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527억달러 1조위안 2.2조엔보조금…한국은‘0원’

미·중·일·EU는경쟁적액수확대­한국은‘대기업특혜’프레임갇혀세액공제등­간접지원·K칩스법난항

- 반도체불공정보조금시­대강일용기자zero@

“반도체 시장 패권확보를 위해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각국이자국 기업에불공정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불공정지원의수­혜자가 될수는없어도 피해자가 되는 일은 막아야 하지않겠나.” 한국내반도체석학이기­자에게한 말이다.

인공지능(AI)을 포함해 21세기 산업전반의쌀로여겨지­는반도체공급망을안정­화하기 위해 주요 국가들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미국·중국을 필두로 일본·유럽연합(EU)까지 가세해막대한보조금을 투입하며 자국 내반도체 생산설비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만 얻을 수 있다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위반 같은 건 아랑곳하지않겠다는 게이들 국가 입장이다. 하지만한국은여전히‘대기업 특혜’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혀 반도체 보조금 정책에소극적이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소모적인 정쟁으로 지원 정책을 제때 마련하지 못하면K-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파운드리(위탁생산)산업을주도하는걸더는­볼수없을것이라고우려­한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설비 유치를 위한 보조금에 가장 적극적인곳은미국이다.

미국바이든행정부는지­난해7월 미국 내 반도체 설비를 건립하는 기업에2027년까지 527억 달러(약 73조 4000억원)를 지원하는 반도체법(칩스법)을발의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지난2018년 파운드리사업에서철수­했던인텔이 돌아왔고, 세계최대파운드리기업­인대만 TSMC가 미국투자를확대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정부의대규모보조­금은 시스템·D램반도체 설계에 국한된 미국 반도체 공급망에 생산·패키징·연구개발을 더하기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반도체기업이 설계하고 한국·대만·일본 등 아시아기업이설계도를­바탕으로반도체를양산­하는 기존 반도체 공급망 구도를탈피해, 기업들이 미국 본토 내에서 반도체 설계·생산·패키징 등을 모두 진행하도록하려는것이­다.

바이든행정부가반도체­투자유치를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고급 일자리창출을포함한부­대효과가크기때문이다.특히미국민주당·공화당경합지역인애리­조나·오하이오주에 투자를 유치함으로써오는 11월 예고된미국대선에서트­럼프와경쟁에서우위에­설방침이다.

중국도 미국·한국·대만 등에 뒤처진자국내반도체산­업육성을위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조 위안(약 191조7000억원)을 투자하고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장비수출 통제를 발표하고, 미국 정부로부터생산지원금­을받은기업은 중국생산시설에투자를­제한하는가드레일 조항을 만들며대중국 반도체 견제에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중국내생산 설비를갖춘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규제대­상에오를까 걱정을해야만 했다.

일본도반도체확보에국­가적명운을걸고 있다. TSMC 구마모토1공장 건설에 4760억엔(약 4조 2950억원)을 지원하고, 2공장에도 최대 7320억엔(약 6조6000억원) 보조금지급을계획중이­다.

이러한 일본 정부 계획에 호응해 도요타·소니·소프트뱅크·미쓰비시은행 등대기업 8곳이 뭉쳐 ‘라피더스’라는 파운드리 회사까지 만들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라피더스에 기존에 지원한 3300억엔(약 2조 9700억원)에 이어5900억엔(약 5조 32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고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40nm급 반도체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일본 반도체 업계는내년 2nm 공정반도체생산을테스­트하고 2027년부터양산하­겠다는포부를 드러냈다. 노골적인삼성전자견제­의일환이다. EU도반도체생산시설­에430억유로(약 63조 6000억원)를 지원한다.

반면 한국의반도체산업지원 정책은 세액공제 등 간접 지원에 머무르고있다.영업이익을내기전까지­는정부지원을기대할수­없는 구조다. 한국반도체 기업은 미국·일본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으로 선제적 대규모 투자를 하는외국기업과 경쟁에서근본적으로불­리할수밖에없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 연장이불투명해지면서­이마저도지속할수있을­지우려가 나온다.

K-칩스법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등반도체­대기업이설비투자를 하면최대15%(중소기업은 25%)를 세액공제받을수있는 지원 제도다. K-칩스법일몰 시기를올해말에서20­30년으로 6년연장하는개정안이­21대국회에계류중이­지만, 본회의문턱을 넘지못해 22대 국회로공이넘어갔다.

WTO규제를피하면서­직접적인지원을하기위­한‘한국판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논의도 멈췄다. 선거에서승리한야당이­세액공제중심의지원정­책을고수하고있어22­대국회에서관련논의를­지속할수있을지우려섞­인목소리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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