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PICAL LIGHTS

지난6월 12~14일독일에서폭스바겐그룹이꿈꾸고준비하는미래의모습을엿봤다.타임머신을타고미래에잠깐다녀온기분이다

Motor Trend - - Contents - 글_서인수

자동차와음료,그리고요리.우리의여름을더풍족하게만들아름다운컬러들

“미래 도시에 대해 그려오세요.”초등학생시절미술선생님은종종 이런 숙제를 내줬다. 친구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캡슐같이 생긴 둥근집, 독특한안경을쓴사람들을 그렸다. 미국드라마<전격 Z 작전>에빠져있던난도화지가득키트를그리곤 했다. ‘어른이 되면키트 같은 차를탈수 있겠지?’ 막연히 그런 생각도했던것같다. 30여년이지난지금,사람 들이전화기를 들고 다니고 지하철에서지구반대편의 소식을 알수있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여전히자동차는하늘이아닌도로를달리고, 우리는 캡슐처럼 생긴 둥근 집이 아닌네모난 집에 산다. 어릴 적 꿈꾸던 미래 도시는언제만날수있는걸까?과연그런세상이오긴하는걸까?

지난6월 12~14일 폭스바겐그룹이‘셰이핑더 퓨처(Shaping the Future)’라는 이름 아래행사를마련했다.폭스바겐그룹이꿈꾸고준비하는미래의모습을전세계기자들에게보여주겠다는행사다.이행사에참석하기위해독일행비행기에 올랐다. 미래와는 거리가멀어보이는에어프랑스의시트에앉아리모컨을만지작거리며관련자료를뒤적이다가생각했다.과연폭스바겐그룹이준비하는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내가 상상하던 미래와많이비슷할까?

6월12일오후3시30분

베를린 슈프레강 선착장에서 폭스바겐 그룹이마련한보트에올랐다.느리게돌아가는영사기속영상처럼베를린시내가보트주변으로 흘러갔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소방서처럼 생긴 건물 앞에 배가 멈췄다. 그리고 우리는두눈을의심하지않을 수 없었다. 폭스바겐그룹브랜드의디자인을책임지는수장 12명이그건물에있었다!폭스바겐그룹의디자 인을총괄하는마이클마우어를비롯해폭스바겐디자인디렉터클라우드비숍,아우디디자인디렉터마크리히테,벤틀리수석디자이너슈테판지라프등사진으로만보던인물을코앞에서보게될 줄이야. 베네딕트 컴버배치를눈앞에서본대도이만큼흥분될까?

“미래에는 디자인이 무척 중요해질 것입니다. 어떤 자동차 브랜드가 살아남을지를결정하는데디자인이중요한역할을할것입 니다.제가디자이너라서이런말을하는거라고요?지금까지자동차는성능이중요했지만미래의 자동차는 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모델부터특정목적을위해존재하는 모델까지세분화될것입니다.겉모습은물론실내도지금까지와는완전히달라지겠죠.더이상기술만을내세울수없게된다면디자인이부각되는건당연한것 아닐까요? 폭스바겐그룹의디자인디렉터들을이자리에모은건우리디자이너들이 얼마나 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우린 12개의브랜드를거느리고 있고, 어느회사보다미래를더잘 준비할 수 있습니다. 서로 주고받을게많으니까요.이를통해우리는새로운미래를 ‘셰이핑(Shaping)’할 것입니다.” 마이클 마우어가 이렇게 말하며 디자이너들을 차례로소개했다. 행사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행사장옆에는샛노란 세드릭(SEDRIC)이서있었다.세드릭은폭스바겐이2017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콘셉트카다.전기 파워트레인을 얹었는데 실내에는 운전대는 물론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도 없다.마주보게놓인벤치시트에는다섯명남짓이탈수있다. “이건세드릭의스쿨버스버전입니다.통학용으로디자인한거죠.호출하면원하는 곳으로 오게 됩니다.” 세드릭의 실내를 살피는데 퓨처센터유럽에서 자동차 디자인을총괄하는피터보우다가말을 건넨다. 퓨처센터유럽은폭스바겐그룹이 2016년 독일포츠담에문을연미래모빌리티전문시설이다.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나인테리어,인포테인먼트등을연구한다. “세드릭스쿨버스는저같은학부모에게정말필요한차인것같네요. ‘학원라이딩’때문에대치동골목을휘저을필요가없을 테니까요.” 서울에서함께간아우디폭스바겐그룹홍보담당자의말이다.

한시간남짓지났을까?마이클마우어가마이크를 잡더니기자들과디자이너들 모두 보트에 타라고 안내했다. 퓨처센터유럽으로가는보트였다.보트안에서우리는12명의

디자이너들과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수있었다.부가티수석디자이너아힘안샤이트는 부가티에서도 SUV를 만들자는 논의가있다고 고백했고,벤틀리디자인수장슈테판질라프는 포르쉐로부터 많은 기술적 지원을받고있다고 말했다.디자인수장들과의대화는흥미롭고 유익했다. 각각의브랜드가성격이다른만큼이들이미래를준비하는모습도조금씩달랐다.

한시간반쯤지나보트가퓨처센터유럽에 도착했다. 너른잔디밭에서우리를반긴건폭스바겐 그룹의 미래 모델이었다. 포르쉐의전기콘셉트카미션E크로스투리스모를비롯해 레이싱 게임속 자동차를 실제 콘셉트카로제작한아우디e-트론비전그란투리스모,겉모습부터 미래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람보르기니테르조밀레니오,화려한헤드램프와실내가 눈길을끄는스코다비전 E 등 다양한콘셉트카가우리의눈을사로잡았다. 이가운데가장흥미로운모델

은비전 E였다.앞시트뒤쪽헤드레스트아래에스크린을붙인아이디어가기발했다.

퓨처센터유럽의분위기는자

유로웠다. 곳곳에 VR 기기가 있는게 흥미로워 물으니 피터 보우다가

이렇게대답한다. “우리는VR로많은것을가상체험합니다.그렇게체험한것들을차에적용하려고 노력하죠.” 펜을 잡고 직접 그리는세상에서 컴퓨터로 그리는 세상, 그리고 VR로그리는 세상까지….세상이빠르게달라지고있다는게몸으로느껴졌다.

6월13일오전10시45분

볼프스부르크역을 나오자 또다시 커다란 보트가우리를기다리고있었다.강만건너면아우토슈타트인데 폭스바겐은 기자들을 위해보트를 준비했다.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 의공장과폭스바겐그룹브랜드의다양한박물관이있는자동차세상이다.우리가이곳에온이유는메인건물인자이트하우스에서열리는‘미래의도시모빌리티(Urban Mobility of the Future)’ 전시회를 보기 위해서다. 전시장에들어서자 1대 87의 비율로축소해만든미래도시모형이눈에들어왔다.자율주행트럭과 택배 차, 세드릭이 작은 도시를바삐움직였다. 충전 스테이션에서 자율주행 전기차가충전하기 위해 멈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어릴적미술시간에그렸던미래도시의모습과꽤닮은모습이다.

“아우토슈타트는 단순히 차를 보여주고전달하는곳이아닙니다. 우린 2011년부터e-모빌리티시범주행을했습니다.이를통해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접할 수 있었죠. 다음 주에는 이곳에서 ‘모터 스쿠터-라이프스타일과기술혁신사이의마이크로 모빌리티’라는 전시회를 엽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e-스쿠터라는 새로운 개념의 모빌리티와 역사적인스쿠터를볼수있습니다.이렇듯우리는매일미래를더욱뚜렷하게설계해가고있습니다.”롤랑드클레망아우토슈타트CEO의말이다.도시모형옆에는새로운세드릭이우리를기다리고있었다.어제본것과달리겉을검푸르게 칠했는데 세드릭 나이트라이프다.분홍색 시트 사이에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마이크가놓였다.달리는노래방인셈이다.

“밤에파티분위기를즐기고자하는올빼미족을 위해 이런 세드릭을 생각했습니다. 2021년중국에서상용화하는것을목표로현

재 베이징에 있는 퓨처센터아시아에서 개발중입니다.” 폭스바겐 관계자의 말이다. 참으로 신박한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자율주행차가상용화되면사람들은A에서B로이동하는것보다이동하는 동안 차에서무엇을 하느냐를더중요하게생각하게될거다.폭스바겐그룹역시이점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다양한용도를자율주행차와 접목했다.이러면세드릭은더욱다양한버전으로만들어질수있다.세드릭헤어살롱과네일숍,카페와게임방,심지어선다방까지….세드릭나이트라이프에앉아마이크를집어들면서생각했다. ‘마감하다가죽어도원고가써지지않을때이녀석을호출해실컷노래를부르면좋겠는데?’

6월13일오후2시

아우토슈타트를 나와 기차를 타고 하노버로이동했다. 세빗(CEBIT) 2018을 보기 위해서다. 좀더정확히말하자면 올해 세빗에서 폭스바겐이 공개할 미래 전략과 디지털 노하우를 엿보기 위해서다. 세빗은 매년 하노버에서열리는정보통신기술 전시회다. 독일은물론세계 각국의 기업과 학교에서 새로운 디지털기술을전시하고알린다.폭스바겐은올해세빗에서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블록체인 같은디지털기술을얼마나 구체화했는지, 전기차를위한맞춤형배터리개발이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등을 발표할 예

정이었다. 아울러 새로운 세드 릭액티브도공개할계획이었다.

“로봇공학에는 크게세가지원칙이있습니다.첫째,로봇은인간에게상해를입히는행동을해서는안 됩니다. 둘째, 로봇은첫번째원칙에위배되지않는한인간이내린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셋째, 로봇은 두 법칙에위배되지않는선에서스스로를보호해야합니다. 우린 세 가지 법칙을 기본으로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에서는 인공지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차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많으니까요.이와관련된연구를하는우리의 연구소가 전 세계에 일곱 개있습니다.이곳에서다양한연구를진행중입니다.많은사람들이인공지능에관해오해하는것이있습니다.인공지능이인간을위협하지는않을까하는생각입니다.하지만인공지능은인간을위한방향으로만행동합니다.제가처음에 언급한 로봇공학의 3원칙에 따라서요.”폭스바겐 그룹 최고정보책임자 마틴 호프

만이 이렇게 말하며 프레젠테이션을 이끌었다. 뒤이어 폭스바겐 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요한 융비르트가 자율주행 콘셉트카세드릭에관해설명했다.

“우리의 목표는전세계모든사람들에게 개별적인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사람들이언제어디서나원하는순간이용할수있는모빌리티를 말이죠. 세드릭은버튼을누르거나 모이아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으로부를 수 있습니다.” 그는 뒤이어 새로운 세드릭을 소개했다.아웃도어활동에적합하게만들어진세드릭 액티브다. 지붕에루프랙을달고 있어 서핑보드나 스키, 카누 같은 장비를실을수있다.시트위모니터에는윈드서핑을즐기거나카누를타는영상이흘러나와 산과바다로 나가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이런세드릭이 있다면 “스노보드를 실으려면 왜건이나 SUV로 차를바꿔야할것 같아. 세단은좀그렇잖아”라며아내에게차를바꿀핑계를댈수도없겠는데?흠….

6월14일오전8시

기자들이 탄 버스가 삼엄한 경계를 뚫고 에라 레지엔(Ehra-lessien) 주행시험장에 도착했 다. 이곳은 1968년 문을연 폭스바겐의 주행시험장이다. 길이약 10킬로미터, 너비약 1킬로미터로 세계에서가장큰자동차 주행시험장으로꼽히는데,폭스바겐그룹의모든브랜드가새차를테스트하기위해이곳을이용한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폭스바겐 그룹이마지막으로준비한‘모빌리티데이 2018’에참석하기위해서다.이들은미래를위해어떤기술을연구중이며,얼마나연구가진행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주행시험장 안팎에서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주행시험장옆에있는건물에는새로운기술을개발중인프로젝트 팀이 자신의기술을 설명하기 위해작은부스를차렸다.주행시험장밖에는지붕에센서와카메라를단폭스바겐골프부터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챙긴 만 트럭이 개인기를뽐내기위해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는이곳에서특정보행자에게만소리가들리게해차를피할 수 있도록 하는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비롯해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예측연구,탑승자의건강을생각하는실내조명, 응급 상황을 알려주는 시스템과 센서가달린스마트재킷등새롭고신기한것들을목격했다.이곳이야말로미래그자체였다.

폭스바겐그룹은배기가스의열을재활용해엔진을구동하는데사용하는 WHR 시스템을 개발했다. 15~30퍼센트 연비가 좋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3~4퍼센트 줄일수있는기특한 시스템이다.주행시험장에있는만트럭과골프는바로이시스템을얹었다.모니터로 얼마큼의 열이 재활용되는지 나타난다. 또다른 프로젝트팀이 우리를 차에태웠다.그리고뒷자리에앉은내게태블릿을계속 보고 있으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에 탄탑승자가 얼마나 멀미를 하는지에관해연구하는 팀이었다. “그래서 멀미를줄이는방법까지연구가 됐나요?” 내가질문하자 관계자가 머쓱해하며 대답했다.

스마트폰에있는호출버튼을누르자세드릭이달려와스르륵우리앞에멈췄다.

내가바로세드릭독일포츠담에있는퓨처센터유럽2층에는실제크기의세드릭모형이있다.

세드릭출발해샛노란세드릭스쿨버스에람보르기니디자인총괄미티야보르게르트와두카티치프디자이너안드레아페라레시가앉아있다.세드릭스쿨버스는폭스바겐이선보인세드릭의통학용버전이다.

미래도시의모습은?아우토슈타트의메인건물자이트하우스2층에미래도시의모습을1대 87비율로축소해만든모형이전시됐다.독일하노버의모델제작회사MKB가만들었는데전시장밖에있는모니터에서제작과정을볼수있다.

세빗에서엿본다양한미래세빗2018에서는폭스바겐뿐아니라다양한기업과학교가새로운미래기술을자랑했다.아우디는AI기능을품은자율주행콘셉트카일레인을전시했다.요한융비르트CDO는우리를데리고부스를돌며다양한기술을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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