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법개정안’폐기위기·C커머스공습…대형마트,설자리가없다
10년넘게이어진대형마트규제여야이견에상임위문턱못넘어알리등가세생존경쟁더치열일부지자체선평일휴업자구책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논의가 자동 폐기될위기에 놓였다.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다.대형마트는 유통법으로 인해 자정부터오전 10시까지 배송을 하지못하는규제에묶여있다.
새벽배송을 위해서는 유통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위에 계류돼있는 상태다. 이번국회의임기내처리되지못할 시다음 국회개막과 함께자동 폐기된다. 국회의임기가 얼마 남지않았다는 점과 아직개정안이통과해야 할 절차가 한참 남았다는 점등에서사실상 처리가 불가능할 것이라 보는시선이적잖다.
유통법을두고여야간샅바싸움을하는 동안 대형마트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밀려생존위기에처했다.일요일의무휴업등정부규제로발목이잡힌가운데온라인위주로 재편되는 유통시장의판도 변화에올라타지못했기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중국온라인쇼핑플랫폼이 가공·신선식품 판매에 나서며대형마트를위협하고나섰다. ◆낡은 규제에무너지는 韓유통생태계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정치권에따르면 지난해 8월 국회에 상정된 유통산업법개정안은여야 간 견해차를좁히지못해소관 상임위의문턱을 넘지못하고 있다. 유통산업법개정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규제 대상에서새벽배송을 제외해, 대형마트도새벽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핵심이다. 의무휴업일을 일요일 등 공휴일에서평일로전환할수있도록하는내용도담겼다.
전통시장·골목상권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난 2013년 시행된 유통산업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오전 12시(자정)~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영업시간을제한하도록 하고, 매월이틀은의무휴업일을 지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법조문은의무휴업일을공휴일로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치면 지방자치단체장이평일을 의무휴업일로지정할수있도록했다.
정부와여당은유통시장흐름이온라인으로 완전히 기운 상황에서지난2012년 이후 10년 넘게지속돼온 대형마트영업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야당은규제완화가중소골목상권에는 도움이되지않고 이마트등 대기업에만 유리하게돌아갈 것이라며규제를 풀 생각이없음을 명확히했다.
산자위소위원회에서는유통법개정안이지난해8월과 12월 단두차례논의된이후소위문턱도넘지못했다.올해는 추진되나 했던유통법개정은이뤄지지않을가능성이높다. 총선전엔임시국회가 열리지않을 것이고, 총선이후엔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 오는 5월말 21대 국회임기가종료를맞이할것으로 예상된다. 아직합의점도 찾지못한 유통법개정안이통과될가능성은매우낮다는분석이나온다.
유통법개정은요원해보이지만정부와부산광역시등개별지자체는 대형마트의무휴업일을일요일에서평일로바꾸는등법개정없이도가능한규제완화를단계적으로추진중에있다.
대형마트의 설자리는 갈수록 치열해지는이커머스시장과대비되면서위태로운 모습이다. 지난해사상첫적자를기록한이마트는 1993년 창사이후처음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단행했다.앞서폐점을 앞둔 점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데이어전사적인인력효율화에나선것이다.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국내외이커머스업체들이유통시장에서존재감을 키우면서경쟁이한층 격화됐기때문이다.이커머스의새벽배송서비스가보편화하면서유통시장의무게추는 온라인쪽으로 이동했다. 업계에서는‘대형마트 1등’ 이마트를시작으로유통업계전반에인력감축바람이확산할수있다는관측이나온다.
최근들어서는 ‘초저가’를 앞세운중국 업체까지경쟁에가세해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알리익스프레스는한국셀러에판매·입점수수료를면제해주고, 1000억원의 쇼핑보조금을뿌리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식품으로 카테고리를확장하면서대형마트의입지를위협하는중이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리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18만명으로 토종 이커머스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국내2위에등극했다. 1위는 쿠팡으로 앱 사용자는 301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7만명증가했다.
지난해7월한국에진출한테무는1년도 채안 돼 4위로 발돋움했다. 2월기준테무앱사용자는581만명으로 G마켓(553만명)을 추월했다. 중국 패션플랫폼 쉬인의 MAU도 지난해2월 14만명에서올해 2월 68만명으로 380%넘게급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국내공습에대응하기위해온라인 유통팀을 신설했다.이팀은국내온라인유통산업경쟁력강화를 위한 정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유통법의 보완·개정 등까지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