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민심은 무섭게심판했지만… ‘복수혈전’원치않아

작년가을‘강서구청장보선참패’경고에도…윤대통령‘나는늘옳다’국민의힘‘감동없는공천’영남당전락…야권,힘의남용반복땐역풍선­거는항상원점서…여야모두국민시선의식,긴장의끈놓지말아야

- 유창선시사평론가

4월 10일 밤 국민의힘은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더불어민주당과비례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175석을 얻으며압승을 거뒀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얻은 비례대표 의석 12석을합하면 ‘민주당+조국혁신당’ 연합만으로 187석이된다.여기에개혁신당 3석, 진보당 1석, 새로운 미래1석을 합하면 ‘반윤정당’이 192석이나 된다. 반면국민의힘은 지역구 의석 90석에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비례대표­의석 18석을합해도108­석에 그친다.여당으로서는그나마 100석은 지킴으로써 야당의 단독 개헌,대통령탄핵 소추, 법률안 거부권행사의무력화 등은 막을 수있게 됐다. 하지만 윤석열정부가 지난 2년에이어임기5년 전체를여소야대국회에­갇히게됐다. 무엇하나자기뜻대로하­지못하고 퇴임해야 하는 공황상태를 맞게된 것이다. 단독과반의석을훨씬넘­은민주당은 국회의장은 물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도차지하면서 법안·예산 처리를 주도할 수 있다.국무총리·헌법재판관·대법관 임명동의안도 민주당의선택에따라좌­우된다.

총선내내부각된‘용산 리스크’

대통령을 제외한 국무총리·국무위원·법관등에대한 탄핵소추 의결도 민주당의뜻에따라 가능하다. 동력을 상실한 대통령권력보다새로 힘을얻은국회권력이더­위력을 발휘할지모르는 상황이다. 정권심판의요체는 윤석열대통령에대한 심판이다. 이런상황을자초한윤대­통령의책임은두말할것­이없다. 지난해 가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심은 여당에게 참패를 안겨줌으로써 윤석열 정부를향해분명한 경고를 보냈다. 당시의패배앞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말은 했지만 여전히 ‘나는 늘 무조건 옳다’는 모습에서달라지지않았­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며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겼던 대통령은도어스테핑도­중단하고불편한기자회­견대신KBS와의단독­대담을하는 ‘불통’의 대통령이되고 말았다. 윤 대통령이자신에게쓴소­리를할 사람들을 초대하여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했다는소식을지난­2년간접해본적이없다.

그 대신대통령의말이라면 맹종하는, 똑같은생각을가진사람­들이대통령주위를둘러­쌌다.열번백번참모들을교체­한들,직언을주저하지않을 사람을 껴안는 탕평의인사를하지않고­는아무런의미가 없는 일이다. 그나마국민의힘에서 ‘한동훈 효과’가 잠시 빛을 볼무렵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회칼 테러’ 막말이있었고, 공수처수사대상인이종­섭주호주대사 임명과 출국이라는 사건이발생하여 ‘용산 리스크’가 선거전면에부상했다. 의대정원2000명 증원방침도 의료공백사태를 해결할능력도 없으면서 숫자에 집착하다가 사태는장기화되고 말았다. 결국윤 대통령이총선기간 내내전면에등장하는 상황이 전개되었고,달라지지않은 대통령의 모습에 성난 민심은심판의선택을한 것이다.

언제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되고있지만 이제라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달라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국정쇄신의우선은 인적 쇄신이다. 대통령의 주요 참모들은 보수우파 이념에충실한 진영에갇힌인물들이아­니라 합리적인 중도적사고를 갖고 민심을읽을줄아는인물­들을대거발탁해야한다. 대통령이듣기좋은 소리만 하고 구시대의낡은 이미지관리방식에갇힌 참모들에휘둘리면서윤 대통령이이지경에이른 것이다. 물론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워낙 강한 고집이가장큰이유였겠­지만말이다.

아울러윤대통령은강성­보수우파들의요구에휘­둘리는진영의대통령이­아니라중도층의마음을­얻는 국민 전체의대통령이되려는­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진영대결의정치에­갇힌 모습에환멸을 느껴정권교체를 선택한 국민들에게 그동안 윤 대통령이보여준그이상­의진영정치는배신감을­안겨주기에충분했다.아무리야당이국회에서­강경투쟁일변도로간다­해도최종판단은국민에­게 맡기고 윤 대통령은 협치의손을 내밀어야 했다. 이재명민주당 대표를 ‘범죄자’로만인식하여아직까지 한번도 만나지않는 것도협량한모습이었다.

국민의힘도 참패의 책임을 모두 윤 대통령에게돌릴일은 아니다. 국민의힘이내놓은 공천은 한마디로감동없는 공천이었다. 주류현역들은희생없이­그대로 자리를 보존했고, 당의체질 개선을 가져올 새로운인물들의발탁은 미약했다. 한동훈개인만보였지새­로운인재들도, 나경원이나안철수 같은 ‘비윤’ 중진들의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참패하는 가운데도 윤 대통령에게서 밀려났던 나경원, 안철수,이준석같은후보들이생­환한사실은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심은 대통령에게맹종하지않­고할소리를하는후보들­의손을들어준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민의힘이 가야 할 길은 명확해 보인다. 다만 총선결과 영남당의색채가 강하게된당의구조는쇄­신을시도하는데상당한­벽이될위험이크다.

야,대화의미덕알아야지속­가능

이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명실상부한국회권력이 되었다. 그러나 총선민심이압승을 안겨주었다고 해서 자만하거나 오만해질상황은 아니다. 야당 또한 선거 과정에서 많은문제들을 드러냈다.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을통한민주당의사­당화,김준혁-양문석후보등을 둘러싼 논란 등 ‘친명’에 대한 ‘묻지마공천’의 폐해가 곳곳에서드러났다. 물론 정권심판의태풍에덮여­그런문제들이승부에영­향을주지는 못했지만, 이바람이지나고나면국­민들은 야당의모습도 다시찬찬히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될 것이다. 국회에서야당이절대권­력이되었다고 절제하지못하고무분별­한 힘의남용을 반복한다면이내역풍이­불어옴은정치사의경험­이말해준다.

민심은정권심판을선택­했지만그렇다고정치가 복수혈전의장이되는 것을 원하지는 않는다. 정치가 죽고 사는 전쟁이 되는 상황은막아야 한다. 원한감정에갇힌분노의­극한정서를 스스로 다스리며 합리적인 노선과 대화의미덕을아는야당­이라야 지속가능한 지지를얻을 수있을 것이다. 2026년 6월이면 지방선거, 2027년 3월이면 다시 대선이 돌아온다.선거는언제나원점에서­치러진다.그러니국민의시선을 의식하며긴장하지않아­도 되는 정당은아무도없다. ▷연세대 대학원 사회학 박사 ▷前 경희대사이버대학교 NGO학과 외래교수 ▷前 한림대사회학과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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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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