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Korean)

“현금이 사라지는 시대”

글|천징(陳靜 ), 뤄제(羅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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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중순,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은 중국 1분기 결제시스템 운영현황 통계를 발표했다. 중국의 올해 1분기 모바일 결제 건수는 93억400만건, 금액은 60조6500억 위안(약 189조734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65.71%와 16.35% 증가했다. 2016년 모바일 결제 건수가 257억1000만건­을 기록하며처음으로인터­넷결제건수를넘어선것­까지 생각하면 중국은 현재‘현금 없는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음이 분명해보인다.

편리한신개념결제수단

후위핑(胡玉平)씨의 채소가게에는 2개의 QR 코드판이 걸려 있다. 초록색은위챗페이(微信支付), 파란색은 알리페이(支付寶)용 코드다.“손님들 80% 이상은다 모바일 페이를 이용한다. 과거에는 매주 한 차례씩 은행에 가서 잔돈을 바꿔왔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 번도 갈까 말까한다. 또 100위안 짜리가짜돈을받은날은 속상해서 밥도 제대로 안 넘어갔는데,핸드폰으로 결제를 하는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베이징시 펑타이(豐臺)구 마자푸(馬家堡) 지하철역 인근에서 10년째 채소 장사를 하는 안후이(安徽)성 출신 상인의 말이다.

중국의양대인터넷기업­인 텐센트(騰訊)와 알리바바(阿里巴巴)가 소유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이용하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다. 소상공인들은이둘의 편리함과 안전성에, 대형업체는 결제의 효율성에 각각 높은 점수를준다. 천치(陳琦) KFC 차이나디지털마케팅 팀장은“KFC 차이나의모바일결제비­율은 2016년 이미 20%를 넘어섰다. KFC는 모바일 결제로 고객당 8초의 결제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8초가 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5천 곳이 넘는 점포들의 운영효율과 접객능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바일결제가빠르게확­산될수있었던데는모바­일인터넷과스마트폰의­빠른보급에 힘입은 바 크다.“중국은 4G 네트워크가 모든 도시와 주요 지방에 깔려 있다. 이용자가 7억7000만명에 달하고, 이동통신 사용자 가운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8%에 이르는등중국은 미국, 일본과함께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 스마트폰 단말기와 통신설비 등 각종 전자제품 생산량 역시 전 세계 1위를 차지한다. 세계적인 기업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화웨이나 ZTE 는글로벌통신설비시장­에서 3위권을안정적으로유­지하고 있다. 화웨이와OPPO, Vivo의 글로벌 스마트시장 출고량도 5위권 안에 든다.”루춘충(魯春叢) 중국정보통신연구원 경제정책연구소 소장의설명이다.

멍톈(孟添) 상하이(上海)대학교 상하이핀테크연구소 부소장은“모바일 결제가확산되면서 비은행권 결제기관으로부터비롯­된‘메기효과’가 중국의‘현금없는 결제’를 이끄는 시장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관련기술의세대교체와­현금없는시대도빠르게­앞당기고 있다. 소상공인들도혁신적인 결제 방식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됐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같은‘시장의활력소’들은 사전설치비용이거의제­로에가까운 스캔결제를 불러왔다. 신용카드나체크카드 결제에 쓰이는 POS기는 최소한수백위안의 비용이 들지만, QR코드 결제스캔의경우소상공­인들은영수증한장만출­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수백 만에 달하는 사업자들이 모바일결제라는‘문턱’을 넘어설 수 있었던 진짜이유는 바로 이런‘시장의 활력소’들이 시장점유율 선점을 위해 훨씬 낮은 비용의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찾아

볼수 있다. 작년 9월까지 요식·오락업의신용카드 수수료율은 1.25%, 백화점은0.78%으로 나타났다. 두 사용자군 가운데 알리페이의 사용 수수료율은 0.55%,위챗페이는 0.6%에 불과했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전통 은행권은 업종을 가리지않고 신용카드 수수료 기준을 낮추고 있다. 이에 더해 위챗페이는 지난 5월 초,올해말까지패스트푸드­업종을제외한사업자를 대상으로‘수수료율 0%’정책을시행한다고 밝혔다. 알리페이는 앞으로 2년 간 사업자 수수료율 감면과 함께 거래수수료와 인출비용 면제에 연간 30억 위안을투자하겠다고까­지 선언했다.

부가가치서비스기능의­확대

위잉(余瑩) 까르푸 중국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모바일 결제가 전통 소매업에 가져온 변화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까르푸에서쇼핑을 한 고객 1인당 발급되는 7장의 종이쿠폰 가운데 대부분이 마트에서 쓰이기는 커녕 휴지통으로 직행한다. 하지만 모바일 결제가 보급되고 고객들의 소비유형도가 그려지면서, 고객들이 자신에게 필요한것이뭔지깨닫기­도전에전자쿠폰을발행­할 수있게 되었다. 고객이 자신도 모르게원했던바로그물­건을 말이다.”

상업부동산업체 룽후(龍湖)베이징창잉톈제(北京長楹天街)의 펑페이시(彭佩西)대표 역시“신규 고객 한 명을 발굴하는데는 기존 고객을 잡아두는 데 드는 비용의 4배가 든다. 현재 우리 회원 25만명의재구매율은 53%에 달한다. 이런 높은 실적은 하부층의 거래데이터와 상부층 회원데이터확보를통해­정밀마케팅을실시한결­과”라고 말했다.

이런 정밀마케팅 외에도‘데이터 파워’는 이미 제품 설계의 초입 단계까지 진입했다. 작년여름중국의패스트­푸드업체디코스(Dicos)의 2300만명 멤버십회원소비기록을­분석한결과계절별로디­저트맛에대한소비자선­호도가다르다는사실이­발견됐다. 소비자들은 봄에는 딸기, 여름 에는 망고, 가을에는 그린티, 겨울에는 초콜릿맛을선호하는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디코스는 올해 여름 망고아이스크림등 5가지 망고 디저트를 선보였고, 그 결과연일 매진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에서 운영하는 생활정보서비스업체인 커우베이왕(口碑網)의 판츠(范馳)최고경영자(CEO)는“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우유식빵 토스트을 구매한 소비자들은요거트를 선호하고, 야채베이컨 샌드위치를구매한소비­자는보통대추크림이나­커스터드크림을 함께 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요거트체인점인 이밍전셴나이바(一鳴真鮮奶吧)가 이 수치를 활용해‘최고의아침세트’메뉴를 론칭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가 단순한 결제수단을 넘어 데이터 부가가치 서비스로까지확장되면­서 서비스 업체에게도 다양한 비즈니스기회가열리고 있다.

지난 4월 커우베이왕은‘코드 전략’을발표하고QR코드를 한단계업그레이드했다. 모바일 결제 외에도 메뉴 홍보, 회원마케팅, 대기번호, 좌석예약, 출석확인,후원하기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기존사업자들이 오프라인 유동성을 데이터로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위챗도 지난 1월이와유사한서비스­로위챗앱안에서작동하­는‘미니앱(小程序)’서비스를 출시했다.이는 기존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절차를 온라인으로 옮겨와데이터를 관리하도록 하는 신개념 서비스이다.

새로운업태의등장

최근 항저우(杭州) 샤오산(蕭山)국제공항은 세계 최초의‘현금 없는 공항’으로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전략의일환으로‘스마트 주차’프로젝트가 있다. 차량이공항에진입하면­기계가자동차번호를식­별한후차량을자동으로­주차대에올려놓기 때문에 여행객들은 따로 주차를 할필요가 없다. 공항을 벗어날 때는 휴대전화와 연동되어 자동으로 주차료가 지불되어 과거처럼 줄이 길게 늘어선‘진풍경’은 다시볼수없게될 전망이다.

편리한데이터생활을가­능케한모바일 결제를 기반으로, 업계에는 끊임없이가지가 뻗어나가며 새로운 업태가 탄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바로 금융이다. 모바일 결제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데이터를통한자동­여신서비스라는혁신금­융이 현실화되고,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전자상거래 사업자처럼 공급사슬에 기반한 신용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높아지게 됐다.

멍 부소장은“모바일 결제로 유효 데이터의 축적이 가능해졌다. 다양한 상황에서의 빅데이터 축적이 인공지능과 결합해분석·활용된다면예측할수없­을만큼막대한 가치를 창출해 낼수있을 것이다.이러한 데이터 축적은 전체 사회를 종횡으로 분류하고 나누는 데 탄탄한 정보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현재 중국은 신용정보조회비용이높­아중소기업들이자금조­달에어려움을겪고있고­자금조달비용도높은 상황이다. 오랫동안해결의실마리­가보이지않았던문제에­대해모바일결제가하나­의해결책을제시할가능­성도 있다”고말했다.

또 하나 예측할 수 있는 응용 분야는바로 신용이다. 오프라인 소비가 전체 소비재 판매액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모바일 결제의 등장을 통해 소비자의신용데이터를­더욱다양한측면에서축­적할수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 산하의 여행·교통수단 플랫폼인 페이주왕(飛豬網)은 최근 호텔을 대상으로 한‘신용숙박(信用住)’서비스를 출시했다. 제3신용조회기관인 즈마신용(芝麻信用)의 포인트가일정수준에도­달하기만하면보증금과 호텔검색 수수료가 무료이고 대기를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호텔 내 레스토랑과 오락시설 이용금액도 먼저 체크아웃을한뒤 알리페이를 통해자동 결제가가능하다. 황위저우(黃宇舟) 페이주호텔 사업부 팀장은“올 하반기에는 전국 1000여곳의 리조트호텔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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