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눈빛허재,아이들앞에선“허허허”

JoongAng Ilbo - - 스포츠 - 고양=박린기자[email protected]

“너피자먹으려고온거지?”

“아니에요.감독님한테농구배우러­왔죠.”

“허,귀여워죽겠네.짜식~.”

5월5일어린이날, ‘농구대통령’허재(54)와 손재우(12·경기도파주시)군이나눈대화내용이다.지도자시절선수들에게­매서운‘레이저 눈빛’을날리던허재전대표팀­감독은아이들을가르치­면서“허허허”웃었다.

허재감독은지난3월경­기고양시재활스포츠센­터에‘허재농구아카데미’를열었다.천하의허재가엘리트농­구선수가아닌평범한초·중·고교학생들을가르치는­것이다.수업은금·토·일요일사흘동안진행한­다. 20명으로구성된각반­마다1시간30분씩다­섯클래스를가르친다.기자가현장을찾은지난­5일에도허감독은아이­들의레이업슛을몸으로­막으면서열정적으로농­구를가르치고있었다.농구교실을연지석달도­채안됐는데회원은벌써­200명을넘어섰다.허감독은어린이날을맞­아아이들에게피자를사­주고,가방도선물로줬다.

엘리트선수들을놔두고­어린이를위한농구교실­을시작한이유를물어봤­다.허재는“프로팀감독도해봤고,대표팀감독도해봤다. 10년넘게쉼없이달려­왔는데이제아이들을가­르치면서초심으로돌아­가고싶었다”고말했다.농구교실을돕고있는프­로농구TG삼보센터출­신정경호(49)코치는“허재감독님은수익을위­해서가아니라사회환원­차원에서이일을시작했­다”고전했다.

2005년부터 10년간 전주 KCC를 이끌었던허감독은지난­해9월대표팀감독에서­물러난뒤‘야인’생활을하고있다.허감독은“언젠간아이들을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프로선수가아니­라아이들을가르치다보­니정신이하나도없다”며 “오죽했으면 (목소리를잘전달하기위­해)무선마이크까지샀다”고말했다. 지금은취미반형식이지­만재능이뛰어난아이가­있다면선수로키울계획­도있다.

경기고양시에농구아카­데미열어주말마다초중고교생지도두아들허웅·훈도깜짝방문덩달아나도젊어지는것­같다

허재는초등학교4학년­때농구를시작했다.특별활동때서예부대신­농구부에들어간것이계­기가됐다.학창시절엔매일줄넘기­이단뛰기를500회 이상반복했던악바리였­다.그덕분에허재는 1990년세계선수권­이집트전에서홀로 62점을 몰아넣었다. 농구대잔치최우수선수­상(MVP)도3차례받았다.

허감독은“나는국민학교때부터합­숙생활을했다.마치군대같은분위기였­다.감독님이무서워서항상­긴장하면서지냈다.돌이켜보면‘좀더즐겁게농구를했으­면어땠을까’하는아쉬움도있다”고털어놨다.

농구교실아이들에게허­재감독이선수시절활약­했던유튜브영상을보여­줬다.조의종(15·고양시탄현동)군은“겉모습만보면그냥옆집­아저씨같은데슛과돌파­가엄청나다”며놀라워했다.농구교실을돕고있는중­앙대선수출신정성구코­치는“농구대잔치시절을기억­하는학부모들은허재감­독님에게달려가사인도­받고셀카도찍는다”고전했다.

허재감독의두아들은현­재프로농구에서활약중­이다.원주DB의슈팅가드 허웅(26), 부산KT의포인트가드­허훈(24)이다.허재는“아들에겐제대로농구를­가르친적이없다.골프로치면레슨프로가­드라이브샷자세를한번­잡아주듯슛자세나드라­이브인동작을잠깐봐주­는게전부였다.그런데웅이는나와슛자­세가비슷하다.훈이는눈치가빨라서어­깨너머로배웠다”고말했다.

허웅·허훈형제는지난4일아­버지가운영하는농구교­실을깜짝방문해서아이­들과즐거운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의사인요청에응­하면서원포인트레슨도­해줬다.허재감독은요즘종종농­구교실근처의사무실에­서잠을잔다고했다.그만큼아이들을열정적­으로가르치고있다.오는14일엔고양시발­달장애인선수10명을­데리고일본팀과경기를­하기위해후쿠오카에다­녀올계획이다.

“내가좋아서하는일이에­요.아이들을가르치는게참­좋네요.애들과함께코트에서뛰­다보면내가젊어지는기­분이들어요.”

고양=김경록기자

농구아카데미를연허재(가운데)전국가대표감독이아이­들과함께활짝웃고있다.감독시절흰머리가많았­던허재는“아이들과함께하니젊어­진것같다”며웃었다.

직접패스를하면서열정­적으로아이들을가르치­는허재전국가대표감독. 고양=김경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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