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임기반바퀴돈이창용…최대과제는‘기준금리인하시점’
이슈메이커로한은쇄신앞장신3고위기속과감한소통행보매파퇴임등금통위구조변화‘금리인상’딜레마극복시험대
이창용한국은행총재가 21일을 기점으로임기중 절반을 소화했다. 반환점을돈그앞에펼쳐진건고환율·고물가·고금리등 ‘신(新)3고’로 불리는 지뢰밭이다.
이총재의임기전반은 전례없는 수준으로기준금리를끌어올리며숨가쁘게 흘렀다. 레고랜드 사태와 새마을금고 뱅크런 등 위기에도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평가를받는다.
임기 후반기 최대 화두는 금리인하를 위한 피벗(통화정책 전환)인데 대내외여건이녹록지않아 고심이 깊다.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을 막기 위한구조개혁방안 마련 등 난제도 수두룩하다.
이날임기2주년을맞은이총재는국제통화기금(IMF) 춘계총회참석차방미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심리적마지노선인 1400원을 넘나드는위기상황이지만외신인터뷰를통해적극적인개입의지를 피력하는 등 시장 안정에 총력을기울이고있다.
◆‘소통왕’ ‘창드래곤’… 한은사 꼬리표떼고소통강화
절간처럼조용하고 존재감
이옅어 ‘한은사(寺)’라는 별칭으로 불리던 중앙은행은
이총재취임후 2년간 분위
기반전에 성공했다. 모호함을 미덕으로 여기던 이전 총재와 달리직설적인 화법으로 시장
과 적극 소통하려는노력이주효했다.중앙은행 수장의 거침 없는 행보에누리꾼들도‘소통왕’ ‘창드래곤(dragon)’등애칭으로호응했다.
실질적 변화도 엿보인다. 3개월 후금리정책 전망을 공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이 대표적이다. 지난 20일임기를 마친 서영경·조윤제 금융통화위원은포워드가이던스가시장기대심리 안정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논쟁적인 현안에도 주저 없이 목소리를 낸다.지난 금융통화위원회기자간담회에서는농산물물가상승을 통화·재정정책으로 해결할게 아니라 수입 확대를 검토할필요가 있다는 ‘불편한진실’을 공개적으로언급하기도 했다.한은 역시 전보다 과감한 의견 개진에 나서는 모습이다.지난달‘돌봄 서비스’관련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 필요성을담은보고서가상징적사례다.
한은 직원들도 이 총재의 ‘이슈 메이킹’이싫지않은 눈치다. 한직원은“묻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보고서들이이슈화되고 있다”며 “한은 콘텐츠가‘잘 팔릴수 있게’ 이끌어준데대해높이평가한다”고말했다.
하버드대에서박사 학위를 취득하고아시아개발은행(ADB)·IMF 등 국제기구에서근무하며쌓은글로벌네트워크가한은위상 강화에도움이된다는평가도 나온다. 세계적 석학과 어깨를 견주며 토론을 하거나 주요 국제회의 등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번 출장에서도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국장과한국통화정책을놓고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대담을진행했다. ◆피벗 시점 고심 중… 구조개혁 등중장기과제까지
취임후역사상가장빠른속도로금리인상을 단행하며 물가·환율 안정을위해달려온이총재는임기후반기에도풀어야할과제가산적해있다.
당장 잔뜩 끌어올린 금리를 언제부터내려야할지를놓고고심을거듭하고있다. 현재 기준금리(3.5%)를 10회 연속유지하면서 한·미 금리격차는 역대최대수준인 2%포인트로 벌어졌다. 외화유출가능성을고려하면미국보다먼저금리인하에나서기는쉽지않다.
그렇다고 금리 인하를 마냥 늦추기도 어렵다. 하반기중 금리를 낮추기시작하더라도역대급고금리가최장기간지속되는 셈이어서금융비용에짓눌린가계와 기업이한계상황으로내몰리고있기때문이다.
임기후반기를함께할금통위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매파인조위원과서위원이퇴임하고비둘기파로분류되는이수형서울대국제대학원교수와 김종화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이발탁됐다. 한국 경제의지속 가능성을 높이기위한 중장기적해법마련도 이총재에게 맡겨진 임무다. 그는 지난 3월“이미낮게매달린과일은없고높게매달린과일을수확하기위해서는어려움이 수반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발맞춰한은 경제연구원은오는 5월 입시제도, 하반기엔기후변화 관련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새화두를던질계획이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적극적 소통을기반으로문제를해결해나갈방침이다.이르면오는 8월 분기별경제전망치(성장률·소비자물가·경상수지·고용지표등)를 발표한다. 단순수치제공을넘어향후 경기·물가 경로에대한 혜안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