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선수가오고싶어하­는팀만들고싶다”

Ilgan Sports - - 프론트 페이지 - 이형석기자

차명석(51) LG단장은스토브리그­를단장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부임과 동시에 그렇게말을 했고,행동으로옮겼다.봄부터가을까지전쟁터­와같은현장에서치열하­게 싸우는 감독이 겨울만큼은 잠시 휴식하는 대신, 스토브리그기간에는팀­전력을 가꿔야 하는 단장이 전면적으로 나서는길을 선택했다. 신임단장이부임한이번­스토브리그에서이런경­향은더공고해졌다.

그런데차명석단장은이­런철학과신념탓에이번­스토브리그에선곤욕을­치르기도했다.내부FA와계약하는과­정에서‘선수에게유리한계약을­한것 아니냐’는 이야기를듣곤했다.단장부임후지난1년내­내 기대 이상의 팀 성적, 성공적인 트레이드·새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많은 지지를얻었지만이번겨­울만큼은비난도꽤받아­야만했다.

하지만차명석단장은고­개를 내저었다. “단장직을 수행하면서이를두려워­하거나힘들어해선안된­다.긍정과부정의의견을모­두겸허히수용한다”며“요즘은내가과연 팀을 잘 가꾸어 나가는지 고민 탓에 힘들다”고했다.

현역 생활을 포함해 20년 가까이 ‘줄무늬유니폼’을입고있는그는LG트­윈스의발전을위해,최선의답을찾으려고한­다.차명석단장의삶은은퇴­이후확바뀌었다. 15년 넘게새벽 6시에 눈을 뜨고, 연간

100권의책을읽고,일기를쓰고있다.자신의부족한점을메우­기위해현역생활보다더 치열하게 살아왔다. 개인 통산 38승37패 1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어쩌면평범한투수였던­그가코치와해설위원성­공가도를달릴수있었던­이유일지모른다.

지속적인강팀· 3~4년주기우승

스토브리그에선단장역­할중요

3위이상목표 KS진출하고싶다

차명석단장은프런트의­수장으로뚜렷한목표와­신념속에‘트윈스의성공시대’를열어젖히고싶어한다.

-이번에힘든겨울을보내­지않았나?

“무슨의미인지알고 있다. 평소기사댓글을보지않­는편이다.얼마전까지지인들이‘너는왜악플이없냐’고했는데요즘은‘욕 많이 먹더라’고 한다. (FA 계약후여론) 그것때문에힘든건전혀 없다.단장직을수행하면서이­런이유로힘들다고하는­것은옳지 않다. ‘내가생각했던것만큼팀­을 만들어가고 있나’라는 고민 때문에 어려울 뿐이다. 나머지 다른부분때문에 힘들다면단장을해선안­된다.”

-이번에 ‘내부 FA(프리에이전트) 3명과의 계약이 너무 후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있었는데.

“사실오지환과의계약전­까지팬들께서Dm(direct message)를 보내주셨다. 많을때는하루에500­통이 넘었다.모든메시지를다읽을수­없을 정도였다. ‘오지환과계약못하면잠­실구장을불바다로만들­겠다’ ‘가만두지 않겠다’ ‘무슨 수를써서라도 꼭 잡아달라’는 요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인터넷 댓글을 보면 ‘거품이다’ ‘절대 잡지 마라’는 글들도 많았다. 어느쪽을따르든욕을먹­을수밖에없는상황이었­다.나는LG 단장이다.우선순위가있지않겠나. 오지환과 계약 후엔 ‘과하지도 적지도않은적당한금액­에계약했다’는축하와 격려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일부 팬에게는‘더많은돈을줘도되지않­았나’라는의견도있었다.”

-FA계약에대한평가는.

“인기 영합의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그선수(오지환)가 그 정도의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제시한 것이다. 어느 모그룹이든 (FA 계약의) 돈을 함부로,또쉽게 주지 않는다. 선수에 대한 가치와 향후기대, 시장상황등을반영해 이뤄진다. 사실누적기록을보면오­지환보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이 낮은선수들이더많은금­액을받아왔다. FA선수를평가할때W­AR과세이버매트릭스­를언급하는데오지환은­이에대한수치가높으니­까오히려삼진과실책등­을거론한다.오지환에게만큼은요즘­강조되는데이터분석정­보가자료로언급되지않­는다.오지환에대한(여론이)안좋기때문에그런것같­다.” -속으로답답함도있었겠­다.

“아니다. LG팬도중요하고전체­야구팬도중요하다.한쪽의생각보단여론의­다양성을중요시해질책­도받아들인다.양쪽의의견을겸허히받­아들이되 LG 팬을좀더우선시한다. 오지환이 좀 더 잘하길 바랄뿐이다.”

-2018년 10월 LG 단장에부임해벌써 1

년5개월여흘렀다.어떤가.

“완전히 다르다. 처음에는 굉장히 잘할줄알았는데시간이­지날수록굉장히어려운­자리임을느낀다.상수보다변수가많다보­니 하루하루 전쟁터 같다. 현장에서 느끼지 못한 긴장감을 매일 느끼고 있다. 가장 어려운 점이 사건 사고와 선수단 부상,팀전력강화를위해시도­하는트레이드등갑작스­러운변수발생이다.답이없는데가장알맞은­답을찾으려니어렵다.처음에는‘단장그까짓것하면되지’라고여겼다.주변을둘러보면정작관­련지식과경험은많은데 일을 잘 수행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않나. 그런 점에서 김태룡 두산 단장을 보면내공이느껴진다.언론에크게부각되진않­지만, 항상팀을잘 만들어낸다. 정말무서운 거다.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팀의 내실을잘다진다.그런모습을보면‘내가아직부족하구나’싶다.내가뭘준비하고,어떻게하는게맞는건지­정확히모르는점이겁나­고무섭다.”

-반면 부임과동시에 ‘겨울은 단장의시간이다’라고 했다.언론과적극적으로소통­하는스타일이지않나.

“요즘은 성민규 롯데 단장이 가장 핫하다. 예전부터스토브리그에­선단장의역할이중요하­다고느꼈다.요즘보면정민철한화단­장이나성민규단장이전­면에나서구단을 홍보하고 팀의 비전과 철학 등을 제시한다. 그래야스토브리그가재­밌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가운데 내가 반성하는 부분은 팬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만, ‘과연 팀을 잘 만들고 있나’ ‘내공을 갖춘 선배 단장의 모습을 잘 쫓고 있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가장 좋은 건 단장이 적극적으로나서면서팀­전력을잘갖추면가장좋­은데…‘겨울은단장의시간’이라는측면에서마중물­역할을했지만, ‘과연팀을잘만들고있나’라는고민은단장2년차­에더커졌다. ‘단장차명석’으로조금더성장하기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찾고있다.감독과코칭스태프,선수단을어떻게도울지 고민하다 보니 지금의스토브리그가고­난의시간이다.”

-반대로과거언론을통해­밝힌얘기들이부메랑으­로돌아오는경우도꽤있­는데. “가장싫어하는말이‘가만히있으면중간은 간다’라는 얘기다. 그러려고 이 직업(단장)을하는건아니지않나.야구가위기라고하는데­그렇다면화두가있어야­한다.개인적으로일단말부터­뱉고시작하는스타일이­다. 그래서 곤혹도 많이 치르는데,또그래서지키려고노력­하게된다. 2013년LG투수코­치에부임한뒤‘전년도팀평균자책점 1위 삼성을 잡겠다’고 공언했다. 다들미쳤다는 반응이었다. (2012년 팀평균자책점 8위였던 LG는 실제로 2013년 3.72로부문1위를 차지했다.)지난스토브리그에선 3루수 트레이드 영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당시에도 ‘이를 공개적으로언급하면 될 일도 안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먼저말을뱉고이뤄내지­못하면욕을 먹고 질책을 받아야 한다. 다만 그렇게먼저얘기해야누­구든관심을두지않겠나.가만히있으면욕은안먹­을수있다.과연 ‘그것이 프로야구 위기 속에서 올바른스탠스’인지모르겠다.마중물이든불쏘시개 역할을 해야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다.비난이 두려우면 이 자리(단장)에 있으면안 된다. 단장의연봉이높은 이유다. 욕먹을 각오로 해야 된다. 감독이 필드의 결정권자라면,구단운영과관련해선단­장이비난을들어야만한­다.”

-그렇다면 선수출신단장이늘어나­면서서로경쟁의식을느­끼진않나.

“아니다. 나를포함해 정민철, 성민규단장은 메이저리그를 공부하거나 중계한 공통점을 지녔다. 단장이 직접 ‘왜 브리핑을해야 하는가’에 대해알고 있다. 반면다른단장님은 묵묵히 업무를 수행한다. ‘어느쪽이 좋다, 나쁘다’는 식의 문제가 아니라방향성이 조금 다를 뿐이다. 색깔이 달라팬들에게도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 같다.시기와질투보다서로의­장점을보고배운다.상호보완적관계가될수­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비시즌 동안사건사고가잦았다.

“선수단 관리 부분에 있어 구단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지만 그것만으론 어렵다는공감대가퍼져­있다.선수들이프로의식, 도덕적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래서선수들에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징계를내릴수밖에 없었다.선수들이불미스러운사­건에연루되지않도록노­력하고있다.” -앞서말해왔듯쉽지않은­자리임이분명해보인다.

“남이 하는 일, 쉬운 일을 잘 안 하려고한다.과거메이저리그해설을­맡은것도같은 이유다.사실메이저리그에관해­지식이별로 없어, 주변에선‘바보 소리들을테니하지 말라’고 만류했다. 맨땅의 헤딩이었다. 그러면서 해설할 때 자학개그를 했다.단장을맡은것도어렵고­힘든업무로택했다. 처음에는단장 제의를 받고선 ‘아직은제가깜냥이안 된다’고 거절했다. 당시면접관중한분(이규홍LG트윈스대표­이사)이 ‘그동안 LG에서녹을받았으면­책임감이 있어야 하지 않나. 어떻게 편한 일만 하냐’고 하셨다. 그한마디에단장직수락­을결심했다.”

-요즘도6시에기상하나.

“그렇다. 보통 5시 30분~6시에 일어난다. 야간 경기 후에 술자리가 있어도 항상지키려노력한다. 365일중의330일­은지킨다. 자정에잠들면 6시, 새벽 1시에 누우면7시에일어난다.”

-특별한신념이있는것인­가. “유니폼을벗고‘더는이렇게살면안되겠­다’고 반성했다. 그때부터 목표로 삼은게 세 가지다. 첫째 무조건 새벽에 일어나기, 두번째연간독서 100권, 세번째일기쓰기다. 새벽 기상은 남들보다 게을러서,독서는남들보다지식이­부족해서,일기작성은기억력이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어느덧 20년이 다 됐다. 2006년부터 작성한 일기에는 경기 내용과 코칭 등 LG의 역사가모두 담겨 있다. 다만 단장이 되고 지난해책을60권밖에­못읽었다.

차명석단장의테이블위­한쪽편엔각종서적과 일기장, 강연 등을 위해 만든 신문스크랩(시사 및 정치 위주)이 가지런히 꽂혀 있다. 벽에는 스크랩 기사가 붙어 있었다.

-단장 재임기간 LG에서만들고싶은그­림이있다면.

“세 가지다. 지속적인 강팀, 3~4년 주기로 우승, 마지막으로 모든 선수가 오고 싶어하는팀을만들고싶­다.”

-창단 30주년을 맞아선수단 모두우승포부가상당하­다.솔직히우승가능성을어­떻게보나?

“전력만놓고보면두산과­키움, SK가우리보다앞선다. NC도나성범의부상복­귀로한층힘을얻을수있­게됐고,롯데도상당히팀전력이­좋아졌다.지난해정규시즌79승­으로4위를했을때(개인적으로)올해목표를3위이상으­로잡고한국시리즈(KS)까지진출했으면하고 생각했다. 현재전력으로정규시즌­1위는 쉽지 않다. 다만창단 30주년을맞아선수단­도‘어렵겠지만한번해보자’라는분위기가자연스럽­게형성됐다.감독,선수,프런트가한데뭉치면시­너지효과를기대할수있­지않을까?또단기전은모르니까…프로야구팀은모두우승­을꿈꿔야하나, 전력의간극을어떻게메­워나가느냐가감독과단­장의역할이다.

가장싫어하는얘기가

가만히있으면중간은간­다

일단말부터뱉고시작

욕먹을각오없으면단장­못해

6시기상,연간독서100권

일기쓰기는은퇴후철칙

LG제공

차명석LG단장(왼쪽)이 LG스프링캠프가진행­되고있는호주시드니블­랙타운인터내셔널스포­츠파크에서류중일LG­감독과함께포즈를취하­고있다.

차명석단장이쓴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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