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사생결단대결“대한민국국회분발좀하세요”
‘총선 D-5’대한민국정치현주소
인간사에서 단체로 임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를 ‘전체가 부분의합보다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언제나 일이 잘 풀리는 건 아니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예로 들어보자.우리는 팀이 지고 있을 때 11명의 재능 있는 선수들과 숙련된 감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마법처럼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큰, 110%의 경기를 보여줄 때가 있다. 이는 학교에서, 예술에서, 회사에서, 군대에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필자는 이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게 정치에도 적용되는 현상인가?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국회라는집단이 개별 국회의원의 합보다 더 나은가? 그렇지않은 것같다. 독자들은어떻게생각하는가?
국회의원들은 변호사, 기업가, 경제 전문가, 사회활동가 등개개인으로는 훌륭한 전문가지만 흩어지면살고 뭉치면죽는것도 아니고, 모이기만 하면 어리석다. 정치인들이무능하다는말도아니고국민들이잘못된사람에게투표했다는말도아니다. 근본적인문제는 꼭 집어말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제도로서의의회가이나라 국민들에게그들이필요로하는높은수준의리더십을 제공하는 곳은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결코 전체가 부분의합보다 크지 않다. 이제독자들은 필자가 도대체무슨말을하고있냐고묻고싶을 것이다.
개개인은훌륭한데모이면어리석다
현대민주주의에서우리는 신중하고 이성적인 과정을 통해만들어진원칙아래에살기로동의했다.이론에따르면이공식은 시민 개인과 가족이단지 생존(survive)하는 게아니라 삶을 영위(thrive)할 수있게 해준다. 공동체임에사회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사회의모든 부분에서이렇게만들어진 법들이작동한다.분쟁이나사회문제가떠올랐을때사람들은결국법이귀결시킨다.분쟁에서문제가법으로해결되지않을때는 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을 만들어기존에있는 법을 보충한다.
이는 복잡한 절차이지만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 5000만명넘는사람들이살고있는이거대하고정교한대한민국이라는‘마을’이 잘 굴러가고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국회는이마을에중대한 기관이며두 가지목적을 수행하고 있다. 일단 토론의장을형성한다.그말인즉슨규제와우선순위가필요한사회문제들을 찾아낼 책임이 있다. 둘째로, 국회는 규칙을 만들고 새로운법과기존의법을개정하면서사회문제를해결한다.
4년마다 18세 이상 국민들은이러한 중요한 일을 맡을 300명의 책임감 있는 사람들을 뽑는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사실유권자들은 253명을 뽑고 47명의 추가 의석은인기투표비율에따라 정당에서 공천한다). 현직국회의원들의고용 계약은 4월 10일에 만료된다. 그때참여를원하는 성인인시민들은일종의집단 고용 위원회를 구성한다. 다시말해투표를 한다.기존의국회의원을 다시고용할 수도 있고, 그들을 다른 사람으로대체할수도있다.
선거는 우리민주주의에중대한 ‘민주적인’ 부분을 맡고 있다. 그것은 국가와 체제에대한 국민들의자발적이고 강요받지않은 지지를 촉진하기때문에민주주의체제의힘의 원천이다.그리고우리국민들이그과정에관여하고우리가선택한사람의지배를받는것에간접적으로동의하는 메커니즘이다. 이것은 신성한 것이며, 예를 들어부정선거를 해이런 권리를 침해했을때는엄한처벌이필요하다.
그러나이건동시에약점의 원천이다. 자신을 돋보이기에능한 정치인들이보상받고 그들로 하여금 정당이나 심지어는 국가에대한 관심보다 개인의관심을우선순위에두도록부추기기때문이다.
정치인들은일련의미인대회처럼보이는 대회에서승리해야한다. 첫째로, 그들은 정당에등록되어야 하고, 다음에는 본인지역구에서승리해야하고, 4년뒤에재선에서승리하기위해서는늘대중의시야안에있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정당내에서더높은 자리를얻기위해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들을 훌륭하게보이도록 만들며더중요하게는 ‘기사 거리가 될만한’, 언론에보도될수있는법안을도입해야 한다.
이말인즉슨시민들의이익을위해이타적인비전과 에너지,자기희생을요구하는일들이결국자기자신의이익을위해일하는사람들에의해수행된다는의미다.
이에대해어떻게할수있을까?솔직히답을모르겠다.필자에게몇가지제안은 있지만 아무도 실행에옮길만큼 진지하게받아들이지않을환상이라고생각한다.
첫 번째제안은 정당들이사소한 문제로 싸우는 걸 멈추고중요한문제에협력하는것이다.
유권자들이 느끼기에는, 정확하진 않지만, 국회의정치인들은상대와토론하고더나은아이디어를제시하는것이아니라상대의평판을더럽히는데모든에너지를소비한다.따라서영부인이핸드백을 받았어야 했는지에대한 관심은 필자에게솔직히 황당하며, 그저대통령을 약한 남편처럼보이게하기위한비열한방법으로밖에보이지않는다.
두 번째 제안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책임질 사안과 아닌것을 제대로인식하는 것이다. 예를들어한국은극도로낮은출산율과 극도로 높은 자살률을 가지고 있다. 이의근본적인원인은 삶의목적과 행복추구에관한 문화적변화의깊은흐름에 있다. 따라서이건 국회가 해결할 책임이있거나 능력이있는게아니다. 물론경제적인센티브와지원의형태로는어느정도기여할수있겠다.
정치인들,탄핵에입을다물어야
세번째로정치인들은탄핵에대해입을다물어야한다고생각한다. 박근혜탄핵과 30년형 선고는 입법부와 사법부의역사적인 실패였다. 사건의교훈은거리에나선군중들의이야기는경청해야하지만그게나라를운영하지는않는다는 것이다.모두가 동의할 수있을 ‘국가가 흔들릴 만한’ 실패를 저지르지않은 이상 탄핵이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탄핵이 선거결과를뒤집는 전략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 선거는 신성하다. 결혼한 사람이배우자가 코를골때마다이혼을 외치면안되는것처럼그단어자체를쉽게언급하지말아야한다.
또다른제안은국회의원들이대통령에게총리임명과 같은동의요청을 받았을때조금더세련된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일부정치인들의주장처럼한덕수총리가전직장에서‘터무니없이높은연봉’을받았다는논란은문제가되지않을 것이다. (‘터무니없이높은연봉’얘기가나와서말인데,국회의원들은얼마나 벌까?) 혹여누군가의아들이미국여권을가지고 있거나,학생으로서무언가를표절했을수도아닐수도있지만그건문제가되지않는다.그들은힘든일을하는직업을가지고있을뿐이지성직(聖職)에대한잣대로평가받을일이아니다.
필자는 최근 국회의연례적인 국정감사를 유심히지켜보지않지만가끔위원회에국회의원들앞에출석해야하는사람을만난다. 이들은 국회의원들이진실을 밝혀내고 개선책을 모색하는것보다자신들을협박하고괴롭힌다고느끼고있다. 정확한 사실 관계는 알지못하지만 인식이이러하다는 건 무언가변화가필요하다는의미다.
협치와 관련해 입법에 관해서 여야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우리가느끼기엔의원들이허구한날사소한문제로다투고있는 반면 실제로 새로운 규정을 제시하고 입안하는 수고를 하는것은국가의관료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생각한다.
상대평판더럽히는데역량소모하는‘여의도’국회의원스스로책임질것·아닌것제대로인식가장중요한이슈토론하고협력하는게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