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왜글을쓰는가?합창이터져나온다.그저살기만할수가없어서.”전방위아티스트패티스미스. ‘나는왜글을쓰는가’시리즈의첫번째책<몰입>으로그는화답한다.

Neighbor - - 첫장 -

다섯번의수업이끝났다.글쓰기수업이었다.그저글잘쓰는기술만친절하게알려줘도됐을텐데,나는계속학생들에게물었다.왜이글을당신이써야해요?그토록많은사람들이좋은글을이미쓰고출판했는데,어째서당신이또글을써야하죠?당신만할수있는얘기가무엇이있을까요?그건아마도,다른사람들을향한질문이기전에나를향한질문이리라.이책은그러한내질문에답을줄수있을까?

<몰입>은‘나는왜글을쓰는가(Why I Write)’ 시리즈의첫번째책이다.이시리즈는‘평생글쓰기에헌신한걸출한작가들의업적을기리기위해’예일대학교가설립한윈드햄캠벨문학상재단이예일대학교출판부와같이펴내고 있다. 첫번째책의상징성을 생각한다면, 작가로서패티스미스에대한편집진의애정이대단함을알수있다.

그럴 만하다. 패티스미스는 ‘펑크 록의 대모’라 불리는뮤지션이지만작가이기도 하다. 좀더정확히표현하자면 ‘전방위 아티스트’가 맞을것이다. 공연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음악을 평론하고, 연기도 한 다. 그는 1975년 첫 앨범 <Horses>를 발표한 이래 지금까지 뮤지션으로대단한인기를 누렸지만, 앨범보다먼저시집을출간했으니그의정체는굳이말하면‘노래부르는작가’일것이다.그는또한전미도서상을수상함으로써작가로서능력을 증명했다. 그가쓴 <M 트레인>과 <저스트 키즈>는베스트셀러가되어비상한관심을모았다.그에게왜쓰는가묻는다면어떤대답을들을수있을까.

세장으로이루어진,산문과소설과산문이교차하는이책의마지막줄에서그는 말한다. “나는 왜글을 쓰는가? 내 손가락이 초침처럼 아무것도없는허공에서질문을추적한다.젊었을때부터내앞에놓인익숙한수수께끼.언어의허리띠를졸라매고놀이와친구들과사랑의계곡에서한박자바깥으로물러서기.” “우리는왜글을쓰는가?합창이터져나온다.그저살기만할수가없어서.” 그렇다.그는‘왜내가써야하는가’따위를묻지 않는다. 마지막 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목을 보아야 안다. ‘몰입(Devotion)’.

김선형번역가는패티스미스가내놓은한 단어, ‘Devotion’을 어떻게번역할까 고심하던 과정을 우리에게 설명하면서 패티 스미스가 글쓰기를어떻게생각했는지를보여준다.디보션은중의적의미를가진단어다.단순한 몰입이 아니라, 종교적인 몰입을 의미한다. 책 제목은 <몰입>으로,이책속에삽입된소설의제목은<헌신>으로번역했지만이둘은같은단어다.

단어를파보면다양한종교적함의가쏟아져 나온다. 신심, 심성봉헌, 흠숭,소명에따라몸을바치는헌신,마음속으로소리없이기도하는행위,고요하게집중해깊이생각하는행위.그러나패티스미스는어떤종교도들이밀지 않는다. 순수한 몰입과 헌신의 경지에 대하여, ‘드리고 바치는마음’에대하여말할뿐이다.

몰입과헌신의자세는그가쓰는글에잘 드러난다. 그는자신의삶속에서일어나는일상을들여다보고곱씹어보고꿰뚫어보고글로 쓴다. 다른이들의글에공감하고함께전율한다.조각들이모이고잊힌것들이살아난다.그에게고독은필수적인것이다.그는말한다. “어째서글을쓰지않고는못배기는걸까?스스로를격리하고,고치속에파고들어,타인이없는데도고독속에서황홀한기쁨을느끼기위해서.버지니아울프에게는자기만의방이있었다.프루스트에게는셔터를내린창문이있었다.마르그리트뒤라스에게는음이소거된집이 있었다. 딜런토머스에게는소박한헛간이 있었다. 모두가말들로채울허공을 찾는다. 그말들이아무도밟은적없는땅을꿰뚫고풀리지않은비밀번호를풀고무한을형용할것이다.”

학생들에게‘왜당신이써야하는가’묻지말고, “우리는왜글을쓰는가?합창이터져 나온다. 그저살기만할수가없어서”라는패티스미스의말을읽어주었어야했다.훌륭하고멋진결과물을내기위해쓰는것이아니라몰입과헌신을통해나온글은훌륭할수밖에없음을말해주어야했다고 생각하면서, 결국문제는나에게로향함을 느낀다. 그저살기만할수가없어서,혹은글을쓰는것이산다는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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