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생명력

Neighbor - - 첫장 -

당연히분명유리일것이다.속이비치듯투명한장신구니.우리의눈을보기좋게속이며등장한 권슬기. 유리처럼보인그것은다름아닌 실리콘. “원래실리콘은작품만들때툴,도구정도로쓰이는재료인데,어느날버려지는이실리콘이너무아까운 거예요.” 버려진, 주재료는결코될수없던실리콘의운명은작가에의해전복된다. “가까이서보고만져보면너무얇아서바들바들흔들려요.유리인줄알았던사람들이깜짝놀라는반응이재미있었어요.”초기전시때만해도실리콘의이묘한매력을사람들이직접느낄수있도록만져보게 했다. 무지막지하게실리콘을주무르는사람들의상식밖관람태도로,귀한경험은끝났지만말이다. “처음에생각한건세포형태였어요.여기에색채를더한거죠.”자연의

모든 생명체. 그것은 먼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예 술활동의가장고귀한소재가되어왔다.그는생명의최소단위인세포,그안에내재된역동성과생동감에주목했다.쓸모없는실리콘은어느 순간, 누군가의손가락으로,가슴으로세포분열하듯퍼져나간다.그가만든것은분명장신구지만,그것은역동하듯움직이는생명체와다름없는것이었다. “낙산사 홍련암으로 향하는 길목에 쌓인 수많은 돌탑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작은돌멩이하나하나에담긴 사연, 소원하나를얻기위해알맞은돌을찾아헤맸을누군가의정성이놓인듯하여조심스럽게 지날 수밖에 없었다고. “흔히 밥을 짓는다, 집을짓는다,약을짓는다라고말하죠.한데‘짓는’행위는대상을알아야할수있어요.시간도오래걸리고정성도많이필요하죠.”사랑하는가족을위해밥을짓듯,누군가를위해약을 짓듯, 그는깃털하나하나에색을 칠하고 그것을 엮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매일매일 켜켜이 쌓여 하나로 완성되는 울타리처럼. 누군가를위해정성스레기도하듯마음을지어도좋을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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