라도 길게보면 정치하고경제는같이간­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경제를 망가뜨렸다고 하는 것은 직업 공무원들이자기방어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합니다. 제가 대학 1학년 때 좋아한 조지더글러스 하워드 콜(G. D. H. Cole·1889~1959)옥스퍼드대교수가있는­데‘정치와 경제는같이 간다’고 했어요. 어릴때읽은 책이라 항상머릿속에남아 있어요. 저는 ‘한국 경제는 정치가 망가뜨린다’에대해서는반드시맞는­말은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자 혁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이번 총선에서 유권자 혁명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방향이어야 하겠습니까.

“유권자 혁명이라는 건 유권자들이 표를 잘 찍어서 이 나라 좀 잘 만들자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거기에 대해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이번에 아무리 잘 찍어도 질서 유지, 질서 회복 아니면 질서 창조는 잘 안 될것 같아요. 그래서 유권자 혁명이라는 말은 좀 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유권자 개개인이 ‘거짓말하는 사람 찍지 말아야지’ ‘헛소리하는 사람 찍지 말아야지’이런 식으로 투표하다 보면 지금보다 좀나아질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국가흥망 필부유책’인데 이렇게 한다고 나라가 이 방향으로 가고, 저렇게 한다고 저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각 국민들이 조심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요. 그래도 누가 정직한가, 누가 좀 무게가 있나, 누가 좀 자기의견이 있나, 누가 헛소리 안 하나, 누가 죄의식이 좀 더 있나, 누가 사과를 할 줄 아는가이런 걸 따져서 투표하면 도움은 확실히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동반성장연구소를 만드신 의미와 현황을 소개해 주십시오.

“‘동반성장’이라 하면사회주의라고그래­서섭섭한데,저는집이어려워서중학­교안가고취직할뻔했어­요. 6학년때여름내클래스­메이트의부모가우리집­에와서‘너 공부잘하는데 그래도 중학교 가야지일류 중학교 가면 등록금 우리가 대준다’라고 했어요. 그분들이합격자 발표다음날 저를 스코필드 박사한테 데리고 갔어요. 스코필드 박사가 중1~3학년 때등록금도 대주고 약간의용돈도주고 하셨어요. 고등학교 들어가서는 그분한테 성경도 배우고 인격 향상에도 큰 도움을받았죠. 저는 우리아버지가 초등학교 3학년때돌아가셔서어­머니가 우리키우면서고생무지­무지하게 했어요. 어머니는 저보고 법대가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며칠 후 김근태 선배를 만났어요. ‘근태형 저법대 갑니다’ 했더니그자리에서‘너법대안 맞는다’고 했어요.이유를 물었더니 ‘사시 패스하면 판사, 검사,변호사할 테지만, 판사를하면칼날같은판­결을 내려야 하는데 너 마음이 우유부단하잖아. 검사는 강압 수사를 가끔 해야 되는데너마음이 약하잖아. 그리고 변호사는 가끔고객을위해서흑을­백이라고그러고백을흑­이라고해야되는데너거­짓말 못하잖아’라고하더군요. 그때가 1966년이에요. 그때스코필드박사말씀­이‘너희나라국력신장에직­접적으로도움이되는것­을가르쳐주는학과가첫­번 째 조건이고 두 번째 조건은 지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성장은 되고있지만 소득 격차, 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데도 한국의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눈곱만치도 없어서 참 안타깝다.그런격차를줄이는방안­을가르쳐주는학과로가­라고해서경제학과로가­게된거예요.

나중에이명박 정부에서 총리 할 때 이명박대통령한테가서‘중견기업인이이민가겠­다니중소기업이오죽하­겠습니까. 특단의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않으면 이나라 파탄 납니다’ 했더니청와대에서동반­성장위원회를만들기로­결의를 했습니다. 2010년에 발족했죠. 대통령이만들어놓았지­만측근들이전혀협조를­안해서위원장을그만두­고한 2개월 놀다가 그것과는 독립적으로 동반성장연구소를만들­어서이제12년 됐습니다.”

거짓말·뻔뻔함난무…각정당대표들그야말로‘무질서’이번총선으로‘질서’회귀어렵지만…투표권행사해야‘내투표가나라운명결정­할지도모른다’는생각이중요

부정부패만연한사회서­민주주의이뤄질수있을­까가치추구다양성있어­야다름도인정할줄아는­것

 ?? [남궁진웅 기자 timeid@] ?? 제40대 대한민국 총리를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신림동에 있는 동반성장연구소에서아­주경제신문과만나총선­을앞둔현시점에서‘국가흥망필부유책(國家興亡 匹夫有責)’을 강조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제40대 대한민국 총리를 지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신림동에 있는 동반성장연구소에서아­주경제신문과만나총선­을앞둔현시점에서‘국가흥망필부유책(國家興亡 匹夫有責)’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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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를지낸정운찬­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겸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사장이아주경제신­문박승준논설주간,구동현기자와인터뷰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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