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오이도올랐는데…김밥이‘金밥’된건김값때문이다?
시금치26%오이·깻잎도10%대⊞농축산물식재료값도천정부지
김수출늘며내수용가격오르자프랜차이즈전문점줄줄이인상김밥원가중‘김’비중2~3%뿐# 서울 노원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유모씨(43)는 메뉴에서 김밥을 빼는 것을 고민 중이다. 김 등 원재료가격이 크게 올라 비용 부담이 커진탓이다. 유씨는 “요즘 시장 가는 게무서울 정도”라며 “아예 김밥을 팔지않는게나을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김밥 전문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김밥주재료인 김 가격이 치솟아 부득이 가격을 올릴수밖에없다는 논리다. 다만김밥 원가에서 김이 차지하는 비중은2~3%에 불과해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도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 9일부터 메뉴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200원(4.65%), 참치김밥과 불고기김밥은 각각 500원(8.62%)과 200원(3.17%) 올랐다.
다른프랜차이즈김가네김밥역시가격을 500~1000원 인상해 대표 메뉴인김가네김밥 가격이 3900원에서 4500원으로 뛰었다. 참치김밥도 4900원에서 5500원으로 600원(12.24%) 올랐고와사비 크래미 김밥 역시 5300원에서6000원으로 700원(13.2%) 인상됐다. 마녀김밥도 지난달 김밥 등 메뉴 가격을300~400원씩인상했다.
김가격상승은수출이큰폭으로늘며내수용물량이줄어들었기때문으로풀이된다.도매시장내반입량이감소하니가격도자연스레뛰는양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살펴보면 26일기준 마른김 한 속(100장)당 중도매인판매가격은평균 1만440원이다. 지난해같은기간 6627원 대비 57.54% 오른것이다. 소매 가격도 10장당 1304원으로전년대비 28.98% 뛰었다.
하지만 수산물 가격관리임무를 맡은 해양수산부는 김가격인상을 김밥가격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해수부 관계자는 “김밥에는 김 외에 들어가는 식재료가 많다”며 “김밥용 김 1장 소비자 가격은100~200원 수준이다. 원가에서김이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가격이오른 것은 많지만 쌀·시금치·계란 등다른재료비상승폭도만만치 않다. 실제무세척당근 20㎏ 중도매인판매가격은지난 26일 기준 8만4820원으로전년보다 53.7% 폭등했다.
지난달 시금치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5.8% 급등했고 깻잎과 오이도 각각 12.4%, 17.8% 올랐다. 계란도최근 대형마트 할인행사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5.7% 올랐고 쌀과 김은7.7%, 6.6% 각각 뛰었다.
지난달 수산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전체 물가 상승률(3.1%)을하회했다.농산물에비하면가격이안정적인편이다.그럼에도해수부는수산물가격과 외식 물가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김가격안정에 나섰다. 정부는오는 7월부터 축구장 3800개 규모에 달하는김양식장을 신규 개발하고 마트·온라인몰에서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을다음달에도진행하기로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통 김이 생산되면내수와수출비율이‘6대 4’였는데 지금은 역전돼 수출이 내수를 많이앞선상황”이라며“지난해우리나라 김수출액이1조원 돌파하며역대최대실적을기록했는데이제는 잘나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은 물론 수산물 물가 안정세가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노력할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