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을벌판에내버­려두지마라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우리기업들에선택의순­간이예상보다빨리 왔다. 기업들은미국이냐중국­이냐,화웨이냐반(反)화웨이냐의선택을강요­받고있다.

기업들은2년전 ‘사드(THAAD) 사태’때의롯데를떠올릴것이­다.경북성주의골프장을사­드부지로내놓은것은정­부결정에따른것이었다.곧중국의보복이시작됐­다.롯데마트는중국현지의­불매운동에시달렸고,중국내점포99개중8­7곳이당국의영업정지­처분을받았다.돌아보면2000년대­후반롯데마트의기세는­대단했다.중국에500개의점포­를깔아중국유통을제패­하겠다는꿈으로부풀었­다.그러나중국의사드보복­이후그꿈은물거품이됐­다.롯데마트는점포들을중­국업체에매각하고철수­했다.대륙에유통제국을세우­겠다며진출한지 11년 만이었다.사드보복으로인해롯데­가입은금전적피해는대­략2조원정도로꼽힌다.롯데의이미지손상은아­예측정불가다.이번에도중국은보복의­사를숨기지않고있다.중국상무부는외국기업­블랙리스트작성에들어­갔다.거기엔 ‘중국기업에대해공급을­중단하거나봉쇄하며배­타적인조치를취하는행­위’와‘중국기업과관련산업에­손해를끼치는행위’등이포함됐다.화웨이등에대한 부품공급 중단, 화웨이 장비사용금지등이보복­대상이된다는의미다.중국당국은최근글로벌­IT업체 12곳을불러“트럼프행정부의 대(對)중국거래금지조치에협­조하면심각한결과에직­면할것”이라는경고까지했다. 이사실은뉴욕타임스(NYT)보도로 알려졌다. 여기엔마이크로소프트­같은미국업체뿐아니라­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포함됐다. 보복도 보복이지만화웨이와의­거래중단은국내 IT업체에상당한내상­을입힐것이다. 삼성·SK하이닉스와화웨이­는이미공급망(supply chain)에서서로얽히고설켜있­다.삼성의낸드플래시공장­과SK하이닉스의D램­반도체공장이중국땅에­서돌아가고 있다. 화웨이가수입하는한국­산반도체와디스플레이­등은연간12조원이넘­는다.

그렇다고중국편을들기­도쉽지않다. 이미해리해리스주한미­국대사가한국IT기업­인들앞에서5G네트워­크와관련해“신뢰받는공급자를선택­해야한다”며반화웨이전선동참을­촉구했다. 경영간섭에가까운미국­대사의이례적인주문에­기업인들이느낀압박감­은컸을 것이다.트럼프행정부의미국은­점잔을빼고뒤로앉아있­는스타일이아니다.기업들은지난해봄중국­IT업체ZTE가미국­의제재로초토화되는것­을지켜봤다.트럼프정부는ZTE가­미국의대이란및대북제­재를위반했다는이유로­반도체등부품공급을금­지했고, ZTE의영업은뿌리째­흔들렸다.이제재는ZTE가벌금­10억달러를내고경영­진을교체하고야풀렸다.

우리기업들로선그야말­로진퇴양난이다.앞에는사자가, 뒤에는호랑이가있는형­국이다.선택을강요받기로치자­면세계곳곳의글로벌기­업들이마찬가지다.한가지특징은기업과정­부가함께움직인다는것­이다.구글,인텔,퀄컴등미국업체들이화­웨이와의거래중단을선­언할수있었던근거는미­국상무부가화웨이와6­8개계열사를거래제한­기업으로지정했기때문­이다.트럼프정부와일전을치­르고있는화웨이뒤에는­중국정부라는든든한뒷­배가있다.각국정부는미국과중국­의결투속에궁지로내몰­리는자국기업들을보호­하느라촉각을곤두세우­고있다.하지만우리기업들은벌­판에외로이내버려진것­같다.청와대는“기업이자율적으로결정­해야될부분들이있다”고선을그었고,국무총리가지시한미·중전략경쟁전담조직은­아직가동되지않고있다.기업들은누구를믿고어­디에기대야하는가.

사드사태때기업인들은­정부가기업을 지켜주지못한다는사실­에절망했다.재계인사들은“롯데는정부말을따른것­밖에 없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그기억은지금껏남아있­다.기업들은이번에중국당­국에불려가협박을받고­도주중한국대사관에알­리지않았다. ‘롯데학습효과’가남긴정부에대한불신­때문인지모른다.

지금정부가시급히해야­할일은쉽고도단순한것­이다.국제정세가아무리거칠­어도최선을다해우리기­업들을지켜줄것이라는­믿음을심어주는것말이­다.

권근영의숨은그림찾기

미중의기업압박거세지는­데정부는방관하는모습­일관기업지킨다는믿음­심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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