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봄바람’부는데…삼성전자창사이래첫파업위기
노조원74% 쟁의의결17일노조원1000명피케팅예고임금인상놓고경영진압박의도DX노조불참…쟁의힘빠질듯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가현실화 됐다. 전문가들은 강경한 노조가 반도체 업턴(호황)을 맞아 재도약을준비하는삼성전자 행보에걸림돌이될것을우려하고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4노조)은 이날 삼성전자창사 이래 처음으로 쟁의행위를 진행한다고밝히고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에관련공문을 보냈다. 만약노조가파업에나설경우 1969년 삼성전자 창사이래55년만에첫파업이다.
전삼노는 지난달 18일부터 전날까지삼성전자 1~5노조가 각각 쟁의행위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노조원 2만7458명 가운데 2만853명이 투표에참여했고, 2만330명(74.04%)이 쟁의행위에 찬성하고 523명(1.90%)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조합원투표를 거쳐구성원 50% 이상이찬성할 경우 파업을포함한쟁의행위를할수있다.
대부분의찬성표는 쟁의행위를 주도하고 있는 전삼노에서 나왔다. 전체노조원 2만1012명 가운데 1만8455명이투표했고 1만8143명(98.3%)이 쟁의행위를 찬성했다. 반면 전삼노에 이어 둘째로구성원이많은 DX노조는 전체노조원(6210명)의 약 3분의 1(33.57%)만 찬성함에따라 과반을 넘지못해 쟁의행위를하지않기로했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전체 노조 구성원의약 74%가 쟁의행위에찬성한만큼오는 17일부터 쟁의행위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파업을 하지는 않는다. 대신 전삼노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17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부품연구동(DSR타워)에서 노조원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위(피케팅)를 하겠다고밝혔다.
경계현대표를포함한삼성전자주요경영진을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파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전삼노관계자는지난달29일삼성전자의올해평균임금인상률발표후 “이번사측임금인상률은일방적으로이뤄진결과”라며 “평화적 활동을 하려 했지만 (앞으로는)파업까지도고려할수 있다”고 반발했다.
전삼노는지난달18일찬반투표에돌입하고지속해서파업가능성을거론하며사측을 압박했다. 지난 1일에는 전삼노 구성원 약 200명이 화성 사업장에집결한 가운데 노조 간부들이 대표실진입을 시도했고 이와중에 사측과 노조구성원의물리적충돌이일어나기도했다.
산업계에선전삼노의강경한 행보가반도체 업턴(호황)을 맞이해글로벌 반도체기업과 경쟁하며 매출·영업이익을정상화하려는 삼성전자 행보에 걸림돌이될것을우려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반도체에서만 약15조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 반도체흑자 전환에힘입어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지만, 1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던 2022년1분기와 비교하면아직갈 길이멀다는평가다.차세대D램과파운드리사업주도권을 두고 인텔·마이크론·TSMC의 견제도한층심해지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을 제시했다. 노사협의회와 임금 조정 협의를 거쳐올해평균 임금인상률 5.1%(기본 3.0%+성과 2.1%)를 확정했다. 지난해 4.1%보다 1.0%p(포인트)높고올해예상소비자물가인상률(2.6%)의 2배에 달한다. 반면 전삼노는사측과 노사협의회의합의안에강하게반발하고 있다. 평균 임금인상률 6.5%와특별성과급 200% 등기존요구안을고수하고 있다. 이와함께노사협의회의근로자대표성을부인하고있지만법원·노동부는 일괄되게노사협의회의근로자대표성을인정한다.
다만업계에선삼성전자첫쟁의행위가다소힘이빠질것으로 예측했다. 쟁의행위를 두고 양대 노조인 전삼노와DX노조가 뜻을 달리하고 있기때문이다. 전삼노가 쟁의행위로 사측을 압박하는 배경에는 과도한 요구로 노조의세를 불리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삼노는지난해까지만해도조합원 수가 1만명 수준이었으나, 지난 1월 DS부문 성과급(OPI) 등으로 경영진을압박한후3개월만에조합원수가2만명을 넘어서며약 2배 성장했다. 이후쟁의행위투표를 진행하면서노조원을5000명가량 더확보했다.
반면 DX노조는 구성원대다수가 지난해성과급을 지급받은 DX부문 소속직원들이라이번찬반투표를통해쟁의행위에거부감을드러낸것으로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