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불의고리’에노출된반도체공급망…대만의존높은유럽‘벌벌’

일본이어대만‘지진리스크’둘다발생잦은환태평양­조산대TSMC피해규­모809억원추산조업­재개돼도정상화엔긴시­간웨이퍼공장많은일본­도‘위험’ AI핵심부품수급끊길­까전전긍긍

- 이지원·최은솔기자jeewo­nlee@

25년 만에가장 강력한 지진이대만을 강타하면서반도체공급­망 차질 문제가 전 세계적화두로 떠올랐다. 세계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핵심역할을 하는 TSMC의생산능력9­0%가대만에집중돼있기때­문이다.

올해첫날일본노토지진­에이어3개월 만에 대만 지진이 발생하면서 반도체업계에 ‘지진 리스크’가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공급망이집중된 일본과 대만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조산지대에위­치해지진이잦은 편이다. 글로벌 반도체공급망이불의고­리에노출된셈이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이번 (대만) 지진이 반도체 공급망에 장기적인영향을 미칠 것 같진않지만 지진이발생하기쉽고지­정학적긴장의중심에있­는섬나라에반도체생산­능력이집중된데 따른 리스크를 극명하게 상기시켰

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대만 동부 화롄에서 발생한 규모 7.2 지진으로 TSMC대만 내일부 팹(fab·반도체 생산 시설)기둥이 파손되고 반도체 생산 원료인웨이퍼가 손상되는등의피해가 발생해팹가동이최소 6시간 중단됐다. TSMC관계자는 지진 발생 10시간 만인 이날오후 “웨이퍼 팹설비를 70% 이상 복구

했고, 신설된 18팹(3나노급·1나노는 10억분의1미터 공정)등복구율은 80%를넘었다”면서“일부 공장장비소수가파손돼­생산에영향을미쳤으나­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포함한주요­기계는손상되지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이날밤부터조­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전했으나 반도체 업계는긴장의끈을놓지­못하고 있다. 특히세

계적열풍이불고있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최첨단 반도체 수급난이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I·전기차 등에 필요한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90%를 넘는다.

반도체특성상 단 몇 시간이라도 공장이한번 멈추면 재가동하는 데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릴 수있다. 초정밀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반도체는 적정온도와 습도 등 모든 조건이 최적화되어야 하기때문에 1년 내내24시간 멈추지 않고 가동돼야 한다고전문가들은설명­한다.

이번지진에따른 TSMC 피해규모를6000만 달러(약 809억원)로 추산한 영국 투자은행(IB)바클레이스는“첨단반도체제조공장은­몇주간 진공 상태에서 연중무휴로 24시간 가동돼야만 한다”면서 “(장비) 작동이중단됐다는 건생산 중인 반도체가 망가질 수 있다는의미”라고 지적했다.

일본역시안전지대가아­니다.일본은첨단 반도체 제조시설은 없지만 범용반도체를생산하는­웨이퍼공장을대거보유­하고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따르면일본 기업은 세계반도체소재시장에­서약 52%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상위 15개 반도체 장비 제조사 중 7개가일본기업이다.

일본은 노토 지진 발생 당시 주요피해 지역에 무라타, 도시바 등 반도체 소재·제조 공장이 위치해 있어 이미 ‘지진 리스크’를 겪은 바 있다. 또한TSMC가 공장을 설립한 구마모토에도2016­년 규모 7.0 지진이 발생해 270명이상이사망했­다.

TSMC가 미·중 반도체 전쟁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악화 등으로인한 지정학적리스크에서공­급망을사수하기위해펼­치고 있는 ‘탈대만’ 전략의 중심에 일본이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반도체 부활’을 노리는일본이 TSMC에 보조금을두둑이쥐여주­면서자국내반도체공장­을건설전폭적으로지원­하고있기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TSMC가 삼성, 인텔 등과 벌이고 있는 ‘나노전쟁’에서 승기를거머쥐기 위해 탈대만 전략에서 3나노미만 최첨단 공정을 제외한 것도 문제다. TSMC는 2나노 공장 두 곳을 대만내에만 짓고 있고, 1나노 공장 건설도자국 내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베이더 뉴저지공과대학 데이터과학연구소소장­겸교수는대만에반도체­공급망이집중된 것에대해 “이는 실존적 위협”이라고 짚었다. 그는 거의모든 산업분야에반도체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만약 (대만내 반도체) 생산이 중단된다면 엄청난일이벌어질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대만 반도체의존도가 큰 유럽은 걱정이 한층 커진 모습이다. 이날유로뉴스는 “유럽이 반도체 공급 우려로떨고 있다”며“지난 3일 발생한대만지진으로 인해 유럽의 대만 반도체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 일본노토지진에이어 3개월 만에대만지진이발생하­면서반도체업계에지진­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대만북부신주의 TSMC 연구개발(R&D) 센터.
[로이터·연합뉴스] 일본노토지진에이어 3개월 만에대만지진이발생하­면서반도체업계에지진­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대만북부신주의 TSMC 연구개발(R&D)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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