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상급정유산업발전에최선…쓴소리도마다않을것”
“한국은 비산유국임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정제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금도우리 정유사들은 해외 기업과 치열한 경쟁 중이며 협회는 정유업계가 글로벌에너지산업으로도약할수있도록지원하고정부정책에협조할 것이다.” 2022년부터 국내 정유업계를 대표하는 대한석유협회 회장을 맡아온 박주선회장은지난 2년간 정치인에서경제인으로 변모했다. 정유업계의호황때마다‘횡재세’를 언급해온정치권을향해포퓰리즘이라는과감한발언도서슴지않는그는이제정유업계의발전만이자신의목표라고한다.
1974년 사법시험을 수석 합격한 후 검찰 등 법조계와 청와대에 몸담았다가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20년간 정치적인 시각으로만 정유업계를 바라봤다며다소 후회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름한 방울 안 나는 나라가 세계 최대 정유국가로 떠오른 것을 두고 정유업계를‘수출효자’라면서 추켜세우는데 앞장선다. 경제인으로 거듭난 그는 정유업계를 위해서라면 정부 정책에 협조하면서도 쓴소리도 과감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동시에정유업계가소비자물가안정을위해어떤일을할수있는지도고민 중이다.다음은박주선대한석유협회회장과의일문일답. -독자들이 대한석유협회에 대해서는생소할 수 있다. 협회가 어떤 일들을하고있는지설명부탁드린다.
“대한석유협회는 1980년 9월부터 1, 2차 석유위기를 겪으면서 안정적인 석유공급과석유산업의발전을위해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가공동으로설립해,지난40여 년간 정유업계의발전을도모하고보호하는 싱크탱크 기능을 해왔다. 지금도 정부와 업계간 가교역할을 통해,회원사의발전과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수 있는 논리와 전략을 개발하고 업계에공유하는역할을하고 있다. 또업계의애로를 행정부·입법부에건의해해결책을강구하는일을 한다.”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정유업계가 예년보다는 어려웠다. 올해는 실적개선이 예상된다는데, 올해정유업계전망은어떤가?
“지난해경영실적이저조해보이는이유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일시적 경영실적 호조의 기저효과로인한 것으로,부진했다기보다는평년수준의실적으로판단된다.
올해는불확실성이크긴하지만,대체
로지난해보다는 경영실적이개선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이유는 석유시장의수급이타이트하고정제마진도양호할것으로전망되기때문이다.
다만글로벌대외여건불확실성은위험요인이다. 유럽과 중동의지정학적이슈가 단시일 내 종료될 가능성이 낮고,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정책 및 우리 경제·산업에도 변수가 될수 있어 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정유업계 실적이 개선되면 다시 ‘횡재세’ 이슈 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부터 일각에서 유가가 오르거나 정유업계실적이개선되기만 하면,정유업계가 마치 아무런 노력 없이 불로소득 비슷한 이익을 낸 것처럼 횡재세부과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대표적인포퓰리즘에영합하는주장이라고생각한다. 대부분정유업계의최대실적만언급하고있으나,사실정유산업은분기마다 적자와 흑자가 반복되는 등 국제유가와 글로벌 수급 변동에따라 변동성 리스크가 매우 큰 산업임을 이해할필요가있다.
특히 원유를 채굴하는 해외 석유 메이저의순익규모는 우리정유사에비해20배 이상 많은 반면, 국내석유산업은전형적인 박리다매, 저마진구조산업이다. 고유가가 본격화된 지난 2007년부터 16년간 정유사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은평균 1.8%에 불과하다.
기업의손실에는지원이없고일정이상이익에만중과세한다는것은자유시장경제원칙에어긋난다고 생각된다. 정치권이 정유업계의 실상을 간과하거나왜곡된시각을갖고포퓰리즘적으로접근하는것이안타깝다.”
-유가가 상승 중이다. 진단과 전망및대응방향은무엇인가?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점진적으로 상승 중이며, 최근 80달러중후반대에서등락을거듭하고있다. 현재국내물가 상승도 심상치 않고, 국제유가도상승세여서우려스럽다.
국제유가가상승하는이유는, 무엇보다 석유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불안과같은지정학적인불안이계속이어지고있기때문이다. 중국, 인도등신흥국
법조·정치인서경제인으로
위주로석유수요가증가하는점도유가상승에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 등 국제기관에서는 향후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하는데, 경기침체에 따른석유수요 감소 등 유가 하락 요인도 상존해 예측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유업계는 세계원유시장과동향에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경제성있는 원유를 도입하도록 대응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국내에석유제품을공급해국내물가안정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적극 노력
할 방침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로 석유수요가 줄어들어 2050년에는 일부 선박이나건설기계에만석유가쓰일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정유업계는미래를어떻게준비하고있나?
“현재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추진되고 있지만, IEA의 ‘현재정책유지시나리오’에따르면,석유수요는 2050년까지연평균 0.2%씩 꾸준히증가할 것으로예상된다.
이는 신재생에너지보급속도가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고, 러-우 전쟁을통해세계각국과 석유기업들이에너지안보
의중요성과 석유의가치를 재평가하고있기때문으로분석된다.
특히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세계적으로노후정제설비들이줄줄이폐쇄되고 있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와 품질을갖춘국내정유업계에수출시장 확대의기회다. 2022년부터우리나라의최대석유제품 수출국은 호주로서, 이는 호주정제설비가 50% 넘게폐쇄되자국내정유사가 적극 대응하여 수출을 늘렸기때문이다. 탄소중립시대에도우리정유사들은친환경석유제품수출과에너지안보를위해끊임없이노력할 것이며, 정부와 국민들께서도많은관심과 지지를보내주시면감사하겠다.”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많이 수출한다고 하는데, 비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수출할 수있는이유등국내정유업계의경쟁력은무엇인가?
“국가기간산업으로서국내정유사들은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했다. 그 결과, 비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우리나라의정제능력은석유산업이태동한 1964년 이후 60년간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세계5위규모의정제설비를보유 중이며, 비산유국 중에서는 세계 최대규모다.
이러한 우수한 정제능력을 기반으로정유업계는 2012년부터 원유도입액의절반 이상을 수출로 회수해 왔는데, 거의매년 5대국가주요수출품목에포함되는 수출효자 산업이다. 지난해 국가수출의8.3%를 석유제품이차지했다.”
16대국회의원당선후정치인2022년부터석유협회회장맡아‘횡재세’언급하는정치권에“포퓰리즘”과감한발언도
-올해대한석유협회운영계획및중점추진사항은?
“국내 정유사는 해외 정유사들과 치열한 경쟁 중이며, 이에맞춰협회도 회원사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경쟁력 있는 에너지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지원하고정부정책에협조하는데최선의노력을다할 것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요가늘고 있다. 해외주요국에서는SAF를 반도체, 배터리,전기차 등과 동등한 수준에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반도체, 전기차등 7개국가전략기술분야에 SAF가 제외되어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격차가 큰 만큼 SAF 사업의국가전략기술사업 지정 등 보다 과감한 지원정책마련이시급하다.
또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세제개편이 필요하다. 일례로, 원료용 중유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를 들수 있다. 국내 정유사는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 연료로만 쓰이던중유를수입해석유정제원료로활용해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있다.
하지만 최종제품 소비 시 부과돼야하는 개별소비세가 원료단계에서부과돼, 석유제품 원가에 조세부담으로 작용하고 국산과 수입제품 간 경쟁력차이를 초래한다. 규제합리화를 통한 제도개선이절실하다.”
한국,비산유국최대정유시설매년5대주요수출품목에포함석유제품지난해수출액8.3%지속가능항공유수요점점늘어한국도전략기술분야지정해야글로벌기준합리적세제도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