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끝‘웨이야’…친구·가족문화가보인다

음력12월16일대만서열리는송년회임직원·가족·관련업체직원등참여음주가무는물론경품추첨행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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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12월은 회사 모임에서부터 개인적인 친분 모임까지 다양한 송년회가가득한시기다.

대만에서는 이즈음에 호텔이나 식당에 ‘웨이야(尾牙)’라는 글씨가 여기 저기 걸려 있는 걸 쉽게볼 수 있다. 웨이야는 중국, 특히 대만에서 회사나부서단위로진행하는송년 행사다.

한자로 ‘꼬리’와 ‘치아’를 뜻하는 말이 송년회를일컫는 게 아리송하기도 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야(牙)’라는 의미를 알아야 한다.

‘야(牙)’는 ‘토지공(土地公, 민간신화 속에 나오는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을 뜻한다. 토지공은중국사람들이특히좋아하는재물의신이다. 장사를하는상인은매월 2회, 음력2일과 16일에토지공에게공물을바치며한해의사업번창을기원한다. 간혹대만거리를걷다보면,여기저기가게 앞에 놓여져 있는 작은 테이블에 과일이나 과자등을올려놓고한편에서종이돈을태우는광경을 흔히 볼수 있다. 이처럼 토지공에게 사업 번창을 비는 의식을 ‘쭤야(做牙)’라고 한다. 그래서 한해마지막으로비는의식을꼬리와끝이라는의미를 가지고 있는 한자 ‘웨이(尾)’를 써서 웨이야라고부른다.

정확하게 음력 12월 16일에 개최하는 행사다.하지만 지금은 송년회라는 의미로 12월이나 음력설전 1월에회사사정에맞춰 열린다.

재미있는 사실은 과거에 웨이야 행사에꼭‘닭’을 올렸다고 한다. 대만에서는 상에 닭을 올릴 때우리처럼통닭을올리는게아니고머리와닭발을그대로둔채로상위에 올린다.

닭은재물을관장하는토지공에게바치는제물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회사 웨이야 때 쓰이는 닭에는무시무시한의미가담겨져 있다.

사장이 닭의 머리를 향하게 하는 회사원은 내년부터 회사를 출근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직접 본인에게 해고 소식을 전하는 것이 난감하기때문에 이러한 방법으로 해고를 알려줬다고 한다.해고되는 사람은 웨이야의 주빈이 되고, 그 사람을 위한 최후의 만찬이 행해졌다. 물론 지금은 이런식으로직원을해고하는회사는 없다.

웨이야에는 회사의 임직원 및 가족, 초청 받은공급 업체 등 관련 인원이 대거 참가한다. 이는행사 중간 중간에 추첨으로 주는 상품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상품은대부분 초청 받은 공급 업체가 찬조하는 데 암묵적으로 자신들이 납품하는 규모에 따라 적당한 상품을 알아서 준비한다.

이처럼 행사에서 지급하는 상품을 기부 받는것은 공급업체들에게 공식적으로 찬조하도록 유도해사사롭게개인들에게뇌물을주지말라는의미를담고 있다. 행사추첨상품은 상품권, 휴대폰, TV, 노트북등이주를이루는데규모가큰업체는1등 상품으로 아파트 한 채, 자동차, 오토바이 등도경품으로 준비한다. 사전준비된상품이외에사회자가행사를진행하면서회사경영진이나공급업체사장한테즉석에서현금을희사하도록유도하기때문에참석하는인원의50%이상은상품이나상금을받아간다.

행사는대부분호텔이나식당에서식사를하면서 진행되고 회사의 대표와 임원들이 술을 들고모든테이블을돌면서임직원과가족들에게한해동안 고마움을 표시하고 같이 건배를 제의한다.중간중간에는외부에서온공연단체들이무대로올라와노래와춤으로흥을돋우는데수영복차림의 무희들이 나와 춤을 추는 경우도 많다. 가족단위로 참석하기 때문에간간히 어린 친구들도 있어서우리가 보기에는 좀 당황스러운 장면인데 대만사람들은그리개의치않는다.

대만 대기업 중에 폭스콘(Foxconn)이라는 회사가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대부분 이 회사가 애 플을대신해서중국에서제조하고 있다.

폭스콘 회장 궈타이밍(郭台銘)은 차기 대만대통령 물망에 오르는 등 대만에서는 누구나 아는 인물이다. 10년 전 궈 회장은 웨이야의 이벤트로 중화권 톱모델 린즈링(林志玲)과의 댄스를준비했다. 린즈링은 영화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주유(周瑜)의 아내인 샤오차오(小橋)역을 맡았던 배우다. 웨이야 행사를 위해 사전에 몇 차례궈 회장과 린즈링의 댄스를 준비해 주고 두 사람을 지도한 사람이 린즈링의 개인 무용 지도사였다. 이 행사를 계기로 궈 회장과 이 무용 강사는사랑하는 사이로 발전, 결혼에까지 골인했다. 대기업 회장님과 무용 강사가 웨이야를 계기로 맺어진 것이다.

대만에는회사내에우리처럼동료끼리같이식사하는 회식 문화가 없다. 기후가 더워서 의외로음주 문화가 발달돼 있지 않고 기혼 여성의 60%이상이직업을갖고있는대만에서는대부분맞벌이 부부여서 퇴근하면 가사일을 분담하고 아이를돌봐야 한다. 그래서 웨이야는 대만 사람들에게는1년 중 거의 유일하게 회사 동료들과 어울려 같이식사하는행사인경우가 많다.

지방에 있는 회사들의 웨이야 행사는 거의 동네잔치에 가깝다. 웨이야가 끝나면 대부분 회사들은 음력설 전에 직원들에게 훙바오(紅包, 보너스)를 지급한다. 현재

대만은 웨이야를 앞두

고 조금 들떠 있는 분

위기다.

궈타이밍폭스콘회장과배우린즈링이웨이야행사에서함께커플댄스를추고있는모습. [사진=바이두]

황선미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책임연구원국립대만사범대학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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