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중국’의종말…그최대피해자는?
한국주력수출상품스마트폰이어자동차·가전까지중국산파죽지세“중국상품,세계시장판도바꿀것”경고에도…우리기업들30년수수방관한국경제요동칠절체절명시기도래…주력시장점검·종합처방내놔야
총선 정국으로 국내열기가 뜨겁지만 나라밖을보면한치앞이보이지않을정도로혼돈의매듭이풀리지않고 있다. 본격화되고있는미국대선레이스가글로벌정세에어떠한영향을 미칠지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유럽은 나토(NATO)동맹을중심으로방위비를대폭늘리는자구책을강화하면서러시아의위협에적극적으로대응하는모습이다.미국을중심으로한서방국가는중국에대한경제제재를전방위로 확대한다. 저가중국산상품에대해관세를높이는것을비롯해범용혹은구형레거시(Legacy) 반도체에까지규제를추진중이다. 중국은 미래첨단 기술에서우월적지위를 확보하려는 행보를 멈추지않는다. 또한미국대선틈새를비집고들어가기위해차이나머니를앞세워경제영토확장에열을올린다.
설자리없어지는한국상품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안보·경제 확장력에대한 경계감이확대되는 추세다. 유럽과 같이하나의 대오로 러시아에 맞서고 있지는 않지만 각국이중국의 위협에 개별적으로 대응하는데전전긍긍한다.한국도예외는 아니다. 안보는 차치하고도 중국의공세로 인한 경제적위기감이점점더커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한국상품이설자리는갈수록없어지고있는것과 대조적으로 한국 시장에서는 중국 상품출현이계속 확대되는 양상이다. 양국 시장에그치지 않고 제3국 시장에서도 중국산 진출확대로기존 한국산의시장 점유율이크게위축될조짐마저보인다. 주력수출상품인스마트폰에이어 자동차, 가전에이르기까지중국산이폭풍 질주하면서수출 시장에서도 적신호가깜빡거린다.
우리를 움츠리게 하는 것은 중국 기술력이상품의경쟁력을 높이면서‘메이드 인 차이나’가 저가 싸구려라는 인식이빠르게사라지고있다는 점이다. 값싼노동력을활용한단순생산기지 혹은 세계의 공장이라고만 평가하는것이 순진하고 일차원적평가라는 인식이 설득력을 얻는다. 대(對)중국 전략 컨설팅 기업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CMR) 창업자인숀 레인은 2012년 저서<값싼 중국의종말>에서중국 상품이세계시장의판도를 획기적으로 바꿀것이라고경고한바 있다. 예고대로거대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자국에서검증받은 프리미엄상품을 세계시장에속속 내놓으면서기존지형을크게흔든다. 저렴하다는것에더해가성비를 장착하여해외소비자에게좋은 제품이라는이미지로다가간다.
이러한 중국산의파죽지세에가장 크게타격을 받는 상품이 한국산이다. 그러나 중국산이이렇게치고 올라오기까지한국 기업이이에대한 경계나 대비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있었음에도방조하거나등한시했다는점에서큰아쉬움이남는다. 오히려중국의부상을도와준최대협력자역할을톡톡히했다.기업들은 30여년간중국시장에대한미련을저버리지못한채언젠가올최악의상황을전혀고려하지않고 무분별한 행동을 서슴지않고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정부까지나서서중국 시장을 침소봉대하고, 심지어중국에진출한 한국 기업이피해를 보는 수모를 당하지않을까 하는 눈치를 본 것또한 부인하기어려운 사실이다. 시장 판도 변화를애써무시하거나수수방관한측면이강하다.
이제라도치밀한대책세워라
최근 뒤늦게 상황이위중함을 인식하고 있지만뾰족한대책이잘보이지않는다. 이미골든타임을 한참이나 놓친 상태에서 지금 제대로 된 대응책이나올 리 만무하다. 이런 한·중관계는 한·일관계와곧잘 비교된다.일본은상당수주력상품의선두자리를한국기업에내주었어도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이한국에 넘어가지않게차단막을 견고하게 유지했다. 현재까지도일본산핵심소재혹은부품 수입이줄지않으면서연간 200억 달러이상의일본에 대한 무역적자가 무너지지 않고있다. 이와 비교하면한국은 너무 무사안일하고 태만하다. 기술에대한방어는물론이고심지어 인재까지 중국 기업으로 넘어가는 현상을속수무책으로 일관했다. 자동차·IT·가전·화장품등전산업에걸쳐이루어졌다.
아직도 중국 시장에대해미련을 버리지못한다. 최대수출 시장이자 여전히한국 기업이중국에 많이 진출했다는 점에서 하루아침에발을끊을수는없는 노릇이다. 그렇지만중국에연연할수록 더애가 달고 딜레마에서벗어나지못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목격한다. 반면에중국 정부나 기업은이제한국 기업이나 기업인에관한 관심을 거둬들이고 있다. 수년전과확연히다르게양국간교류에대한열기가빠르게 식었다. 그만큼 기대치가 없어졌다는방증으로 해석된다. 한편발빠른한국기업은중국 시장에대한 가중치를 낮추고있는 모습이 보인다. 중국을 포기하지않는다고 하더라도 과거와는 확연하게다르게 움직인다. 중국시장에연연하는 것이 기업에 이익이 되지않는다는판단에서기인하고있는듯하다.
중국산의부상은단지중국이나한국시장에만그치지않고글로벌시장에서진검승부를해야할정도로급변하였다.중국기업은단순수출뿐만아니라해외생산을확대해나가는공격적인대형을갖추고있다.기술력이나고급화로만대응하기에는중국상품과차별성이드러나지않는다. 중국산진출확대로지구촌대부분나라에서관세를올리는등수입장벽을높이는조치를강구하고있다.한국상품의시장잠식으로일본경제가30년이상휘청거린것과유사하게이제중국상품의부상으로한국경제가요동칠절체절명의시기가되었다.이를더간과하면수출시장에서한국상품의위세가크게꺾일가능성이농후하다.주력시장과상품을재점검하고종합적인처방이나와야한다.중국에‘셰셰’나하면된다면서한가하게마치남의일처럼우스개나하고있을처지인가되묻고싶다.
필자주요이력
▷연세대 경제대학원 국제경제학 석사 ▷네덜란드 비즈니스스쿨 경영학 박사 ▷ KOTRA(1983~2014) 베이징·도쿄·LA 무역관장▷동서울대중국비즈니스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