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의원내각제’일본이한국의정치에서­배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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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총선을앞두고 있다. 대의제민주주의의근간­이라고 할 수있는 것이유권자들의대표를 뽑는 선거다. 한국과 일본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공유하는이웃 나라이기도 하다.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선거를 둘러싼 상황은참으로다르다.

한국은탄핵없는한5년­임기보장

한국에서는 국정선거의투표일이수­요일로정해져있어공휴­일이되지만일본의국정­선거는 관례적으로 일요일을 투표일로 하고 있다.한국에 유학하고 그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나는 투표를 위해 학교나 직장이 쉰다는 것,바로 투표하는 행위가 거국적인 이벤트라는사실에 놀라웠다. 투표일이얼마나 중요한 날인지알수있었다.물론굳이공휴일로만들­어도사전투표를마치고­투표당일은단순한휴일­로만생각하는사람도적­지않을 것이다. 하지만일본에서내주변­에는모처럼의일요일에­투표소에간다는 게생각하기도 싫다고 말하는친구도있고, 원래투표일인것을깨닫­지못한 채보통의일요일처럼하­루를 보내버리는이들도있는­것 같다. 그렇게보면투표일을특­별한 날로 인식시킨다는 면에서 한국처럼 평일의 투표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나쁘지않은제도로 생각된다. 투표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일본선거에서는투표를­할때지지하는 입후보자 이름이나 정당명을 자필로 투표용지에써야 한다. 한국에서는도장만 찍는것과큰 차이다. 한국처럼투표했다는표­시로도장을보여주는‘인증샷’도 불가능하다.

원래 한·일의정치제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한국은대통령제인반면­일본은 의원내각제다.그런것쯤은 상식으로누구나알고있­다고말할지모르겠으나, 막상한국의여론을보면­일본총리가교체되면일­본의방향성이크게바뀔­것이라고지나치게기대­하는듯한느낌을받을때­가 많다. 물론지난아베정권과같­은장기집권후의총리교­체라면그렇게생각할 수밖에없고, 사실아베정권이전과아­베정권이후의일본 정치가 크게다르다는분석도틀­린것은아니다.다만,한국에서대통령이교체­되는것과같은극적인변­화가일본의총리교체에­서는일어나기어려운 구조다.의원내각제에서총리(내각총리대신)는 국민이직접뽑는 것이 아니다.이름그대로내각을대표­하는 대신(장관)에 불과한 것으로,국회의지명에의해그자­리를맡는다.유권자입장에서는자신­의권리행사로대통령을 직접뽑는 한국과 그렇지않은일본의차이­는클수밖에없다.

한편 한국 대통령은 비교적여론의 눈치를살피지 않고 국정 운영에 임할 수 있다. 현행제도상대통령의탄­핵과같은일이없는한임­기 5년을 보장받는다. 아무리 여론의 뭇매를맞는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쫓겨나지않을 테니과감한 개혁도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일본 총리는 그렇게 할 수없다. 애초에 총리직은 법적으로 임기가 정해져있지 않다. 중의원이해산되고 새롭게중의원의 구성원(의원)이 정해져 국회가 소집되면새로운 총리로 교체할지혹은 지금의총리체제로 갈지 결정된다. 국회의다수결로 총리가결정되기때문에­여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즉, 유권자는 국회의원을 뽑는선거를 통해 총리를 간접적으로 뽑는 셈이지만 유권자가 그것을 실감하기란 좀처럼 쉽지않다.

2000년대후반1년­에1번꼴총리교체

일본 국회는 양원제로 중의원과 참의원이있다. 중의원 의원은 265명이고 임기가 4년이지만여론의심판­을받아야할일이생기면­언제든지 해산되고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한편참의원 의원은 248명이고 임기가 6년이며 해산이 없다. 그절반은 3년마다 선거를 통해바뀐다. 중의원이심의한 법안에대해해산이없는 안정적인 참의원이 체크하도록 되어 있어신중한 법안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다. 중의원은 언제든지 해산될 가능성이있어언제유권­자의심판을 받게될지모르기때문에­총리의입장이라는 것도 사실 불안정하며,한국대통령제에비해일­본의원내각제는여론의­동향이반영되기쉬운제­도라고할수 있다. 2000년대 후반에는 거의 1년에 1명꼴로 총리가 교체됐고, 거슬러올라가면 2개월 만에퇴임한총리도있었­다.

그런일본에서도장기집­권을자랑한총리가바로­아베 신조였다. 2017년 박근혜대통령탄핵 심판이이루어졌을 무렵일본에서는 ‘모리카케 문제’가 큰 화제였다. 학교법인 모리토모(森友)학원이 2016년 국유지를 파격적인가격에매입했­고,그과정에아베총리부부­가관여했다는 의혹이제기된 것이다. 또아베총리와사적으로 친한 관계였던 가케(加計)학원 그룹이관련대학에신설­학부를설치하는데부당­한 우대를 받은 혐의도 비슷한 시기에주목을받고 있었다. 이러한 의혹들이모두 사실이라면 한국의 최순실 게이트에 버금가는 대스캔들이었다.

‘모리카케 문제’는 국회에서오랜 시간 논의되었고, 문서조작이나 정보 은폐가 의심되는정황까지 밝혀졌다. 의혹에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실무직공무원이자살로 내몰리는 상황까지도 벌어졌다. 그럼에도 일본에서는 결국정권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여론은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거나 적어도 의문에대해 결백이증명되지않았다­고생각했을상황이었음­에도불구하고어느새그­스캔들은사람들의기억­에서잊힌것같다. 결국 진상은 밝혀지지 않은 채 당시아베정권은 연명했을 뿐 아니라 이후 2020년까지집권하­며장기집권기록을경신­했다.

아베정권은 2019년에도 ‘벚꽃 스캔들’이라고 불리는, 역시자신의지지자를 위해서공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많은 비판을받았다. 또한그당시부터있었을­것으로짐작되는자민당­내정치자금유용문제는 2024년현재큰 문제가 되어세상을 떠들썩하게하고있다. 2017년에 있었던 정치비리 의혹만큼이나 유권자의불신을키우는 사건들이아닐수없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정권교체가 일어나지않으니정말 신기할 따름이지만, 일본 내에서는그것이전혀이­상한일이아니다.

의원내각제가 나라의 지도자를 직접 뽑는것이아니라는사실­도영향을끼칠수 있지만,투표를 해서무엇이달라질까 하는 무력감이일본사회에만­연해있는것같기도 하다. 젊은이들의 정치적 무관심이나 저조한 투표율 등은 한국에서도 지적되고 있지만 일본의 그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로 느껴진다. 일본에서는원래정치를 자신과는먼일로생각하­는감각이 뿌리 깊다. 일본어로 ‘오카미(お上)’라는말이있는데, 위정자나 정부를 ‘윗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정치는 윗사람이해 ‘주는’ 것이고, 스스로 바꿔가는 것이라는의식이희박하­다는것을보여준다.

학교 교육 문제도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2016년­부터 만 18세 이상이선거권을 갖게되었는데, 한편으로학교에서는정­치적중립성이확보되어­야 한다며교내에서는 정치적활동이금지되어 있다. 교외에서 선거운동에 참여할때는 사전신고를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고 한다. 이와같이모순된상황이­벌어지고있는것이일본 사회다. 예부터화합을중요하게­생각해온 일본에서는 대립을 낳는 주장은 삼가는것이 마치 미덕처럼 인식된다. 정치뿐만 아니라 자기주장을 숨기는 경향이강한 사회에서는좀처럼투표­라고하는정치참가를스­스로의권리로 행사한다는인식을 갖기가 쉽지않은것 같다.

또한 어른들 세계에 이르러서는 주의·주장을밝히고 ‘화합’을 깨는언행은어른답지않­기에피해야 한다는 규범이일본 사회에강하게자리하고 있다. 애당초 정치이야기는 어렵다,귀찮다, 나와는 관계없다, 어차피아무것도바뀌지­않을것이다등냉소적태­도를낳는분위기마저있­다.한국에서민주화란대통­령직선제를쟁취하는 일이었고, 정치참여가 자신의권리와 자유에직결돼있다는 사회적경험이존재한다. 반면패전후일본에서는 그러한 사회적성공 체험이존재하지않았고, 이것이한국과일본의큰­차이로여겨진다.

재일교포에참정권허용­않는일본

이번한국총선투표일은­4월10일이지만이미­재외국민투표는 3월 27일부터 시작되었다.시차 관계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있는 한국대사관과 오클랜드 총영사관에서 시작한뒤 세계 115개 국가와 지역에 있는 220개 투표소에서 4월 1일까지 실시된다고 한다. 이렇게해외거주유권자­가투표할수있는재외선­거제도도 일본에서는 1998년 도입된 것에 비해한국에도입된시기­는 2012년(2009년 법개정)이었다. 일본 사회에서 지방참정권조차 부여받지 못하고 있던 재일코리안 이건우가 한국정부를상대로제기­한소송끝에쟁취한권리­다. 일본 정부는 식민지지배결과로일본­에정착하게된 한반도 출신자들의후손에게특­별영주자격을 부여하는 것으로 그 책임을 회피해 왔다. 일본에서태어나고 자라일본 사회의일원으로살아가­는재일코리안들에게지­방참정권이라는 최소한의권리조차인정­하지않고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2005년부터정주외­국인에게지방참정권을­부여한것과는대조적인­모습이다.

그런재일코리안들이모­국의정치에참여할기회­를 얻게된 2012년 나는 태어나서처음으로 투표라는 것을 했다고 기뻐하며흥분하는재일­코리안친구들을목격하­고내가당연하게누려온­참정권이당연한것이아­님을뼈저리게깨달았던­경험이있다. 곧결과가나올한국의총­선에서 사회적 갈등은 해소되지 않을지도모른다. 오히려갈등을 부추기는 기존 정치에대해냉소적인유­권자도있을 것이다. 나는유학 당시 한국 친구들에게 “왜 한국에서 정치학을 공부하느냐. 한국 정치에서도대체무엇을 배울 수 있느냐”는 말을 듣곤 했는데자신들의정치적­권리를 쟁취해온 사회에서일본사회가배­워야할것은결코적지않­다고생각한다.

대통령직선한국과달리­일본은총선통해‘최고권력’총리간접적으로뽑아‘투표한다고달라질까’하는무력감만연…‘정치는나와먼일’생각뿌리깊어당연하게­누려온‘참정권’당연한것아닐수도…정치적권리쟁취곱씹어­봐야

▷후쿠오카대학 인문학부 동아시아지역언어학과 준교수 ▷연세대 정치학박사 ▷전홍익대 조교수 ▷전 주한일본대사관 전문조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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