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교(孟郊) 등과후(登科後)

China (Korean) - - 명시감상 -

昔日齷齪不足誇,今朝放蕩思無涯。春風得意馬蹄疾,一日看盡長安花。Xīrì wòchuò bùzúkuā, jīnzhāo fàngdàng sī wúyá. Chūnfēng déyì mǎtíjí, yírì kànjìn Cháng'ānhuā석일악착부족과, 금조방탕사무애.춘풍득의마제질, 일일간진장안화.

지난날의 옹색함 떠벌릴 것 없네, 오늘 아침 (과거급제) 벅찬가슴에교차하는 만감.

의기양양 봄바람 속에 말을 달리나니, 온장안 꽃구경을 하루만에다 하노라.

서기 796년 맹교(AD 751-814)는 세 번째 도전 끝에‘과거급제’를 한다. 그의 나이 마흔 여섯, 평균수명이 요즘의 절반이던시대니 장년의 끝자락 내지 노년의 문턱이었다. 과거급제야말로이상적인 입신출세, 문인에겐 거의 유일한 사회적 자아실현이던시절, 그 감격이 오죽했을까! 하루아침에 신분이 달라지며 세상의대접도 달라졌을 터, 칠언절구 <등과후(登科後)>는 작자의 46년삶이 (과거급제 여부가 발표된) 어느 특별한 하루와 극적으로 만나 빚어진 무한대적 감흥의 단면을 28자로 압축한다. 3-4구가 특히유명하지만 1-2구 또한 심오하다.

전체적으로 벅찬감회를 노래하고 있으나그저좋아우쭐대는것과다른 어떤‘결’을 읽어내는게 중요하다.

‘악착(齷齪)’은 궁색하여 주눅들고 비굴해진 상태를 말한다.오랜 세월 과거시험에 낙방해온 선비의 삶이 어떠했을지 상상해보라.“떠벌릴 것 없다(不足誇)”는 말은 역설적으로‘과거급제 한방’에 모든 게 달라지기 이전 상황을 강렬하게 시사해준다. 지난날 비애와 모멸을 유발했던 온갖 에피소드와 관련 인물들에 대해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단다. 왜? 오늘은 온 세상을 얻은 듯 행복하니까! 이어지는“춘풍득의마제질(春風得意馬蹄疾)”은 글자 그대로겠지만“일일간진장안화(一日看盡長安花)”는 문명의 중심, 당대최고의 메트로폴리탄 장안의 좋은 것이란 좋은 것은 죄다 맛본다는함축적의미로 파악된다.

가난한 늙은 선비 맹교에게 별안간 달라진 세상, 그 벅찬 감격과 교차하는 만감(放蕩思無涯), 저변을 적시는 것은 세상 인심에대한 풍자, 바로마지막구의 묘미다.

중당기의 주요 시인 맹교는 호주(湖州) 무강(武康, 지금의 저장<浙江>성 더칭<德淸>) 출신으로 자를 동야(東野)라 한다. 사리가 분명하며 결벽한 성격이었다. 별명을‘시수(詩囚, 시에 갇힌죄수)’라 할만큼 시작에 열성이었고 심지어시쓰느라 정무를방치하다 감봉 처분을 받자 아예 사직해버린다. 벼슬길이 순탄치않았을 뿐 아니라 일찍 아내를 여의고 세 아들도 요절하는 등 여러모로 불우했으며 그 모든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시편에 영향을주었다.

현존하는 작품 570여 수 가운데 짧은 5언고시(古詩)가 제일많은데, 정형미와 기교를 추구하는 유행으로부터 거리를둔채오히려 옛 스타일로 새로운 개성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복고주의 운동의 주역, 저 유명한 한유(韓愈, AD 768-824)와의 교류를 빼놓을 수 없다. 한유와 나란히‘한맹’이라 불리며 훗날 북송 강서파의 시풍에 영향을 끼쳤다. <유자음(遊子吟)> <정부원(征婦怨)> <감회(感懷)> <상춘(傷春)> <결애(結愛)> 등은‘그윽한 우아함’과‘서늘한 고독’의 멋으로사랑받아온맹교의 대표작들이다.

오늘날 지구촌에서 고대 중세인들의‘과거급제’감격을 가장실감나게이해할사람들은 누구일까?

단연, 중장년 이상의 한국인이다.‘현대판 과거급제=고등고시패스’의 특별한 함의, 그에 투여된 엄청난 시간과 노력,‘좁은 문’을통과한 소수에게만 약속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혜택의배타성을직간접적으로,혹은영화드라마같은대중서사장르를통해익히접해왔기때문이다.그런데‘대한민국 2017년 현재’는그런시대와결별하기시작한듯하다.최근시국사태를통해정경유착이나권력과돈에 접근하는 최고급 루트로일부 전락했던 고등고시의 화려하고도음습한이미지가결정적으로퇴색하고있는것이다.

예로부터‘꼭 피해야 할 인생사 3가지’중 첫째로 꼽혀온‘소년등과(少年登科)’. 너무 일찍 출세가도에 들어 오만과 안일로 치명적인 인생의 함정에 빠질 수 있음을 일깨우는 속설로 우리에게많은것을시사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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