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트론으로파이크스피크를달리다?

아니,내려갔다.운전대는잡아보지도못하고

Motor Trend - - Rah Factor -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우리나라기온이섭씨 40도를 넘으며역대최고기록을경신하던8월첫주,난섭씨3도의추위(?)와강풍에떨고있었다.해발 4300미터의 산정상파이크스 피크(Pikes Peak)에서다.자동차에관심이있는사람이라면한번이라도이름을들어봤을‘파이크스피크힐클라임’경주가열리는바로그곳이다.하지만그곳에서운전대를한번도잡아볼순없었다.자동차경주의명소까지꼬박하루를날아와서자정에도착하고,다음날새벽4시에일어나파이크스피크정상에올라가고,마지막날새벽3시에숙소를떠나야하는고달픈일정에서내가한건조수석이나뒷자리에타보는것이전부였다.

이곳을택한이유와이번행사의목적은더욱충격적이다.이곳에바로세계에서가장긴내리막길이있기때문이고,행사의목적은‘에너지회수실험’이다.그래,맞다.지상최대의내리막길에서에너지회수실험을하기위해세계각지의저널리스트가파이크스피크에모인것이다.언뜻보면어이없는듯한이행사에나도다녀왔다.하지만행사는절대치기어린장난이아니었다.이들은전세계에몇대없는프로토타입을넉대나가져와서미국번호판을달고실제로도로를달렸다.각각의프로토타입에는주행상황과에너지흐름을무선으로실시간체크할수있는전용프로그램이설치된태블릿이있었다.그리고그기능가운데에는얼마나많은에너지를회수했는가의누적값을추적하는에너지회수모니터가포함돼있었다.

이행사의주최자는아우디였고,행사에동원된새모델의프로토타입은아우디의첫순수전기차e-트론크로스오버다.내리막길이31킬로미터나이어지는파이크스피크는오전7시30분부터일반인의통행을허용한다.따라서동틀무렵부터이시간까지는누구에게도방해받지않고e-트론의에너지회수기능을실험하고증명할수있다.아우디가자신들의전기차시대를열어줄e-트론을이끌고대서양을건너온까닭도여기에있다.지금까지의전기차나하이브리드자동차에도회생제동,혹은에너지회수모드가있다.그런데아우디가e-트론의에너지회수능력을굳이보여주려는데에는이유가있다.첫째는에너지를회수할수있는능력의차이고,둘째는에너지를회수하는과정의품질이다.순간최고출력이300kw, 즉408마력인 e-트론은최대220kw까지에너지를회수해배터리를충전할수있다.그러니까모터출력의70퍼센트이상을다시거둬들일수있다는뜻이다.이건엄청난능력이다. 31킬로미터의파이크스피크내리막을끝까지내려가고나면주행거리가오히려31킬로미터만큼늘어나있을것이라고예측했던아우디의계산은틀리지않았다.

그런데그 ‘양’이 전부가아니다.회수된에너지는주행거리라는계기의그래프와숫자로나타날뿐실제로달려보기전에는체험할수없다.그보다는오히려에너지를회수하는과정에서차안의승객들이느끼는것이얼마나자연스럽고,주행감각이안정적인가다.일단에너지를회수하기가쉽다.브레이크를밟든,회수모드를바꿔강도를높이든별차이가없기때문이다.세계최초의브레이크바이와이어시스템은에너지회생제동만으로도 0.3g의 제동력을낼수있다. 이정도면일상생활의90퍼센트상황을감당할수있다고한다.실제로내가탔던e-트론은 29킬로미터를내려가면서단 12차례만유압식브레이크가작동했다고태블릿의데이터가알려줬다(사실은이게전체꼴찌였다).그것도사진촬영용차때문에속도를조절하느라급제동을한경우가절반이상이었다.파이크스피크처럼급한내리막와인딩에서도물리적인제동장치가거의필요하지않았다는거다.그러니버리는에너지가거의없을수밖에.

또하나인상적이었던건회생제동이주행안정성을향상시킨다는것이었다.곧은내리막에서는최대한뒷바퀴의140kw짜리 대형모터만으로에너지를회수한다.엔진브레이크가뒷바퀴에만걸리는셈이다.뒷바퀴가차를뒤로잡아당기면차는자연스럽게직진안정성이커진다.그러다가굽은길에접어들면앞바퀴의 125kw 모터도 일부제동에가담한다.네 바퀴에엔진브레이크가걸리면서주행안정성을확보하는것이다.후자는아우디의네바퀴굴림시스템이발휘하는엔진브레이크효과와매우흡사하다.

아우디는프리미엄브랜드다.그래서그들은에너지회수의양에만집중하지않고그질감에도많은신경을썼다.프로토타입인데도매우자연스러워서이대로출시해도될것만같았다.완성도와질감에투자하는것이프리미엄브랜드가아닐까?언뜻이번행사가터무니없이보였지만,실제로는최고의조건을찾아다닌결과였구나싶어저절로고개가끄덕여진다.아우디는미래에도프리미엄브랜드가될준비를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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