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일거의없는원피스를다림질하는‘그녀들’

뤼투의‘중국신노동자’ 3부작마지막편‘여공이야기’통해노동자·아내·어머니로서삶전달 눈물과한숨의노동현장저너머희망과꿈은그녀들삶의원동력

AJU China - - Culture -

지난해 11월중국에서 뤼투(呂途)의 ‘신노동자(新工人)’ 3부작의 마지막 편이라 할 수 있는 ‘여공이야기(女工傳記)’가 출간됐다.

앞서 두 편에서는 신노동자의 도시에서의 생존환경과노동자주체로서자각적각성인담긴 ‘방황과 굴기(迷失與崛起)’ 그리고 뤼투가 직접 산업도시와 노동자 기숙사를 찾아다니며 채록해 정리한그들의생생한삶의이야기인‘문화와 운명(文化與命運)’이 수록돼 있다.

그리고 이제 막 출간된 마지막 편은 도시의 여성노동자에관한 이야기다.

신노동자란 중국 경제가 굴기하고 난 이후 새롭게 등장한노동자군을 일컫는다. 그러나 이들은경제성장 초기 도시의 ‘농민공(農民工)’과는 다른새로운노동자집단이다.

농민공은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로 농촌의 수많은 인구가 대도시를 비롯한 산업도시로 유입됐고,중국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세계의 공장’에 투입되는저임금노동력의저수지를이뤘다.

도시로 유입된 농민공에게 도시개발과 산업화바람은 농사 외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헐값의대량노동력이많이필요했던공장 주나 고용주들에게 이들은 의료와 사회보험을 제공하지않아도되는인력들이었기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국도 초고속 경제성장의 시대가 지났고, 중저속성장추세에 접어들었다. 다른한편으로농촌의 토지가 자본화되면서 부동산시장과 투기시장이확대되기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삶의 기반을 토지에 근거했던 수많은 농민들이 토지에서 유리됐다. 도시에 흘러들어도시기층을이루었던농민공들은다시농촌으로 돌아갈 수도, 고물가와 높은 집값으로 도시에눌러앉을수도없는곤란한지경에처하게된것이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농민공 2세들은 원래‘농부’였던 부모세대들에 비해 ‘영민’했으며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무자비한 착취와 열악한 생존환경의 부당함을 인지하기시작했다.

수많은 동료들의 자살을 목도하면서 노동법에관심을갖고스스로의권익보호에도눈을뜨기시작했다. 이른바 ‘신노동자’라고 하는 새로운 집단이출현한 것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권인 보호와자각적노동자의식을갖춘이들의공동체형성은이제막시작단계를지났을 뿐이다. 게다가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노동자들 가운데 더욱약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노동자의 목소리에도귀를기울여야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노동자로, 아내로, 어머니로, 또 하나의 인격적 자아를 갖춘 인간으로 이제 막 자신의목소리를내기 시작했다.뤼투는이러한여성노동자들의목소리를하나하나기록했다.

1990년대 생 여성노동자에서부터 1950년대 생여성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시간의 흐름이자 여성 생애의 단계에 따른 그녀들의 목소리를생생하게 적어냈다. 이들의 연애관, 결혼관, 가정관, 자아실현, 그리고 미래와 꿈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얼마 전,중국에서 ‘환락송(歡樂頌)’이라는 드라마가큰인기리에 시즌 2의 방영을 마쳤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다섯 여성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소비생활과 연애와 일터를 중심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들이 쫓는 도시의 꿈은 화려한 도시의 네온사인과 높은 빌딩의 스카이라인에 도취돼 있다. 그리고 이런 환상적 이미지로 포장된 도시생활의저 너머 현실과 노동의 현장 속에 뤼투의 ‘그녀들’이 있다.

그녀들에게 있어, 도시는거대하고냉정하며삶은피로와책임의무게로 지난하다. 그럼에도불구하고이들은삶의희망을노래하고 있다.

노동자들의삶과노래를그들이지은시의내용안에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 ‘나의 시편(我的詩篇)’에서도 한 여성 노동자는 자신이 입을 일이 거의 없는 원피스를 다림질하면서 원피스를입고나들이가는꿈을 꾼다.

희망이야말로 한 평도 되지 않는 자신의 일터안에서숨쉬고살아가게하는원동력이기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노래하는 삶의 희망이란 무엇일까? 도시는 이들에게 무슨 꿈을 꾸게 하는가?성공의빛나는아우라속에는어떤눈물과한숨이숨어있는가?

중국의미디어와도시가만들어내는다양한이미지는당대사회의다양한면모가운데편식적으로 한 곳에만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중국 사회와문화를심층적으로이해하기위해더넓은시각적스펙트럼을 갖추고 면밀한 관찰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뤼투의 중국의신노동자’ 3부작.왼쪽부터첫째편 방황과 굴기’, 둘째편 문화와 운명’, 마지막편 여공이야기’표지사진. [사진=바이두]

고윤실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책임연구원상하이대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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