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홍보·마케팅이비슷해보이는구조적이유
유동적이지못한지원정책의한계, SNS시대에독립영화가겪는난점
“관객들이 보기에 ‘독립영화 마케팅이왜다 비슷하지?’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조계영 필앤플랜 대표)라는 말처럼최근 독립영화계의홍보·마케팅 수단은 다소 한정적이다. 시사회,관객과의 대화, 굿즈 프로모션 정도로 축약할수 있다. 상업영화처럼 지상파와 유튜브의 홍보프로그램을 순회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겠지만왜 언뜻 비슷해 보이는 홍보·마케팅만 눈에 띄고 있는 것일까. 홍보·마케팅 실무자들은 이러한상황의구조적인허점을짚어줬다.
첫 번째 이유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개봉지원 사업의 정책적인 한계에 있었다. 독립영화계 전반의 성적이 어려운 상황에서 배급사들은 P&A 비용을 자부담하지 않고 대개 영진위 지원금에 의지하고 있다. “영진위나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관객들의 눈에 띄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 (장선영 영화사진진 기획마케팅팀 부장)인 것이다. 하지만 사업을통한지원금의용처가제한적임에따라홍보·마케팅의 다양성도 적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외 지역에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가려고 해도 교통비나 실비는 정산이 불가능” (주희엣나인필름 기획마케팅총괄이사)해서 오프라인홍보의 반경을 넓히기가 어렵다. 또는 “작품의성격에 맞춰서 예전처럼 관객과의 대면 스킨십을위한파티를열어보려고해도지원금으론불가”하기에 “실질적인 효과를 내는 시사회를 많이여는등반복적이고천편일률적으로돈을쓰게 된다” (조계영 대표)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 이유는 SNS 마케팅이 주류로 자리 잡은 환경의 문제다. 자본의 크기가 곧 SNS 마케팅의 양으로 직결됨에 따라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태생적 차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상업영화의 일반적인 P&A 비용은 30억~40억원으로알려져 있다. 반면 영진위 개봉지원 사업을 통한 “독립영화 P&A 비용은 15년 전쯤부터 계속4천만~5천만원 수준”(조계영 대표)이고 “지금그 돈으로 홍보·마케팅을 모두 충당하려면 건수가 큰 오프라인, 온라인 행사는 엄두도못내는 현실” (김명주 시네마달 홍보마케팅팀 대리)이다. 하물며 지난해 말부터 멀티플렉스 극장에종이전단지배포가법적으로금지되면서“독립영화의 유일한 오프라인 광고 창구마저 소멸” (조계영 대표)했고 “독립영화의 노출 창구는 거의 SNS밖에 남지않았다”(장선영 부장).
SNS 홍보·마케팅에서 독립영화가 살아남는법은 대개 굿즈 프로모션이다. SNS를 통해 단편적으로전달될수있는이미지가필요한것이다. “독립영화든 해외 아트하우스든 배지나 일러스트포스터같은굿즈의이미지가중요해진” (장선영 부장) 상황이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극장굿즈프로모션을하지못할때”가잦고 “포스터를 만들더라도 일반 출력으로만 진행해야하니 상업영화보다 상대적으로 기계적인 결과물만 내게 된다”(수입배급사 관계자 C씨)라는아쉬움도 있다. 즉 서두에 언급했던 시사회, 관객과의 대화, 굿즈 프로모션은 여러 구조적 난점에서 그나마 효과를 낼 수 있는 독립영화 홍보·마케팅 방식이었던 셈이다. 이에 진명현 무브먼트 대표는 곧 개봉하는 <돌들이 말할 때까지>의 관객과의 대화 게스트로 “영화의 성격에맞는 시인, 작가 등 독립영화 바깥의 분들을 초청”하면서 “독립영화를 찾는 관객층의 범주를넓히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언제나 그랬듯,독립영화는 정해진 틀 안에서도 각자의 활로를찾아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