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물’은행권…수년째이익나눠먹기
예수·대출금점유율제자리
5년간시장규모30%이상성장5대시중은행점유율변동없어전면경쟁위한체질개선나서야
시중은행권의각사별 예수금·대출금시장점유율이수년째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시장을 적절히분할해이익을 취하는 이른바 ‘쿠르노 과점’체제가지속된다는해석이나오는만큼 은행권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은행별 원화예수금 점유율은 △ KB국민은행 20.6%(335조원) △ NH농협은행 18.7%(303조원) △신한은행 18.3%(297조원) △하나은행 17.9%(292조원) △우리은행 16.9%(275조원) 순이었다. 같은 기간 원화대출금 점유율은 △ KB국민은행 19.3%(336조원) △하나은행 16.5%(287억원) △신한은행 16.4%(286조원) △NH농협은행 15.8%(275조원) △우리은행15.7%(274조원)로 집계됐다.예수금은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예금 자금을뜻하고,대출금은사실상수익을내는주 수익원으로 꼽혀 해당 자금들은은행들의영업력척도로여겨진다.
눈여겨볼점은수년간해당점유율수치들이 1%포인트 안팎 변동만 보이며고착화되고있다는 점이다. 2018년 말부터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수치를 확인한 결과 KB국민은행의 예수금 점유율은 20~21%대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17~18%대, 하나은행은 16~17%대, NH농협은행은 17~18%대, 우리은행은 16~18%대에서 변동했다. 대출금 점유율 역시 KB국민은행 19~20%대, 신한은행 16%대, 하나은행 15~16%대, NH농협은행15~16%대,우리은행15~16%대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무엇보다 최근 5년간 예수금·대출금이모두증가했음에도점유율이유지되고있는 점에주목하고있다. 실제 2023년 3분기 말 기준 5대시중은행예수금은 1504조9442억원으로 2018년 말 대비 36.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출금도 1459조3289억원으로 2018년 말대비 35.38% 늘었다.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각 은행별 시장 점유율은 별다른변동이없었다는얘기다.
이때문에 은행권에 ‘쿠르노 과점’체제가고착화되고있다는지적도나온다. 신성환한국은행금융통화위원은“최근몇년간경기침체에따른금융 리스크들이산적하면서은행들이암묵적으로큰변화를가져가질않는쿠르노 과점 체제를 보이고 있다”며“어느 한 곳이전면적변화를 가져가면타사들도이에상응하는변화가불가피해이에따른불확실성또한커질수있기때문”이라고말했다.
쿠르노 과점 해소를 위해선 정부가 지난해 초부터 추진한 은행권 체질개선 작업에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당국은 지난해 은행권에 대해 신규 플레이어진입을 허용하겠다고 선언했다.그러나수요는미미했다.그나마 DGB대구은행이시중은행전환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당국은은행과비은행간경쟁확대계획도내놨지만업권간이해관계조정에어려움을 겪으면서답보 상태에머무르고있다.대표적으로비은행권에대한지급결제허용등이은행권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해당 논의가흐지부지된상태다.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최근당국의은행권개혁움직임으로예대금리차 공시 제도 개편,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등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소비자들이크게체감할 만한 전면적 변화는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 은행권이단순 예금을 유치하거나대출이자를받는사업구조에서벗어나 전면적 경쟁을 할 수 있는움직임이필요하다”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