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라질‘복도쪽방’,‘주차장쪽방’

China (Korean) - - 중 - 한이야기 - 글|조용성(한국아주경제신문베이징특파원)

2015년 중국에선‘후마 마오바(虎媽貓爸)’라는 드라마가 인기였다. 호랑이 엄마와 고양이 아빠라는 뜻의제목이 말해주듯 이 드라마에는 무척이나억척스런 어머니가 등장한다. 어머니역으로는 유명배우 자오웨이(趙薇)가 열연했다. 호랑이 엄마의 극중 인물명은‘비성난(畢勝男)’이다. 기필코 남자를 이긴다라는 뜻이다.

극중에서 우연히‘수도제일초등학교’근처를 들르게 된 비성난은 이 학교 학생들이 무척 예의바르고 단정하고 똑똑해보이는데 대해‘감동’을 받는다. 극중 수도제일초등학교는 최고의 명문학교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딸을 두고있는 그는 지인들과의 상담끝에 딸을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 근처로 이사 를 가야 했다. 이사를 알아보던 비성난은상상을 초월한 높은 집값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노후한 주택이었지만 학군프리미엄이 붙어 1㎡의 가격이 9만 위안(약1500만원)에 달했다. (실제 지난해 중국지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베이징 시청<西城>구 실험2소학교 인근 평균 주택가격은 1㎡당 14만2567위안이었다. 이는한화로 약 2400만원이다.)

집값을 전해들은‘고양이 아빠’는 기겁을 하며 이사에 반대했다. 고양이 아빠뿐 아니라 온 가족이 너무 비싸다며 한사코 만류했다. 하지만‘호랑이 엄마’의 교육열을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비성난은기존의 집을 팔아치우고, 부모님과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내 이사를 간다. 천신만고끝에 이사를 갔지만 학군에서 1년을 살아야지 입학자격이 주어진다는 말을 듣고는 비성난은‘멘붕’에 빠진다. 그렇지만1년 후 비성난은 딸을 수도제일초등학교에 입학시킨다.

이 드라마는 당시 꽤나 큰 인기를 끌었다. 일부에서는 스토리가 과장됐다는비판도 나왔다. 이에 배우 자오웨이는“처음 대본을 접하고는 스토리가 과장됐 다고 느꼈지만, 대본을 읽어내려가다 보니 비성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고, 여러사람들과의 대화를 나눠보니 이 드라마는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초등학교(소학교)는 별도의 시험과 비용없이 가까운 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에 더해 호구, 주택, 거주기간 등의 요인에 따라 입학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좋은 스승과좋은 급우들이 있는 곳으로 학부모가 몰리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당연지사다. 좋은 학군으로 사람이 몰리고, 이로인해 학군 주택의 가격이 높아지는 것도당연한 일이다.

한국은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학군이형성된다면, 중국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학군이 형성된다. 자녀를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은명문학군지역으로의 진입을 노린다. 값비싼 학군지역의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없는 이들은 대부분 포기하지만,‘과도하게 억센’학부모들은 복도에 칸막이를치고 사는‘복도쪽방’이나 지하주차장에설치하는‘주차장쪽방’을 선택한다. 복도쪽방이나 주차장쪽방은 난방도 방풍도열악하며 화장실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베이징시 교육위원회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지난달 입학정책을 발표하면서, 주택으로서 거주요건을 갖추지 못한 곳에 거주하는 가정의 자녀에게는 입학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복도쪽방과 주차장쪽방은 이제 서서히 사라질 운명에 놓였다. 이 정책은 적절한 규제라며 베이징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높은 교육열도 좋지만, 모든 일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지나치면 역효과가 더큰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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