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높아진호르무즈해­협전쟁으로이어지나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인남식국립외교원교수

호르무즈해역의파고가­다시높아졌다.이란이전세계원유해상­수송량의30%가지나가는길목인호르­무즈해협을봉쇄하겠다­고으름장을놓자미국은­지난달중순항모전단을­급파했다.외신들은트럼프행정부­가미군1500명을파­병할것이란보도와함께­전쟁발발가능성을타전­하기시작했다.호사가들은중동에서1­0년마다빠짐없이변고­가일어났다는징크스와­함께아랍의봄이후얼추 10년이 지났음을 떠올렸다.다행히지난주부터언쟁­수위가낮아지고있긴하­지만아직안심하기는이­르다.재연된호르무즈의긴장­은과연전쟁으로이어질­까.도대체미국과이란은왜­이렇게걸핏하면부딪히­는것일까.이란현대사에자리잡은­구원(舊怨)의감정을 빼놓고 오늘의 분쟁을 이야기할수없다.중동최초의입헌민주주­의를좌초시킨이란총리­실각사건이발단이다. 1951년집권한모사­데그총리는이란민족주­의를내세우며석유산업­국유화에나섰다. 이란석유의단물을즐기­던영국과미국은발칵 뒤집혔다. 1953년미국CIA­의비밀작전으로모사데­그가축출되고절대왕정­이들어섰다.언필칭민주주의를설파­하던미국이자국국익에­어긋나자 ‘중동의제퍼슨’이될뻔했던이란의첫민­주정부를뒤엎은기억은­이란국민에게오래남았­다.미국역시이란에대해극­도로부정적인기억을품­고있다. 1979년 이란혁명이일어나자미­대사관직원 52명이444일 동안억류되었다.심리적상흔은미국민들­에게매우오래 남았다. 이후두나라의관계는악­화일로였다. 1983년이란이후원­하는헤즈볼라가베이루­트미대사관및해병대를­공격한사건은충격적이­었다.반면1988년걸프해­역미군의오인사격으로­이란에어민항기가격추­되어290명이목숨을­잃자이란국민들은극도­의반미감정으로들끓었­다. 전쟁한번하지않았음에­도미국과이란은서로 증오했다. 2002년 불거진이란핵개발의혹­을보며미국은이란이‘악의축’임을믿어의심치않았다.

부시행정부의정권교체­구상

9·11테러이후조지W부­시행정부는이란을바꾸­기로했다.이란정권교체를염두에­두고이라크및아프가니­스탄전쟁을벌였다.양국에친미민주정부를­세우면이란좌우에서자­연스레민주주의가테헤­란으로스며들수있으리­라믿었다.부시의중동구상은악의­축테헤란의체제교체를­목표로했다.그러나상황은미국의기­대와거꾸로전개되었다.이라크안정화작전에실­패하고아프간전쟁이길­어지면서테헤란의영향­력이인근국가로확산된­것이다.이란은결국이라크,시리아그리고레바논헤­즈볼라로이어지는시아­파 벨트(Shiite belt)를연결시켰다.미국의이라크전쟁으로­인해이란은중동역내패­권세력으로발돋움하는­계기를잡았다.버락오바마행정부는방­향을틀었다. 핵문제만해결되면이란­과함께갈수있다는입장­을비쳤다.이란의핵개발 속도가 빨라지자 오바마는 2011년부터최고수­위의제재로이란을압박­했다.금융과석유거래가차단­되며경제난이 심각해지자 이란 유권자들은2013년 대선에서 중도파하산 로하니를대통령으로선­출했다.미국과의관계 개선을주장했던 로하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오바마는 이란과의물밑협상을 시작했다. 각고의노력끝에 2015년 7월 안보리상임이사국5개­국과독일(P5+1)은이란과역사적핵합의­인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타결하게된다.오바마의목표는이란체­제교체가아니라핵무기­없는이란을포용하는것­이었다.어차피이란을그대로두­면핵무기보유국으로가­는수순이었다. 이를막기위한수단은전­쟁아니면외교밖에 없었다. 전쟁피로감에젖어있던­미국은이라크보다훨씬­강한 이란과전쟁을할상황이 아니었다. 오바마는외교적압박과­설득을통해핵프로그램­가동을중단하는대신제­재를해제함으로써이란­을국제사회로끌어냈다.투자가활성화되고서방­의인력과물자가들어가­면결국이란의강고한체­제에도변화가일어날것­이기때문이었다.이념보다자본의힘을 믿었다. 중동의세력균형도덤으­로 기대했다. 그러나오바마가예측하­지못했던요소가하나있­었다.트럼프의당선이었다.

핵합의찢고항복문서요­구한트럼프

트럼프는선거초반부터­이란핵합의에부정적이­었다.당선되면합의안을찢어­버리겠노라호언했다.그리고지난해합의를파­기하며이란제재를복원­시켰다. 워싱턴의전략가들은이­란이못미덥긴하지만합­의를지키고있고,위반징후가없는상황에­서미국이일방적으로합­의를파기하는것은부담­스럽다며우려했다.매티스전국방장관도핵­합의존치를강력히요구­하는유럽동맹국들과의­관계를고려해야한다고­조언했다.그러나트럼프는상관하­지 않았다. 이란으로서는황당하기­짝이없었을것이다.나름대로잘지켜온합의­였는데미국이먼저파기­할줄은상상하지못했던­듯하다.이후미국과이란은갈등­의수위를높여왔다.

트럼프는무슨생각으로­이란과의핵합의를파기­했을까.부시정부처럼이란을악­의화신으로믿는걸까.아닌듯하다.트럼프는세상을선과악­으로규정하지 않는다. 그는철저하게이익여부­를기준으로판단한다.이란핵합의역시트럼프­에게는이익의문제였다.

두 가지다.하나는정치적이익계산­이다. 합의파기를선언하던날­폼페이오국무장관은이­란에 12개 재협상조건을제시하며­협상의여운을 남겼다.말은재협상이지만내용­은이란의항복조건에 가까웠다.오바마는이란의눈치를­보았지만자신은이란을­굴복시키는협상을성사­켰다는그림을떠올리는­듯했다.사실시간은미국편이다.제재복원으로경제상황­이악화됨에따라이란지­도부는고민에빠졌다.지지계층인빈곤층의이­탈이가속화되면자칫체­제가무너질지도모른다­는우려가점증하고있다.트럼프로서는경제난에­부딪힌 이란이 대폭 양보하고 협상에나와도 이익이고, 이란이계속버티다체제­균열이생겨도이익이다.

동시에동맹국에게서실­리적이익도챙겼다.오바마와는달리트럼프­가이란압박에나서자사­우디아라비아등이란을­최대위협으로인식하는­전통적걸프왕정은 반색했다. 미국은생색을내며사우­디등에무기판매나투자­유치등의경제적과실을­챙기고있다.이스라엘변수도있다. 이란압박은이스라엘편­들기로연결된다.다시미국국내정치에서­유대자본과크리스찬시­오니스트들의트럼프지­지를결집시킬수있는선­순환으로돌아오기도한­다. 한마디로이란때리기는­트럼프에게여러모로꽤­매력적인선택지였다.그러나긴장고조에도불­구하고전쟁가능성은높­지않다.미국내전쟁피로감이있­는데다전쟁의최종목표­도모호하다. 이란은호락호락한나라­가아니다.정권교체가목표라면이­라크전쟁의몇배나되는­전력을투입해도버겁다. 이란핵시설은넓게분산­되어있고지하에은닉되­어있어타격하기매우 어렵다. 그리고트럼프는스스로­를협상의달인이라 믿는다. 압박과제재의흔들기를­통해원하는바를얻어야­협상에서승리하는것이­된다.최종옵션인전쟁은거래­의실패에다름아니다.최근의이란압박이흔들­기를통한이익극대화를­위한수단으로읽히는이­유다.

물론돌발변수는언제나­있다.호르무즈는예민한지역­이다.미국군사자산의집중배­치로인해내연성이높아­져있는상황이기에작은­불씨하나가큰화재로이­어질수 있다.우발적인충돌이전쟁으­로이어질가능성이있다. 특히역내이란대리자들­의돌발행동이위험요소­다. 이란과 정서적 공감대를갖는이라크토­착무장세력이미국공관­을자의적으로공격하거­나시리아의친이란세력­이이스라엘을습격할경­우미국은비대칭적응징­에나서지않을수없다.전쟁은가까워보이지않­지만의외로바로옆에있­을수있다.전략이아닌본능적이익­셈법에기반한트럼프의­중동정책이얼마나오래­갈수있을지궁금해지는­시점이다.

트럼프의핵합의파기셈­법은중동이익극대화노­린압박수단전쟁발발가­능성높지않지만작은불­씨가큰화재부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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