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춘도2:수라전장(繡春刀2 :修羅戰場)〉‘장기판졸개’의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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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페이이니(裴旖旎),중국예술연구원영화평론가

명나라 천계(天啟) 7년, 북진무사(北鎮撫司) 금의위(錦衣衛) 선롄(沈煉, 장진<張震>역)은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화사(畫師) 베이자이(北齋, 양미<楊冪>역)를 구하기 위해 부득이 동료인 링윈카이(淩雲鎧, 우창<武強>역)의 입을 막고, 결국 남사(南司) 금의위 페이룬(裴綸, 레이자인<雷佳音>역)의 조사를 받게 된다. 선롄의 상사인 천호(千戶) 루원자오(陸文昭,장이<張譯>역)는 8년 전 선롄의 도움으로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으나, 본래 음험하고이익만탐하는사람인지라겉으로는선롄을 도와주는 척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권력을 얻기 위해 선롄 등을 사지로 몰아넣는다.

선롄은 베이자이를 구하고자 하지만,베일에가려진여성의협박으로선롄은금의위의 문서보관소를 불태워 황제를 모함하는 죄증(罪證)을 모두 소각해버렸다. 이일로선롄은권력을둘러싼암투에휘말리게 되고 더욱 깊은 늪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모든 일의 배후에는 황위(皇位)를 쟁탈하기 위한 음모가 깔려 있으니, 혼란과무질서로 점철된 아수라! 역린(逆鳞)을 둘러싼치열한투쟁이 임박했다.

<수춘도2>는 무협영화라고 보기 힘들다. 무술세계의금기를깨뜨렸거나사무칠정도의원한을가진협객의이야기도아니고, 보은 혹은 복수를 꿈꾸거나 거리낌 없이 호방한 강호(江湖)의 이야기를 다룬 것도 아니다. <본 아이덴티티(The Bourne Identity)>와 비슷하게 억압적이고 답답한느낌을 주는 이 영화는 옛 시대를 배경으로 한 액션영화라고 정의하는 편이 더욱바람직할법 하다.

사실적이면서도 명확한 동작에 피와 살이 튀는 장면들이 주를 이룬다. 과감한편집으로 탄생한 블록버스터급 장면과 세부 스토리들은 철저한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고,스토리에 속도감과 시원스러움을 더해준다. 같은 칼이지만, 선롄의칼에는꽃이조각되어 있고 링윈카이의 칼에는 매가 새겨져 있다. 한사람은내성적이고 정(靜)적이며 고양이를 기르고 그림을 즐기는 반면,다른 한 사람은 과격하고 사리사욕을 추구하는것으로그자체가칼과다르지않다.

문서보관소에서의 일전(一戰) 중동창(東廠) 태감(太監)의 무기 유성추(流星錘)는 선롄의 수춘도와 맞대결을 벌인다. 전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새로우면서도 화려한장면은실마리를쫓아진상을밝히려는 자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진상을 은폐하고 장애물을 만들려는 양자간의 대결을보여준다. 추격하는 자와 쫓기는 자, 밝히려는 자와 숨기려는 자 간의 숨막히는 힘겨루기가꼬리에꼬리를물고 이어진다.

주인공선롄은금의위일뿐강호의의협(義俠)은 아니다. 그는 체제(體制) 속의인물로, 황제의 명령에 따르면서도 황실의 독재 전제정치를 바로잡고자 한다. 정(正)과 사(邪)를 구분하기 어렵고 시(是)와 비(非)를 가리기 힘든 편협한 환경에서그의 행동은 오로지‘활로(活路)’만 쫓을뿐,‘권선징악’이나‘위국위민(爲國爲民)’에신경쓸틈은 없다.

물론, 전통 무협영화에 존재하는‘강호의 의인(義人)’이 영화에아주없는것은아니다. 다만, 모두 주변인물에 불과하고체제 내의 관료와 모호하거나 부적절한 관계를맺고있다는점에서차이를갖는다.

선롄은 조정 관료이지만 사실은 사냥 매나 사냥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한발물러서바라본다해도자신의수완에기대어 밥이나 벌어먹는 일반 백성 이상의 평가는 하기가 힘들다. 수동적으로 사람을구하고 수동적으로 복수를 하며, 심지어사랑 앞에서도 수동적이기만 한 무지몽매한 그는 결국 장기판의‘졸’에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저‘생각은 있지만 능력이없다’는 점에서관객들의공감대를이끌어낸다는 것, 이것이 바로 선롄만이 갖는매력이다.

그러나선롄이입체적일수있는것은그가결국자신이라는존재를깨닫기때문이다. 마침내 능동적인 선택을 하게된선롄은베이자이를구하고페이룬을 구한다.베이자이를구한것은선롄의양심이각성한 결과다.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가릴 수있는사람임에도불구하고줄곧현실에순응하며 눈앞의 안일을 꾀했던 그는 결국내심의‘정의(正義)’를 억누르지 못한다.골치 아픈 것이 싫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했던그였지만베이자이를구하고문서보관소를 불태움으로써 살길을 모색했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는 진정한깨달음을 얻는다.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선택할수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오로지 살기위한 삶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인생의마지막 순간, 선롄은 비로소‘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 세상은 나무이고, 인간은 개미다. 개미는 무력(無力)하지만 나무를 흔들 수 있는 번뜩이는 생각이 있다.그렇기에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헤아리지 못했던, 실수투성이었던 결전(決戰)이었음에도불구하고뜨거운숨결을느낄수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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