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중동리스크에밸류업동력까지상실…‘사면초가’ K-증시
국내 증시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후퇴 우려와 함께 이란-이스라엘로 발발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위기에 빠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2%중반대까지급락하며투자심리가 위축된모습을보였다.
16일 한국거래소에따르면코스피는전 거래일 대비 60.80포인트(2.28%) 하락한 2609.63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26억원, 2949억원을팔아치우는 등 동반 매도세를 보이며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홀로 5510억원을 사들였지만 물량을 받아내기는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 19.61포인트(2.30%) 내린 832.81에 장을 종료하며급락세를면치못했다.외국인투자자의매도세가거셌다.외국인과기관은각각1586억원, 102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개인은 1855억원을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가 이처럼 급락하게 된 원인은미국발 소비지표가예상치를 뛰어넘으며연내금리인하 기대감이후퇴했고,이란과이스라엘의지정학적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산한 영향으로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발표된미국의3월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7% 상승했다. 당초 예상치(0.3%)를 훌쩍넘는수치다.월간소매판매지표는전체소비중상품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다.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가늠할수있는지표로활용된다.
미국의소비강세가이어지며10년물국채금리는 4.6%를 돌파했다. 금리인하기대감도 연내 1.5회 수준까지 감소했다. 앞서지난 13일 이란으로부터보복공격을받은이스라엘이대이란강경대응을 시사하며 자본시장 내 불안감이퍼졌다.
이에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환율까지 고공행진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1400원까지 치솟는 등원화약세가 심화되면서외국인투자자들의국내증시에대한투자매력이떨어지는모습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원·달러환율 상승 영향에외국인 자금 이탈이지속돼낙폭이 확대됐다”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밸류업정책발언에일부금융주에대한수급이유입되는모습을보였으나외국인자금이탈에영향력은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이연구원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 자극, 꺾이지않는소비에 의한 금리 우려가 주식시장 자금 이탈을 야기하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올 들어장을 주도했던 업종에 대한차익실현매물이출회하며반도체가약세를 나타냈다. 애플의출하량 감소, 테슬라 감원도 투자심리 악화 요인으로꼽혔다.
전날 미국 정부로부터 역대급 보조금을 받게 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반도체 법에 의거해 삼성전자텍사스첨단반도체공장투자에64억 달러(약 8조9000억원) 규모의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전거래일대비 2200원(2.68%) 하락해겨우8만원에턱걸이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빅테크 기업 악재로 관련 업종 투자심리가위축되면서 삼성전자의역대급 보조금호재는 주가에아무런 영향을 주지못했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거야(巨野)구도가구축된제22대총선거후밸류업 정책이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점도 국내 증시 하방압력을 높인 요인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연구원은 “총선이후밸류업정책모멘텀이상실되며금융, 지주등관련주식이조정받았다”며 “앞으로는 밸류업 정책보다는 금융투자소득세과세에더주의해야 할 것”이라고설명했다.
그는 “제정된 법을 바꾸기 어려우니연말 과세 시행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배당소득세 개편등 세제와관련된여타정책변화도기대하기어려울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추가하락이제한적일것으로예상했다.이번주말을기점으로이란과이스라엘의전쟁고비가 완화될가능성이 있고, 미국경제지표도 이달을 고점으로 조정세를나타낼것으로내다봤다.
이웅찬연구원은 “3월부터미국이더이상이스라엘을 지지하지않으며중동의기류가 바뀌고 있다”며 “이스라엘은본토가타격받아반격하겠다고공언했지만신통찮은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그는 “미국 경제의경우 높아진금리도 부담이고, 금리인하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통화정책은 긴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큰변화가없다”고 말했다.
투심위축에외인자금이탈속속미국빅테크기업들부진도‘한몫’삼성전자,호재에도8만선턱걸이전문가“밸류업보다금투세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