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최대노조, 5.8%대최고임금인상률관철…중기도훈풍불까
대기업들수용… 30년만에최고“인재유출막으려면올려주자” 300명미만업체들도1.27%p⊞많은중기,납품처가격등‘발목’대기업과의임금격차커질수도
대기업의통큰임금인상이중소기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일본에선 중소기업의봄철임금협상 ‘춘투(春鬪)’가한창이다. 앞서일본 최대 노조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인 5.85%의 임금인상을요구했고,많은대기업들이이에화답했다.
렌고의최신집계에따르면이달 4일현재까지조합원 300명 미만의중소기업임금인상률은전년동기대비 1.27%포인트 상승한 4.69%다. 1992년 이후32년 만에 최대 인상폭으로, 수치로만보면대기업못지않게중소기업들도임금이크게늘어나고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바현에 위치한 근로자 약 250명의 산업용기기제조업체에서는기본급 1만엔(약 8만 9천원) 인상에 합의했다. 노조 간부는 “인재확보가어려운현실에대한강한 위기의식을 경영진과 공유할 수 있었다. 예년보다교섭이순조롭게진행됐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에따르면일본 지역은행인 요코하마은행은 11년만에 대졸 초임을 1만 5천엔(약 13만 4천원) 올렸다. 2025년 봄까지4만엔을 추가로인상해초임 월급을 26만엔(약 232만원)까지끌어올리는것이목표다. 대형은행들이지난해부터줄줄이임금인상을시작하면서중소은행들도따라나선모양새다.
만성적인일손부족에시달리는음식업과 소매업에서도 초임인상이이어지고 있다. 만두 전문 체인 ‘교자노 오쇼’는 5만 2천엔(약 46만 4천원)이라는 큰폭의 임금 인상을 결정하면서 대졸 초임월급 27만 8500엔(약 248만 5천원)
을달성했다.
이처럼중소기업이임금인상에적극나서는데는대기업의연이은임금인상으로 우수한 신입 사원을 채용하기가더욱어려워졌다는이유가 있다. 렌고의요시노도모코회장도 “중소 규모 사업자들에게는 일손 부족 문제가 매우 크다. 인재유출을 막기위해선임금인상이필수라는인식이있는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모든중소기업들이임금인상에나선것은 것은 아니다. 원자재값 상승과 인건비 증가분을 둘러싸고 납품처와의협의가 쉽지만은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중소기업의임금인상은납품처가 가격인상을 받아들여줄지여부에달려있다해도과언이아니다.
일본 신용협동조합 쇼난신용금고는3월 중순에도쿄와 가나가와현의고객약 800개사를 대상으로임금인상계획이있는지를 물었다. “임금 인상하겠다”고답한비율은36%에머물렀다.신용금고측은“임금인상을하고싶어도대부분의회사들이‘가격 전가’를 못해자본이없어불가능한실정”이라고설명했다.
중소기업으로선 ‘가격 전가’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임금 인상에 필요한자본 확보가 어려운 곳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일본에서중소기업의춘투는보통대기업의노사교섭타결후인 3월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교적 규모가큰기업부터타결이이뤄지기때문에집계회차가 거듭될수록영세기업들의임금인상률이통계에반영되는 구조다.따라서 최종 집계에서는 대개 전체 인상률이낮아지게 된다. 다만 올해의경우 3차 집계에서2차때보다 0.2% 포인트정도올라간상황이다.
후생노동성의조사에따르면노조에가입한 노동자 비율은 전체의 약 20%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 노동자의 약70%가 속해있는중소기업중에는노조가없는 곳도 많다. 이들이임금인상의혜택을 보지 못하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기어렵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대・중소기업 간임금격차가적은 편이다.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2년 한일 대기업 임금을 각각 ‘100’으로 보면 중소기업임금 수준은 한국 57.7, 일본 73.7이었다.하지만 지난해부터올해까지일본대기업의잇따른 임금 인상과 달리 중소기업에서임금인상이어려워지면일본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더욱벌어질우려가있다.
기계및 금속 관련 중소기업노조의한 간부는 “대기업의높은 실적은 중소기업의 낮은 임금으로 인한 결과다. 공정거래가실현되지않고있다는증거라고할수있다”고 호소했다.
일본정부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속물가하락) 탈피를 위해 기업들에게 임금 인상을 독려해 왔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는 “임금 인상 움직임이중소기업까지확산하는게중요하다.정책을총동원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중소기업의임금 인상 지원을 위해일본 정부는 하청 기업과의 협의없이 거래 가격을 유지하는 기업 명단을 공표하는 등가격 전가 촉진을 위한 대비책 마련에나서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