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넘어모든연령대로대학교육대상확대해야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난에 직면한‘대학 위기’ 시대에는 학령인구 중심교육에서탈피해야 합니다.”취임1주년을맞은김동원고려대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지난 1년간 학교 체질을 개선하고 재정건전성을제고함으로써세계를선도하는대학으로도약하기위해많은노력을기울였다”고 말했다.김 총장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은 모든대학이마주한 위기”라며 “20대 학령인구만을 대상으로종합대학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연령대로 교육대상을확대하고, 각 연령대가 필요로 하는 세대맞춤형교육프로그램을단과대학별·학부별로 개발해특히고령화사회 중장년층 교육 수요를 충족시켜야한다”고 제안했다.
김 총장은 대학 재정난을 타개하기위해선 “우수 외국인 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등록금과 수강료 수입을 확대하고, 선진 모금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총장과일문일답내용. -총장 취임1주년을 맞았다. 학교운영에 있어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부분은.
“지난 한 해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뜻깊은 해였다. 각종 평가에서상승세를회복하면서대학 경쟁력이높아졌으며 옥스퍼드, 예일 등 세계명문대학과실질적이고구체적인연구네트워크를구축했다.재정적어려움을이겨내 강한 고대로 나아가는 튼튼한 기초도 마련했다. 개교 120주년을 1년 앞두고있는 2024년은 더강하고더영광스러운 고려대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 현재재학생중약 15%인 외국인 학생 비율을 30%까지 높이고 특수‧전문대학원 교육 프로그램을 수익성 높은 중장년 인구 대상 생애주기별과정으로 개편하겠다. 전 세계인 누구나 수강 가능한 고려대 온라인 강좌‘K-Class’도 시작한다.또지난해부터도입한제로베이스예산제도를강도높게시행함으로써예산운용효율성을최대한높이도록 하겠다.”
-슬로건으로 내건 ‘강한 고대’는 어떤개념인가.
“제가 취임과 동시에캐치프레이즈로내건 ‘강한 고대’는 대학 리더십의회복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전체에큰 화두를 던지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대학의 위상을 회복하려는목표를갖고 있다. 사회가대학에관심을 두고 소중히여길 수 있도록 리더십을 회복해야 하며, 시대가 요구하는지식을생산하고사회에헌신하는대학으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현실과 가깝고 새로운 혜안을 제시하며, 미래 사회에공헌하는 대학 본래의 모습에충실한 것이대학과 우리사회를 바로 세우는방법이될것으로 생각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이 위기 상황에 놓이고 있는데, 무엇부터 바뀌어야 할까.
“대학은 더이상 지식을독점하던상아탑이 아니다. 모든 연령대로 교육 대상을 확대하고, 각 연령대가 필요로 하는세대맞춤형교육프로그램을단과대학별·학부별로 개발해 고령화 사회 중장년층의교육수요를충족시키고자한다. 직업 전환 또는 창업에 유용한 학위및비학위과정을 개설하고, 영세기업등을 대상으로 재능 기부 형식의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지난해 기업 후원금을 받아 채용하는‘기금 교수제’를 도입해운영 중이다. 유산, 신탁등기존자산기부시스템을새롭게 강화해 한국의 성숙한 기부 문화를 주도하는 길에 앞장서겠다. 기술 이전 활성화도 추구할 것이다. 고려대는매년국내특허 1000여 건과 해외특허를 400건 이상 출원하고 있다. 교원 창업 기업이 자본 시장에서 상장되거나M&A를 통해기존 기업에 합병되면 커진 기업의 가치만큼 수익을 공유할 수있는기술이전을추진할 예정이다.”
-대학 재정 여력이 바닥나고 있다.재정난을극복할타개책이있나.
학령인구감소대응어떻게
직업전환·창업관련학위개설국내외특허출원·기부문화정착
2028학년도대입개편안평가는
내신5등급상대평가변별력약해수능자격고사·대학별고사필요
“지난 1년간 학교 체질을 개선하고,재정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교우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모금 활동을전개했다. 그 결과 역대가장 많은 기부금(약 1500억원 기부 약정) 모금을 달성했다. 주요 기부자 및 잠재적 기부자와 소통을 강화하고, 선진모금 문화를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정규 과정및교환 방문프로그램, 국제동·하계 대학, 한국어센터등에우수외국인학생을적극적으로유치해등록금과 수강료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전교차원에서제로베이스 예산 제도를 도입해 관행이 아닌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통해적재적소에예산을배정하고불요불급한예산낭비도 제거했다.”
-현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현재우리나라 교육에 있어서 꼭 필요한부분은.
“과거에는 지식을 많이알고있는 사람을 뽑았다. 지식의반감기는 7년밖에안 된다. 현 시대에선 평생다른 지식을배워야 하는 상황으로 학습 능력이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앞으로 가능성이더 중요하다. AI 등 과거에는 듣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해결능력이나 창의성등이중요해지면서덩달아중요해진게리더십이다.새롭게해결해야 할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해결 능력, 학습능력등이중요하고리더십,소통능력이중요하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을 평가한다면. 그리고 입시제도가어떤방향으로가야 할까.
“현행 수능 체제보다 출제범위나 반영영역이축소됐기때문에기존처럼수능최저학력기준 요건을 유지할수있는지, 또한 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를 지금과 같은 형태로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고민되는 상황이다. 고교 내신 체계를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바꾸는 방식은 변별력약화라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변별력이약화한다면 개별 대학의선발 자율권강화와 학생선발 방식변경이불가피할 것이다.따라서장기적으로본다면수능의 자격고사화와 대학의 자율권강화에서부터시작되는 대학별 고사가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의과대학증원논란에대해어떻게 생각하나. 의대 증원에서 서울권은빠졌는데아쉬운점은 없는지.
“의사 육성은 공군 조종사처럼많은돈과 준비가 필요하다. 지방 의대에(증원된) 의사를 육성할 인프라가 갖춰져있는지는 의문이다. 각 대학이 인프라구축에많은신경을써야할것같다. 현재실질적문제는 지방 의대가 없는 것보다지방에병원이없고환자가없어서다. 환자들이서울에있는 큰 병원으로몰리기 때문에 지방에서 의사를 뽑는다고 해서 의사가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에서 유인책을 제시하는 게큰숙제인 것 같다. 고려대는 기존 의대정원 대비 10%가량인 10명을 증원 신청했다. 다른대학과 달리우리대학은의대 교수들이 숙고해 건의한 내용을 그대로 수용했다.엘리트의료인을양성하는게목적이기에양적으로키워나가는게중요하진않다.”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더커지고있는상황에서이공계에우수학생을진입시킬방안은.
“기여하는 가치대로 보수가 제대로책정됐는지를 살펴더많은 부가가치와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대한보수를 상향 책정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수요와 공급의격차로인해높은보수가 책정되는 만큼 수도권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해 의사 공급을 늘린다면다른 계열과 차이를 좁힐수있을 것이다. 대학 내부적으로는 학과·전공 간탄력적인 정원 조정을 통해 의대 외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과·전공 정원을 확대해학생들이선택하는 폭을 넓힐수있다. ‘무학과’나 ‘전과’ 제도를 점진적으로확대하고 고도화해 중도 탈락을 예방할 수 있도록 탄력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는것이방법이될수 있다.”
의대증원에서서울은빠졌는데지방에의사가남아있을지의문정부의지방유인책제시가숙제
-2024년 고려대 비전과 계획에 대해말씀해달라.
“세계 역사에 기여하고 사회와 인류에게공헌하는 대학이되고 싶다. 고려대가 세계대학평가에서 30위 안에 드는 게 목표다. 정부의지원 정책과 교우들이활발하게 도와주고, 스스로 발전하는 의지가 맞아떨어지면 세계 30위권 대학은 충분히가능하지않을까 생각한다. 인류에 맞닥뜨린 문제 자체가너무커졌기에이를같이해결해나가기위해선 대학 간 네트워크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기후 변화, 식량 문제,팬데믹 등 인류 위기 상황에서 해법이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