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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르…목련꽃필때만열리는바­닷가‘비밀의정원’

- 태안천리포수목원목련­축제‘사르르 목련’한석진기자 sjhan0531@

아시아최초‘세계아름다운수목원’지정… 1만5600여종식물­보유가지치기등인위적­관리최소화…설립자귀화인1호민병­갈박사뜻숲내음과서해­풍광만끽… 50년만에개방된‘산정목련원’거닐기회

봄기운 충만한 서해. 맨살만 드러냈던 숲도 기지개를 켜고, 여기저기 꽃망울을 터뜨리며 저마다 우아한 자태를뽐낸다. 꽃놀이하기딱 좋은 시기다. 국내 유일의 목련 축제가 한창인 태안의천리포수목원을­찾았다.

목련꽃향이은은하게번­지고있는천리포수목원­은 17일 현재 목련 축제로들떠있다. 축제 주제는 ‘사르르목련’이다.부드러운아이스크림을­닮은목련꽃을 표현한 말이다. 마음이 녹아내리는봄의 달콤함과 함께 목련을 즐기라는의미를담았다.

◆아시아 최초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

충남 태안 소재 천리포수목원은 대한민국최초로민간이­설립한수목원이다. 2000년에는 국제수목학회가아시아­최초, 세계에서 12번째로 ‘세계의 아름다운수목원’으로지정하기도했다.

이곳에는 자생식물을 포함해 전 세

계 36개국 327개 기관에서들여온 1만5600여 종의다양한 식물이 살아간다.그중 목련은 세계 식물학계에서도 인정받은 천리포수목원의 대표 나무다. 2024년 1월기준목련 926 분류군을보유해세계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매년4월 목련 축제가 열릴 때면, 화려한 목련꽃풍경으로감탄을­자아낸다.

무엇보다 천리포수목원은 다른 수목원에비해자연스럽­고편안한 느낌을준다. 인위적인 관리를 최소화하고 식물들이 자연의 섭리대로 자랄 수 있도록배려해서다.본래의모습대로자라길­바라는 차원에서 ‘가지치기’조차 하지않는다고한다.

그 배경에는 사람을 위한 수목원이아닌, 나무가 행복한 공간이되길 원했던 설립자 민병갈(1921~2002) 박사의바람에서다. 민 박사는 한국에 정착한‘귀화 미국인 1호’다. 그의본명은 ‘칼 페리스 밀러’. 1921년 미국펜실베이니아에서­태어난 그는 1945년 미군정청장교로한국땅­을처음 밟았다.한국에매료된그는 고향에돌아가지않고 우리땅에정착했다.

서해를 낀 천리포수목원은 다른 수목원과는또다른매력­이있다. 숲과바다를동시에즐길­수있다는 것. 천리포해수욕장으로 난 나무 데크를 따라 걸으면 바다와 섬을 품은 아름다운 식물들 사이에서 서해의 빼어난 풍광을 함께 누릴 수 있다. 걷는 동안 향긋한 나무 내음, 풀내음과 함께알싸한 바다내음도 함께맡을 수있는 것은 천리포수목원이주는덤­이다.

◆멸종위기~해외자생종 900여 목련향연

수목원은 ‘밀러가든’, ‘에코힐링센터’ , ‘목련원’, ‘낭새섬’, ‘침엽수원’, ‘종합원’, ‘큰골’ 등 7개 지역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밀러 가든’과 ‘에코힐링센터’만 상시개방하고, 교육ㆍ연구용 지역인 목련원과목련산은축제­기간에만일반인에게개­방해열린다고한다.

설립자이름을따지은밀­러가든에서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백목련, 자목련뿐 아니라 별 모양처럼 꽃잎이 많은별목련등다양한목­련을 감상할수있다. 목련꽃향에이끌려가장 먼저발길이닿는 곳은 강렬한 색의목련꽃이동시다발­로피어있는불칸 목련이다.황금비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은 “불칸 목련은 천리포수목원의대표 아이콘으로축제기간인 4월이면 포토존으로 유명하다”며 “불칸이 지면 바로 옆에 있는다렐목련이꽃망울­을터트려움직이는포토­존역할을한다”고 말했다.

연못길을 따라 걸으면 곳곳에 다양한색상의동백꽃도­감상할수 있다. 활짝핀연분홍색, 흰색,붉은색등의동백꽃이 무성한 동백나무들을 지나면, 짙은홍벚꽃을만날수 있는데,이름은종벚나무다.

◆1년에 단 24일만 개방 ‘비밀의 목련화원’

목련정원과 산정목련원은 1년 중 목련 축제기간에만 공개된다. 특히가장깊은곳에자리­잡고있는산정목련원은­50년간 출입을통제하다가올해­처음으로 일반인에게 문을 열었다. 목련 축제기간 중 사전에예약한 사람에한해입장할 수 있다. 목련원과 산정목련원의규모는 총 2만여㎡(약 6천 평) 규모로일반인 공개지역보다 오래되고 다양한수종의목련이식­재돼있다고한다.

목련정원에들어서니파­릇파릇한 잔디위로수선화가 만개하고, 그위로 ‘매그놀리아’, ‘스텔라타’, ‘엘리자베스’, ‘스위소렌’ 등다양한 목련들이우아한 자태를뽐내고있다.

시민 배영은씨(42)는 “이렇게 종류가많은 줄 몰랐는데여기와서보니­까 동네에서 보던 백목련이나 자목련 말고색깔도 엄청 다양해서 새로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가드너와함께걷는비밀­의목련정원△가드너와함께걷는비밀­의산정목련원프로그램­이진행된다.

특히 비밀의 산정목련원 해설은 천리포수목원이올해처­음으로 선보이는프로그램으로 탐방객들은 약 3시간 동안 수목원을 직접가꾸는 가드너와 함께산정목련원을 둘러볼수 있다. 황팀장은 “목련정원 및 산정목련원 프로그램사전예매율이­80%를 넘었다”며 “특히비밀의산정목련원­해설은축제기간중 주말 예약이이미매진될 정도로 높은관심을끌고있다”고 말했다. ◆이건호 원장 “오직 천리포, 바다와꽃이어우러진특­별한추억”

축제 기간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우선 목련이 흐드러지게 핀 수목원에서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목련을테마로 한 ‘듣는 목련’ 음악회가 열리고있다.

민병갈기념관 1층 갤러리에는 (사)한국화진흥회의 기획전 ‘2024 Art in Bloom’이 열려전통적인재료를사­용한꽃그림작품이전시­되어있다. 2층에는‘듣는 목련’ 청음실을 마련해봄을주제로한음­악을상시감상할수있다.

화분에수국을 심고, 직접컵받침을만들어목­련차를 마실 수 있는 ‘트리&티(Tree&Tea) 체험 행사’도 관람객들에게 인기다. 또 유리온실 앞 잔디광장에는 폐품을 활용해 만들어진 친환경 놀이터가 설치돼어린이관람객들­의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따스한 색감의크레파스로 관람객의 얼굴을 그려주는‘따끈따끈 드로잉’ 캐리커처도 만나볼수있다.

이건호 천리포수목원장은 “약 한 달간이어지는목련축제­는오직천리포수목원에­서만즐길수있는가장큰 축제”라며“바다와 꽃이함께있는 천리포수목원에서특별­한추억을 남기시길바란다”고 말했다. 목련과함께다양한봄꽃­들이어우러진 천리포수목원 목련축제는오는21일­까지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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