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크기·화질·가격에감탄…세계소비자들,중국‘TCL TV’에빠지다

115인치세계최대크­기스펙에도가격은삼성­TV에‘10분의1’수준해외점유율2위…경쟁업체들위협강화된­AS앞세워한국시장도­전

- 이지원기자jeewo­nlee@

“세계 소비자들이 초대형 스크린과초고화질, 두마리토끼를모두잡은­이TV에감탄했다.”

중국경제매체21세기­경제망은 최근한캐나다인플루언­서가유튜브에올린TC­L TV구매후기영상과이­에대한시청자 반응을 소개했다. 해당 제품은 세계최대크기를 자랑하는 115인치 TV, TCL의 퀀텀닷(QD) 미니(Mini) LED다.매체는 더욱 놀라운 것은 가격이라며크기가 비슷한 삼성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가격은 TCL 가격(약1490만원)의약10배라고 전했다.

작년 1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 TCL은 뛰어난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미북미를비롯한 해외시장에서성공을거­두며삼성을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 따르면 TCL은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점유율 2위로 우뚝 올라섰다. ◆작년 전 세계 출하량은 2526만대…삼성이어2위 ‘우뚝’

TCL의 작년 매출만 봐도 해외시장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TCL이 지난달말 홍콩증권거래소에 제출한 2023년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당해 매출은 전년대비 10.7% 증가한 789억9000만 홍콩달러(약 13조6510억원), 순이익은 66.4% 늘어난 7억4000만 홍콩달러를기록했다.이중 TV 사업매출은 486억3000만 홍콩달러로 전년 대비 7.6%증가했으며 약 70%가 해외 판매에서나왔다. 작년 TCL TV의 전 세계 출하량은 2526만대에 달해1위 삼성(3746만대)을바짝뒤쫓고있다.

특히비교적고가인프리­미엄제품인기가 가장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간 65인치이상대형TV­와 미니 LED TV출하량은각각 35%, 180%급증했다.소비자들이더이상 TCL 제품을 ‘싼 맛’에쓰지않는 것이다. 21세기경제망은이에­대해“외국 소비자들이중국가전품­질을인정한다는뜻”이라고짚었다.

TCL의 고급화 전략이 통한 것이다. TCL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휴대용기기 보급과 내수 둔화로 중국 TV 시장 규모가 10년 만에최저수준으로쪼그­라들자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힘써왔다. 자사 TV 제품을 ‘스마트 스크린’으로 칭하고, 기술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 6년간 연구개발(R&D)에 600억 위안 이상을 투입한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내에서약 10만7000개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특히올해로 진출 10주년이 된북미시장에서대형스­크린TV에대한수요가­많자 TCL은 계속해서TV 사이즈를 늘려왔고, 작년 말에 세계 최대 크기인 115인치TV를 내놓게된 것이다. 실제북미지역 TCL TV 판매량을 보면작년 1~3분기65인치이상 TCL TV 출하량은전년동기대비 46%, 75인치이상은 145%급증했다.

◆미국 시장 성공기…‘싼 맛’에 쓰는제품에서호감브랜­드로

TCL은 2003년 미국 가전업체 RCA를 인수합병(M&A)하면서 이듬해북미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RCA 브랜드인지도를 활용한다는 계획은 초기에만통했고 2009년부터 삼성과 LG가 앞선디스플레이패널기­술을기반으로시장점유­율을 흡수하기시작하면서 TCL은위기에 직면했다. 이후 TCL은 전략 전환을 위해 북미 시장에서도 RCA가 아닌 TCL을 브랜드명으로 채택했고, 북미지사도인디애나에­서서부경제수도캘리포­니아로이전한다.

TCL이 삼성과 LG, 소니등을 뛰어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가성비 제품을통한 젊은 층 공략과 차별화된 서비스였다. 그리고 패널 기술 개발에열중했다. 패널 비용이 TV 원가에서 60~80%를차지하고나머지가 조립·제조 비용이기 때문이다. TCL이 미국 시장에 자리잡게된 건 2014년이었다. 당시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월마트를 통해 TV를판매하면서미국­주류 TV 시장에본격진출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월마트, 코스트코, 베스트바이등 주요 판매채널에입점하게 됐고, 저가 시장에서입지를공고히­했다.

그리고 TCL은 지난 몇년동안 노력한 끝에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통해다시한번전­환점을맞게된것이다. 프리미엄제품으로서제­품력을인정받기위해서­는 기술 혁신만큼이나 가성비제품이라는인식­을바꾸는게중요했다. TCL은 북미시장에서삼성에견­줄만한브랜드로성장하­기위해마케팅에크게공­들였다.

초기에는 월마트나 타겟과 같은 저가·할인 위주인대형마켓에입점­했다면이미지고급화를­위해TCL은 미국최대전자·가전제품 양판점베스트바이입점­을 늘려갔다. 베스트바이 주 고객층이‘전자 제품 수요가 있는 중산층’이라는점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TCL은 미국베스트바이매장 1050곳 중 907곳에입점해있으­며 606곳에는 TCL 광고판이마련되어있기­도하다.

스포츠 경기 파트너로 활동하는 것도 이미지 고급화에 한몫했다. TCL은미국 중산층 백인들을 공략하기 위해그들이가장 즐겨보고 좋아하는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스포츠 경기를 협찬하고 있다. 이같은 스포츠 경기야말로 대형 스크린에 적합한 콘텐츠라는것이TCL­의설명이다.

북미 외에도 TCL은 현지스포츠 선호도에따라 후원 대상을 결정하고 있다.남미에서는브라질축구­국가대표팀의글로벌파­트너사이며호주에서는­가장 시청률이높은 호주풋볼리그(AFL)를, 유럽에서는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아스널과 스페인·이탈리아 축구 국가대표팀을후원하고 있다. 하지만 TCL이미국시장에서­거둔성공기를바탕으로­한국시장에서성공할수­있을지는미지수다. 미국소비자보다더까다­롭기로소문난한국소비­자이기때문이다.

다만 TCL은 기술력에 더해 강화된AS로 한국시장공략속도를높­이고있다. ‘중국제품은고장이잘 난다’는한국소비자들편견을­깨기위해네이버나쿠팡­같은국내이커머스업체­를통해TCL이직접배­송하고설치하고사후관­리까지일괄제공하고있­으며‘패널 3년무상보증’도내걸었다.최근에는젊은층선호도­가높은인테리어플랫폼 오늘의집에도입점해브­랜드인지도강화에나서­고있다.

 ?? [사진=TCL] ?? 마렉 마시에제스키 TCL 유럽 제품개발디렉터가 지난해 9월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서 TCL의115인치 TV 퀀텀닷(QD) 미니(Mini) LED를 소개하고있다.
[사진=TCL] 마렉 마시에제스키 TCL 유럽 제품개발디렉터가 지난해 9월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에서 TCL의115인치 TV 퀀텀닷(QD) 미니(Mini) LED를 소개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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