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청년’에게사탕을쥐여줄때
“구직활동지원금받으려고지원한거예요.”필자는 2014년 가업을이어받아자동차정비소를 경영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일은 3D업종으로 인식되기에 젊은 세대들은 기피하는 직종이다. 하지만정비소성장에인재채용은꼭필요하기에젊은 세대들이보기에도매력적일수있도록인사평가제도를 혁신적으로개선했다.
대표적인제도로는 정비난이도에따라기술을 서열화해정비사들이어떤기술까지숙련했는지 검증한 후 이를 3개월마다 급여에반영해 주는 제도가 있다. 이러한 인사 평가와 복지들을 도입한 이후 필자 정비소는 2년전까지만 해도 40대 1에달하는 경쟁률을 자랑할정도로입사지원자가많았다.
하지만시간이지나고그경쟁률은점차떨어졌다. 심지어올해는 허수 지원자까지생겼다. 한허수지원자는면접자리에서“저는 이회사에입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필자가 당황해 “그럼 왜 지원했느냐”고 물어보자 해당 지원자는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받으려고지원한 것”이라고 답했다.이지원자는 “나라에서주는 지원금이많아서요즘 취업안 하는 게 대세”라며 “그리고 꼭 돈이필요하면그때마다아르바이트를 하면 된다”고했다.
정부지원금악용에대한일부청년들의인식은 취업후에도 나타났다. 한 지방자치단체기관에서만난 청년 서포터스 활동대원은 충격적인이야기를 했다. 그는 “회사 다닐때사장님께 말해서 급여를 다른 사람 명의로 된통장에나눠서받았다”고 했다. 필자가 그이유를묻자“정부지원금50만원을받으려면지원요건에나와있는급여상한선을넘지않아야 하기때문에보통 급여를 두 개통장으로나눠서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청년은 이런 방식에 대한 불법성과 사업자 동의여부를 묻는 질문에“그런 편의(급여를 두 군데로 나눠서입금해 주는)를 봐주지않으면 저같은 생각을 가진 직원들이다그만두니사장님입장에서달리방법이없을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일부 일그러진 청년들의편법적인정부보조금을받는방식이다른청년들에게도 전달되면서 정부 자금을 지급받지못하는 청년에게 ‘바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청년들이취업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청년들을 위해다양한지원금제도를만들고있다.
이런오류는 필자가 지난주 지역청년정책예산심의회의에참석했을 때도 이어졌다. 지자체관계자들이청년들을마치사회적약자,도움이필요한 존재로인식하고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청년을 어디가 아프거나도움이필요한 사람들처럼수혜대상으로보고 정책을 만들어 지원금을 주는 것은 잘못됐다”며취업지원금 자체에대한 의문과문제를제기하는상황까지도벌어졌다.
필자는 청년들이양질의일자리가 없어서취업을 ‘못’하는 것이라고생각하지않는다.청년들이 취업을 ‘안’ 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로하여금 ‘일을 하려는 의지’를 꺾는 것은오히려정부의취업지원금일수있다.
이취업지원금을다른방법으로활용해보자. 차라리1년이상근속해열심히일하고있는 청년들에게 ‘취업 성공 정착 지원금’ 등으로지원해주는것이어떨까.아니면청년들이안정적으로일할수있는환경을제공해장기근속직원을많이둔사업체에포상개념으로지원해주는것이더낫지않을까.
청년들생각도크게다르지않을 것이다. 사회적약자로만여겨지기보다는성장가능성과잠재력이높은 사람으로 평가되고 싶을 것이다.실제한회사에서2년넘게근무한28세청년은필자에게“정부나 지자체가일하면서자립하려는청년들에게지원을해주는정책이있다면더많은청년에게귀감이되지않겠냐”고반문한적도있다. 28세청년의말처럼우리사회는 성공적으로 자립하고있는 청년들을 도와줄지원금지급정책이필요하다.
이제일하지않는청년이아니라일하는청년에게사탕을쥐여줄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