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검찰vs금성경찰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검·경사이에수사권전쟁이­나면시민들은무력감에­빠진다.잠시잊고지내던 사실,우리가얼마나살벌한수­사기관들의치하에사는­지를상기하게된다.검찰주장을따라가보면­경찰수사는섬뜩하다.한전직검찰간부는지인­이 경찰 수사과정에서 요구받았다는‘금융거래정보제공 동의서’를 보여줬다.지난5년이상의모든금­융계좌거래내역을제공­하겠다는내용이적혀있­다.그는“경찰이광범위하게계좌­를뒤지겠다며본인동의­를요구하면피의자가감­히거절할수있겠느냐”며 “전국각지에서경찰이검­찰의통제없이수사에나­선다면자영업자를비롯­해많은사람들이시달릴­것”이라고주장했다.

한전직경찰서장은,경찰이실적경쟁때문에­아파트앞에서지로용지­를주운폐지수거할머니­를절도사건으로입건한­사실을폭로하기도했다.

공포스럽긴검찰수사도­마찬가지다.피의자를고문하다죽게­하거나용의자를검찰청­사로불러내성적으로유­린한몇년전사건을떠올­릴필요도없다.지난정부에서무혐의처­분을받았던김학의전법­무차관이정권교체후해­외에나가려다붙잡혀구­속되는현실은그가받는­혐의내용만큼이나민망­하다.권력자의뜻에따라검찰­수사결과가정반대로뒤­집히는일은흔하다.검찰조사를받아본한검­사출신변호사는“검사가프레임을짜놓고­진술을계속요구하는데­기가막히더라”며“검사선배인내게도이러­는데일반시민에게는오­죽하겠나싶더라”고했다.

이쯤에서시민에게묻고­싶다.경찰수사를받겠는가, 검찰수사를받겠는가.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타고신설된다는새수­사기관에솔깃하지만자­격미달이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라는이름에서알수있듯­판·검사나고위공무원쯤돼­야공수처와마주할수 있다.평범한시민은검찰과경­찰의격투기를조용히지­켜볼수밖에없다.

수사지휘권·종결권등쟁점은 많다.그런데양쪽얘기를듣다­보면같은용어에대한검·경의설명이너무다르다.구로사와아키라감독의­영화‘라쇼몽(羅生門)’을 보는 듯하다.숲속에서벌어진강간·살인의혹사건을두고관­련자들이상반된진술을­하는이영화처럼검·경의판이한주장이당혹­스럽다.

대표적인게 수사지휘다. 검찰이말하는 ‘지휘’는 ‘감시’에 가깝다.경찰이범죄를몰래덮거­나무고한사람을괴롭히­는지 지켜보면서 수사가 옳은 방향으로 진행되도록통제하는 행위다. 2017년경찰이식품­의약관련뇌물사건을수­사하면서세무공무원만­구속하고돈받은경찰은­쏙빼놓은걸검찰이밝혀­내경찰관을구속한사례­를거론한다.문무일검찰총장이“(수사를) 당하는사람기준으로생­각해야한다”고말한건경찰의부당한­수사를검찰이감시해야­한다는취지로해석된다.

반면경찰은‘지휘’를‘갑질’로풀이한다.온갖허드렛일을경찰에­떠넘기고나쁜의도를관­철하기위해‘지휘’의칼을휘두른다는논리­다.한현직총경은“수사경찰이라면검사의­불순한지휘로고생한기­억을다들갖고있다”고말한다.검사장이무면허운전사­건과관련해부당한지시­를하는바람에검사장이­바뀔때까지경찰에보완­수사지휘를하며버텼다­는한부장검사의고백도 있다. ‘경·검협력관계설정’이라는민갑룡경찰청장­의구호에는현재의검경­관계가‘갑과을’이라는전제가깔려있다.

‘수사종결권’도그렇다.검찰손에있는이권한을­경찰에게도나눠주느냐­가관건이다.경찰은‘종결’이‘시민편의’를뜻한다고 말한다. 경찰조사단계에서화해­로끝낼수있는사건을지­금처럼검찰에보낼필요­가있느냐는 것이다.그러나검찰에게경찰의‘종결’은 ‘비리은폐’와 동의어다.악질범죄를경찰이슬쩍­덮을수있다는것이다.

검찰과경찰이핵심용어­를서로다른별에서온사­람처럼쓰는한타협은불­가하다. 20일 발표한경찰의‘국가수사본부’ 설치도, 앞서나온문총장의‘검찰직접수사축소’도묵직한내용이지만두­기관은눈길도주지않는­다.화성에서온듯한검찰과­금성에서온것같은경찰­의접점없는대립을밖에­서는‘밥그릇싸움’이라고부른다.그릇에담기는밥은시민­이다.그만큼다퉜으면이제시­민의목소리도들어봐야­하지않을까.용어부터알아듣기쉽게­정리해줘야한다.그들에겐밥으로보일지­몰라도지구의주인은시­민이다.

권근영의숨은그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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