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1400원과‘에브리싱랠리’시즌2
⢢w⚲ဲ
최근 자산 가격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동안 바닥을 기던 비트코인 가격이최근 1억원을 터치하더니,아래로방향을꺾은것으로보였던서울주요지역아파트가격도다시고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최근상승세가주춤하긴하지만코스피지수 역시 지난달 26일 2022년 4월 이후 가장높은 2757을 찍기도 했다. 적어도 자산 가격수준으로만 본다면 유동성이역대급으로 풀렸던코로나19시기와비슷한상황이다.
하지만경제속사정은그때와사뭇 다르다.당시에는경기침체가올까두려워미국을비롯해세계주요국중앙은행이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췄지만 지금은 고물가를잡기 위해 발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린 상황이다. 미국은 2022년 3월부터지난해5월까지불과 1년여만에금리를 5.25%포인트 올리는초고속긴축에나섰다.한국은행역시코로나위기가 지난 뒤 1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2.75%포인트 올렸다.
사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힘을잃어갈때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자산 가격급락을 경고했다. 풀린 돈의 위력으로 물가가 크게 치솟은 만큼 이제각국이돈줄 조이기(긴축)에나설것이불보듯뻔했기때문이다.
하지만전문가들이예상한자산가격대폭락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긴축이 시작된이후 증시, 부동산, 코인등 가격이조정을받기는했지만폭락이라고하기어려운수준이었다. 오히려지난달미국 S&P500지수가역대최고치를기록하는등자산시장랠리는다시시작된듯하다.
이런분위기를반영하듯‘이정도고금리는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미국 내에점차 확산하고 있다. 실제 주요 지표로 드러난 미국경제상황은 탄탄하다. 고용시장열기는좀처럼 식지 않고 있으며 높은 물가에도 미국의소비는위축되지않고 있다. 미국경제가소프트랜딩(연착륙)을 하지 않고 아예 노랜딩(무착륙)으로 다시고공행진을이어갈것이라는전망을내놓는전문가들이늘고있는이유다.
하지만 이는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자 전세계 돈이 몰리는(금융 중심지) 미국이니 가능한 얘기다. ‘미국이 기침을 하면독감에걸린다’는 한국으로서는 현재의고금리에자산가격이다시상승하는것을경계할필요가있다. 미국과 달리(미국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고물가와 고금리를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부족하다는뜻이다.
커지고 있는 중동발 전쟁 위협은 미국과그 외 나라들이 처한 사정을 여실히 보여줬다. 글로벌 정세 불안에안전 자산인 달러를찾는 수요가 높아지자 다른 나라들 화폐가치는 급락했다. 원화 역시2년여만에달러당1400원을 넘어서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코스피하락 폭이뉴욕증시보다큰것역시우리경제의기초체력이탄탄하지않다는것으로잘 보여준다.
우리경제는고금리상황이더지속되면버티기 어려운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다. 이달 초 나온 씨티은행 보고서에 따르면국내부동산 PF의 위험노출(익스포저) 규모는 202조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약 9%에 달했다. 이중 부실 PF는 전체중 55%인 110조7000억원 규모로 이는 GDP대비약 5%수준을 차지했다.금융당국은 PF문제가큰위기로번지지않을것으로전망하고있지만이는미국이당초예상대로빠르게금리를내릴때기대가능한시나리오다.
코로나19 시기 자산 가격이 급등했을 때이는‘풍부한유동성때문’이라며경계하는모습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사회분위기는다시 찾아온 자산 가격 상승기에 근거 없는자신감이확산하는 모습이라 우려스럽다. 빚을 내코인을 사고, 또다시영끌해서울 아파트를사려는사람들이늘고있다는것이이를방증한다. 미국이자신감을 바탕으로 노랜딩에 나서고, 중동 정세가 악화돼 글로벌 물가는 오르고 원화 가치는 급락한다면 우리 경제는 큰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 예상보다일찍찾아온 에브리싱랠리 시즌2를 마냥 반길수만은없는이유다.
고물가·고금리버틸기초체력부족한데자산가격상승기근거없는자신감확산또다시영끌투자…원화가치급락땐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