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있는자들만의패자부활­전

취재일기

JoongAng Ilbo - - 뉴스 -

“추천리스트에있기때문­에해당지원자들이다시­한번평가를받을수있는­자격을얻은게맞습니까?”(검사)

“한번더본것은맞습니다.공정성에대해맞느냐한­다면깊이반성하고있습­니다. 그때당시에는인지하지­못하고했는데…”(증인)

지난24일서울서부지­법에서열린함영주전하­나은행장등에대한재판­에는 2016년 채용을담당했던하나은­행관계자오모씨가증인­으로 출석했다.그의입을통해나온채용­비리의민낯은적나라했­다.

채용은‘추천리스트’중심으로돌아갔다.리스트에는90여명지­원자의이름이적혀있다.이름옆에한자 장(長)이붙은이들은함전행장­이추천한사람이었다. 리스트에는행장뿐아니­라장기용하나GMG대­표와임직원들추천자들­도있다.오씨는이추천리스트를­무려36회나출력했다.추천리스트에 등장하는 지원자들은전형단계단­계에서특혜를본것으로 나타났다. 서류전형에서탈락했는­데다시합격자로변경된­이도있고,태도점수5점감점이됐­지만감점이사라진경우­도있었다.합숙면접후보가아니었­음에도추가로합숙면접­에들어가기도했으며,결정적으로최종합격자­가뒤바뀌기도했다.

오씨는추천리스트는존­재하지만합격을한사람­들은실력을갖춘이들이­라는취지의진술을이어­갔다.실제로리스트중 10여명은 자력으로서류를통과했­다. 나머지 70여명을 대상으로다시평가해도­저히합격을시킬수없는­10여명은서류전형부­터탈락시켰다고한다.그들만의경쟁이었다.

여성합숙면접합격자가­너무적어좀더늘리자는­지시가떨어지자인사팀­은리스트에있는여성필­기합격자중고득점자에­게면접기회를줬다.오씨는“다시합격이된여성들은­점수가높았으며남성이­었으면합격했을점수”라고했다.하지만불합격과합격사­이에있던 100여명의 ‘빽’없는 여성지원자들은고려대­상조차아니었다.

이날재판에는방청객이 가득했다.앳돼보이는 20대중반의청년들도­많았다. 이들중에는불합격한지­원자도있었으며,재판중간중간한숨을쉬­는모습도보였다.누군가에는한번밖에주­어지지 않는 기회지만 누군가에는끊임없는패­자부활전이 주어졌다. 패자아닌패자들에게새­로운기회가주어질때낙­방한취준생들은어떤심­정이었을지짐작이간다. 은행권채용비리와관련­해발의된채용비리방지­법은아직국회를통과하­지못하고있다.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려면이러한 채용비리가 반복되지 않도록사회시스템이정­립돼야한다.

박해리

사회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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