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시청자들,왜‘판타지적사랑’에빠질까?

중국드라마‘삼생삼세십리도화’한국드라마‘사랑의온도’인기현실에선불가능한사랑이야기삶이팍팍한젊은이들끌어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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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방송가의 가장 핫한 이슈는 SB S드라마 ‘사랑의온도’일 것이다. 하명희 작가의 소설 ‘착한 스프는전화를 받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한 멜로드라마‘사랑의 온도’는 방영 내내 ‘2049 시청률 1위’, ‘화제성지수 1위’를 기록했다.

이드라마는 남자주인공 온정선을 국민연하남으로, 신인 양세종을 2017년 대세 배우로 만들었을정도로시청자들의반응은뜨거웠다.

러닝 동호회에서 처음 만난 정선과 현수는 사랑을느끼는 타이밍이달라이별하게 된다. 5년 후재회한 그들은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상처받고어긋난다.

하지만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사랑의 온도’를 맞춰가는 스토리로감정변화가사건이돼극을이끌어 간다.

빠른 스토리 전개, 복잡한 플롯, 자극적인 소재등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들 사이에서 사랑에 빠진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묘사가 서정적인 영상으로 표현된 잔잔한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의눈길을끈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사랑’이라는 주제 때문이아닐까 싶다.

드라마에서사랑은새로운소재가 아니다. 특히한국드라마는 ‘법정 드라마는법정에서연애하는드라마’, ‘의학 드라마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라는 말이 있을 만큼 사랑에 집중한다. 사랑을하지 않으면 ‘썸’이라도 타야 하기 때문에 인물들은항상복잡한멜로라인으로연결돼 있다.

물론 최근 케이블방송을 중심으로 ‘시그널’, ‘듀얼’, ‘구해줘’ 등 장르 드라마가 좋은 반응을 얻고있긴 하지만, 시청률 1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 다.

반면 생을 넘어선 신과 인간의 사랑이야기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케이블 드라마임에도불구하고 지상파 드라마도 넘기 힘들다는 시청률20%를 넘은 것을 보면 역시 시청자들은 ‘사랑’, 그리고‘판타지적인 사랑’을 원한다.

신과 인간의 사랑을 다룬 판타지 ‘도깨비’가 한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중국에는‘삼생삼세십리도화(三生三世十里桃花)’가 있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세 번의 생과 세 개의 세계를 이어가는 변함없는 하나의 사랑 이야기 ‘삼생삼세십리도화’는 중국드라마 시청률 10위 내에자리매김했으며, 드라마 촬영장소를 순례하는 애청자들도나타났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도 중화 TV를 통해 방영된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이는 소설과 영화에 대한관심으로이어졌다.

중국에서 2016년 가장 핫한 드라마로 꼽히는‘미미일소흔경성(微微一笑很傾城)’ 또한 풋풋한20대의 사랑을 간질간질하게 묘사하며 시청자의감성을자극했다.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남녀가 알고 보니 대학선후배 사이이며, 이들이 현실세계에서도 사랑을하게 된다는 캠퍼스 로맨스 드라마 ‘미미일소흔경성’은 한국 대중에게 중국 드라마에 대한 긍정적이미지를형성하는데일조한작품이다.

남자 주인공 양양(楊洋)은 2017년 포브스 선정중화권 스타 랭킹 5위로 꼽히며 대세 배우임을 입증했을뿐만아니라꽃미남배우들이넘쳐나는한국에서도팬덤을확보했다.

주선율드라마에치중하던중국드라마는점차시청자가 원하는 현실적인 소재와 다양한 장르로범위를 넓히며 시청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역시‘판타지적 사랑’이야기가인기를끌고 있다.

전통적으로 동양에서는 사랑의 결실을 결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최근한국과중국의결혼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유행하던 혼밥,혼술문화는이제한국에도트렌드처럼번지고있으며, 중국또한 1인가구가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불안정한 미래 때문에 사랑·결혼·출산을포기하는 20~30대를 지칭하는 ‘삼포 세대’란말이 있다.

현재한국의젊은이들은취업난과 고용불안, 저임금과 높은 생활비용 등으로 젊은 시절 누려야하는 많은 것들을 포기한 채 살고 있으며 사랑 또한 사치로 생각한다. 결혼율과 출산율 또한 점차낮아지고 있다.

이는비단한국만의문제가 아니다. 고용불안과저임금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유럽의‘1000유로 세대’나 사회적 성공을 체념하고 살아가는 일본의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와 같이 경기침체와청년실업문제는세계적인것이다.

조금다른이유에서이긴하지만중국또한최근결혼과 출산율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들이올바른 결혼관과 연애관을 수립하고 배우자를 찾을수있는여건을만들어야한다며‘중장기청년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사랑은 인류의 공통적인 관심사임이 틀림없다.누구나가슴설레는사랑을꿈꾸지만사랑하며살기에우리가처한현실은너무 팍팍하다.

‘상대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랑’, ‘생을 뛰어넘는 사랑’, ‘죽음도 두렵지 않은 사랑’등 드라마에서는 가능한 이야기들이지만 우리의현실은 상대방의 조건을 따지고 머리로 사랑하는빛바랜사랑이다.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사랑 이야기…. 시청자들은드라마를보며나의일상속사랑을 꿈꾼다. 현실에서일어날수없는 ‘판타지적인사랑’에감정을이입한다.

고통스러운 현실, 희망 없는 미래에 대한 암울함을 견뎌내기 위한판타지가 결국 우리가포기한 진정한 사랑은아닐까? 소중한 가치를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할 때다.

[사진=SBS홈페이지]

SBS드라마 ‘사랑의온도’

백해린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책임연구원한국외대문화콘텐츠학박사

중국드라마 ‘삼생삼세십리도화’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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