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내가달리는곳이길이된­다한계뛰어넘는만능플­레이어

- 시승기/성상영기자sang@

운전 실력이 드러나는 순간이 여럿있다. 막히는길에서끼어들 때, 좁은골목을 비집고 갈 때, 그리고 주차할 때.도시에서 차를 몰다 보면 이런 상황을자주겪게 된다. 진짜 운전실력은 제한된 장소에서 검증이 이뤄진다. 서킷과오프로드(험로)가 대표적이다. 웬만큼경력 있는 운전자도 트랙에서 실수를하고 웅덩이와 계곡, 바위와 진흙에서애를먹는다.

지난달 27일 강원 인제군 일원에서만난 재규어랜드로버(JLR) ‘올 뉴 디펜더’는 험로주행장벽을낮춘 차였다. 운전실력이그렇게뛰어­나지않아도무난하게 험난한 지형을 극복할 수 있다는뜻이다. 단단한 차체와 노면 상태를 가리지않는 하체, 지능적인조향까지3박­자가 맞아떨어지며어떠한 상황에서도믿음을줬다.

◆“한국의자연을즐길최고­의차량”

디펜더는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와함께 JLR코리아 판매량의 한 축을 차지한다. 지난 2020년 디펜더 110이 처음 출시된 이후 최근까지누적 3300대가 팔렸다. 디펜더는 숏보디(단축) 모델90과 롱보디(장축)모델 110, 그리고 110에서리어오버행(뒷바퀴중심에서뒤쪽끝­까지 거리)을 늘린 130으로 구성돼다양한크기를선­택할수 있다. 또한각차종마다 파워트레인(구동계), 내·외장에따라 여러세부 모델이국내에서판매중­이다.

이날 시승에는 디펜더 90부터 130까지 3종이 모두 투입됐다. 시승 전날(지난달 26일) 출시된‘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도 실물로 확인할 수 있었다.이 모델은 디펜더 130에서 3열 좌석을삭제하고레저특­화사양을추가한 5인승 차량이다. 이름에서 ‘P400’은 최고출력 400마력 가솔린(Petrol) 엔진이탑재됐다는의미­다.

로빈 콜건 JLR코리아 대표는 시승행사에서 “디펜더는 한국 고객의 니즈(needs)를 충족하는 모델이자 한국 지형에매우알맞은 차량”이라며“한국의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최고의 차량”이라고강조했다.

본격적인 시승 전 행사장에 마련된인공 구조물을 극복하는 체험을 했다.전문인스트럭터가 운전대를잡고기자가동­승하는식으로이뤄졌다.

기자가 탑승한 디펜더 90은 시리즈가운데 가장 작은 차량으로 축간거리(휠베이스)가 2587㎜로 짧아어떤형태의 구조물이라도 쉽게 넘었다. 오르막진입각도는 38도, 내리막 탈출 각도는40도에 달한다. 차량이 급경사에 들어가자 하늘로 치솟으며 몸이 땅바닥을향해눕기시작­하더니고갯마루를살짝­지나자 아래로 꽂힐 기세였다. 마치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아찔했다. 앞뒤범퍼는바닥에닿지­않았다. ◆온로드에도강한‘오프로드 머신’

동승 체험을 마친 뒤 디펜더 130 D300 X-다이내믹 HSE 차량 운전석에앉았다. 이차는 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에앞서출시­된모델로 최고출력300마력 디젤 엔진이 탑재되고 3열 좌석을갖춰승차정원이­8명이다.

디펜더 130 제품군은 내·외관을 대부분 공유하는데흔히‘오프로드 머신’으로불리는차량들중에­서도고급스러움이돋보­였다.동시에단단하면서두꺼­운손잡이를 곳곳에 배치하고 앞좌석 가운데에너트형상을의­도적으로노출해특성에 걸맞은 느낌을 줬다. 운전대는일반적인SU­V보다 컸다.

기룡산 임도로 향하는 10㎞쯤 되는일반 도로를 달리며 정숙성에 놀랐다.오프로드 타이어를 끼웠는데도 시속100㎞ 가까운고속에서노면소­음이거의들리지 않았다. 엔진 소리는 계기반을 보기전까지디젤차라는 사실을 단박에알아채지못할정­도로조용했다.

승차감은 SUV 수준이 아니었다. 어지간한 세단보다 나았다. 과속방지턱을비롯한 요철을 평지 지나듯 넘었다. 노면상태가나쁘더라도­탑승자에게전해지는 충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프로드차량에대한편­견이부서졌다.

임도진입을앞두고흙구­덩이와 둔덕,계곡을 지났다. 인포테인먼트 화면 아래 다이얼을 돌려주행 모드를 진흙길주행에 알맞게 바꾸고 서서히 차량 머리를 들이밀었다. 높이차이가 큰 사면인데다 눈이녹아 길이 미끄러웠다. 차가 거의뒤집어질 듯한 지형이었는데도통제력­을잃지않고부드럽게극­복했다.진입 또는 탈출 지점을 복잡하게 계산할필요가없었다.

◆거친물살헤치는실력에‘감탄’

오프로드 코스는 개울로 이어졌다.맑은 물이빠르게흐르고 있었다. 선두차량이 입수하고 얼마 지나자 물살이바퀴를집어삼키­는게보였다. 키 180㎝남성기준골반높이쯤물­에잠겼다.

뒤따라 들어가니차 문 바깥으로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도강’ 기능을 실행하자 센서가 물 깊이를 감지해 화면으로보여줬다. 물살을가르는움직임이­눈과귀로 사정없이전해졌다. 디펜더는수심0.9m까지 견딜수 있다. 불현듯작년장마철 침수된 서울 강남 도로를 유유히달리던광경이떠­올랐다.

냇물에목욕재계한디펜­더무리는비포장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길은 진흙과 자갈, 돌덩이로 가득했다. 최고 시속 50㎞에 육박하는 거친 주행에도 차는끄떡없었다.

앞선 온로드(포장 도로)에서워낙승차감이 편안한 탓에 거친 길에서는 괜찮을까싶었지만 기우였다. 돌덩이를지날 때 충격을 말끔히 걸러내주면서 조향이매우안정적이었­다.

각종 최신 기술이 다 들어간 덕분이라고 했다. 실시간으로 노면 정보를 읽어들여 서스펜션(현가장치)이 충격에능동적으로반응­한다는 설명이다. 내리막에서 탄력에 의해 너무 속력이 붙지않도록 해주는 ‘휠 디센트 컨트롤’은 브레이크를 자주 조작할 필요가 없어 유용했다.

디펜더 130은 튼튼한 뼈대와 기민하고 활동적인 하체로 절반 이상은 먹고들어가는 차였다. 원가 대부분을 여기에 쓴 듯한 인상을 줬다. 프레임(차대)에섀시를얹은 ‘보디 온 프레임’이아닌뼈대와 섀시가 일체형인 ‘모노코크’ 방식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모노코크는바퀴로전해­지는충격이너무크면 차체가 뒤틀릴 수 있다. JLR코리아 측은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에 각별히신경을썼다고했­다.

온·오프로드 어디서든 발군의 실력을 뽐내는 디펜더는 ‘올인원’이다. 도심형 패밀리 SUV로도 손색이없을 뿐더러캠핑이나 레저는 더말할 나위없었다. 이렇게 접근한다면 1억원 넘는 가격이납득은 된다. 차를 2대 살 필요가없다는 뜻에서다. 올 뉴 디펜더 시리즈가격은 △90 1억3640만~1억380만원△110 1억760만~1억4600만원 △130 1억3870만~1억4380만원.

단단한차체·지능적조향·노면가리지않는하체과­속방지턱은평지지나듯…거친물살도가뿐히운전­실력뛰어나지않아도무­난하게산길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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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재규어랜드로버‘올 뉴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
[사진=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올 뉴디펜더 130 P400’ 아웃바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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