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히어로즈

Ilgan Sports - - Entertainment - (hooam.com/인터넷신문whoim.kr)

2008년 7월 초 나는 처음으로 히어로즈구단과인연을맺게됐다.당시히어로즈를 제외한 7개 구단은 모두 재벌의 소유였다.재벌기업은홍보비의 10분의1수준으로프로야구단을운영해큰광고효과를거둘수있었다.당시에는 자금이 넉넉한 대기업이 아니고선프로야구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꿈도꿀 수 없었다. 그런 일을 히어로즈가시작한것이다.히어로즈와처음인연이닿았을 때,설레면서걱정이 앞섰다. 어린시절부터야구를무척사랑했던팬가운데한사람으로서평생의꿈이이뤄지는 생의큰이벤트가눈앞에있었지만선뜻다가갈수 없었다.프로야구단을과연운영할수있을지막막했다.꿈과현실의갈림길앞에서얼마나많은고민을했는지모른다.

한국프로야구의새지평을열수있다는마음으로히어로즈에투자할것을 결심한 뒤 내 마음은 벅차올랐다.해프닝도 있었다. 공식적으로 알리지않은상태에서본의아니게칼럼을통해구단주대행직수락에관한소견을밝힌 것이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하고말았다.소리소문없이일하려다일을더키운셈이었다.나는 ‘히어로즈’라는 말이 좋았다. ‘영웅들(Heros)’이라는 뜻도 있지만‘Here’s roses(장미가 있다)’라는 의미로도해석됐다.비록적은돈으로시작했지만우리는영웅도,장미도될수있는구단이라는확신이들었다.히어로즈와 인연도 극적이었다. 구단의 스폰서가 되겠다고 선뜻 나서주는기업이없었다.많은기업관계자들을만났지만모두 비관적이었다. 히어로즈에는 유명한 선수도 없었고 성적도 하위권이었다. 유명기업과스폰서계약을맺는것이쉽지않았지만, 2010년히어로즈와스폰서계약을맺고지금까지인연을이어왔다.그렇게 히어로즈는 ‘넥센 히어로즈’가 됐고 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나는넥센히어로즈의구단주대행직을 수행하며조용하면서도구단이홀로 설 수 있도록 힘을 아끼지 않았다.히어로즈는시구자부터 달랐다. 주로연예인이 시구하는 다른 구단과 달리 ‘우리 모두가 영웅들’이라는 모토로환경미화원,우체부,소방관같은보통사람들이시구해 줬다.그분들이공을던지는순간의감동은평생잊지못한다.

구단주 대행직을 맡으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하위권에 머물던 넥센히어로즈가 201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였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했던가.그해암판정을받으면서넥센히어로즈와관계된지분을모두정리했다.하지만해야할일이남아있어구단주대행은그대로 유지했다. 그때빠른 쾌유를 비는 사인 볼을 보내 준히어로즈선수들에게칼럼을통해고마움을전하고싶다.

이젠 그동안 명목상으로 유지하고있던 구단주 대행이라는 직함도 내려놓으려한다.지난10년은내게꿈같았다. 히어로즈는어렸을때부터지독히야구를사랑했던한야구광에게꿈의완성판이었다. 히어로즈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재벌만이 야구단을 경영할수있는것이아니라는사실을보여줬다. 결코쉽지않은길이었지만히어로즈는한국야구역사에뚜렷한이정표를세웠다고생각한다.뇌종양으로 투병하는 와중에도 눈을 감으면 고척스카이돔을 뒤흔들던넥센히어로즈팬들의우레와같은함성이들리는것같았다.이제모든것을내려놓고 히어로즈 팬의 한 사람으로돌아가려고 한다. 그동안 히어로즈를거쳐간 선수들과 코치들, 관계자들에게고마운마음을전하고싶다.무엇보다 지난 9년 동안 히어로즈의 스폰서가돼준넥센측에도감사를표하고싶다.앞으로도현경영진이새로운스폰서와잘해나가리라고믿지만항상초심을잃지않길바란다.히어로즈의영원한팬으로서히어로즈의앞날을위해기도한다.아듀!히어로즈. 차길진넥센히어로즈프로야구단구단주대행은 사단법인 후암미래연구소 대표,서대문형무소역사관운영자문위원등을역임하고 있다. 2014년 화관문화훈장을수훈했다.

Newspapers in Korean

Newspapers from Korea, Republic

© PressReade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