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항공·석유화학‘울고’반도체·자동차‘웃고’

물가·금리·환율에유가까지… ‘4고’에 업종별희비

- 성상영·고은서·유환·임효진기자sang@

이스라엘과이란의무력­충돌은3고에고유가를 더해 ‘4고’를 초래할 수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올해초 배럴당 70달러선에서출발했­다가 중동 정세불안이커지며지난­주에는 90달러를 돌파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란이원유 수출을 중단하고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유가가 배럴당 210달러까지뛸수있­다고봤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당장 실현가능성은 낮다. 수출의절반이상을원유­에의존하는 이란이스스로 수출길을막지는않을것­이라는 이유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주로석유를수입하기때­문에국내원유공급에는­큰차질이없을 전망이다. 다만중동발원유수송량­의 20%를 담당하는호르무즈해협­봉쇄는변수다.

지금처럼 고유가가 지속하면 석유소비가 많은 업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항공업이대표적이다. 항공사영업비용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내외로 국제유가 상승은 수익성에 치명적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사업보고서를보면국제­유가가배럴당1달러오­르면영업이익이 3100만 달러(약 430억원)감소하는것으로나타났­다.

환율 상승도 리스크다. 일반적으로항공사는 항공기를 리스(임대)하거나구매할때달러를­빌려대금을 낸다. 외화 부채가 높을수밖에없는데환율­과금리가 동시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지금 같은 상황은 치명적이다. 대한항공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비용이 270억원 증가한다고밝혔다.

최근 유럽과 미주 노선으로 영역을넓히는 저비용 항공사(LCC)에는 고유

석유다소비업종타격

항공사유류비비중30%달해항공기임대·구매환율리스크

공급과잉유화업계수익­성걱정제품수요없고원­료가격만상승

가·고환율이 더욱 부담스럽다. 한 LCC관계자는“기름을많이쓰는장거리­노선이거나 대형 항공기일수록 부담이크다”며“장거리취항에적극적인­몇몇항공사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도 수익 감소를 걱정하고 있다.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유가상승이 호재로 여겨지지만 제품 수요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일컫는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업들도 바짝긴장하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이어최근 중동발 전쟁위기로 유가까지 오르면서 국내산업계의 불확실성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경비 지출을 잔뜩 줄이며 힘겹게한파를버텨낸기­업들에겐 올 1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다양한 해석이나오고있다. 일부 대기업이 비상 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의견도 적지 않다.

가 저조한 지금은 악재로 보는 시각이우세하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주요 석유화학 업체는 지난해중국발 공급 과잉과 플라스틱 수요 위축으로 1년내내실적한파에시­달렸다.

석유화학사 관계자는 “기름값이 오르면화학제품원료인­납사가격도덩달아뛰는­데수요가충분히많을땐­판매가격을 높여 스프레드(원가와 판매가차이)를확보할수있다”면서“지금처럼수요가공급을­따라가지못하면마진을­적게남길수밖에없다”고전했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산업 전반으로확산할가능성­도상존한다.발전단가가 올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조정될수 있어서다. 허윤자 에너지경제연구원부연­구위원은 “유가가 가스 가격에영향을 주고 가스는 전력도매시장 단가를 결정하는 데중요하게 작용한다”며“환율 상승도에너지도입가격­을높이기때문에전기요­금이오를수 있다”고설명했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상승하면서 표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도 있다. 정유업계는 최근 정제마진이오르며실적­개선을 내심 기대하는 모습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납사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원유가격과각­종비용을제외한수익 지표다. 국내정유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평균 배럴당 82.10달러였으나, 올해들어서는 현재까지평균 84.18달러를 기록 중이다. 4월 1~20일 기준으로 보면 평균 89.56달러로90달러에­근접했다.

정유사가 미리 확보한 원유 재고의장부상 가격(재고평가이익)이 오르는효과도 기대된다. 재고평가이익은 실제로 현금이회사로 들어오진 않지만 재고자산이늘어영업이­익이개선된것처럼 비춰진다. 따라서 정유업계는 유가상승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수요가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유사 관계자는 “고유가로 사람들이이동과 소비를 줄이면 석유제품 수요가 줄어악재일수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자동차 업종은 몸값이 오른 달러 덕을 톡톡히 볼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오르면, 다시말해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똑같은 차를 팔아도 원화로 표시한 매출이증가한다. 국내공장에서차를제작­해미국에팔땐달러로표­시한가격이저렴해지는­효과를낸다.

수출산업강달러호재

정유업계,정제마진올라실적개선­원유재고평가이익도상­승기대감

현대차·기아,지난해영업익최대치강­달러유지땐연말실적청­신호

수요많은반도체 환율영향적어대미설비­투자로물가·금리는부담

실제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에는환율이 작지 않은 도움을 줬다. 전년(2022년) 대비현대차 영업이익증가폭(5조3020억원) 중 6580억원은 환율상승에따른 몫이었다. 기아도 같은 기간영업이익이 4조3750억원 늘었는데 이중 5470억원이 환율효과로증가한금액­이었다. 원·달러 환율이연말까지현재수­준을 유지한다면 현대차·기아 실적에는다시한번청신­호가 켜진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사업 계획을 짜면서예상한 평균 환율은 1270원이다. 목표영업이익은올해와­비슷한수준이다.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접어든 반도체는 ‘4고’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인공지능(AI) 구동을위한고성능메모­리반도체인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관계자는 “반도체는 공개시장에서수요자에­의해 가격이결정돼 수요·공급이제일 중요하고 환율은 실적에별다른영향을미­치지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국과미국에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예고한만큼 높은 물가와 금리는 부담일 수있다.이종환상명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회사가) 장비를 구입하거나 재료를 구입할 땐 비싼 값을지불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제품을 판매할 때엔 높은 가격을 받을 수있어 (결과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반도체사업장에선­전기요금이변수다. 정부는 당장은 전기요금 인상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허윤자 에경원 부연구위원은 “반도체처럼 전력을많이쓰는기업은 타격을입을 것”이라고전망했다.

중동정세불안에고유가­불러호르무즈봉쇄땐2­10달러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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