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Korean)

관계복원과발전기초를­마련한한중정상회담

- 글|양갑용(성균관대학교성균중국­연구소연구실장)

한국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첫한 중 단독 정상회담이 지난 2017년 12 월 14일 베이징에서 개최되었다. 중국역시 19차 당대회 직후 주요 국가 지도자의 국 빈방문이라는점에서적­지않은신경을썼 다. 특히이번한중정상회담­은새로운출발 을시작한‘시진핑호’의 대(對)한반도관계 와 대한국 관계의 변화된 신호를 보여주는 자리라는점에서큰주목­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관계는수교 25년을 전후로역사적전 환점에놓였다고평가할­수있다. 그 중심에는 이른바 사드(THAAD) 문제와 사드 문제로 촉발된 양국 관계의 악화가 있다. 2016년 7월 발표된 사드 도 입은 한중 양국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질 서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경쟁 등 글로벌 질서 변화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한미일 및 북한(조선) 을 포함한 중국과 러시아로 대별되는 신냉 전구도가 동북아에 만들어지고 있다는 우 려스러운 평가도 적지 않았다. 그 중심에 는 한국과 중국이 있고, 미국과 중국이 있 고,북한과미국이자리하고­있다. 이러한 매우 좋지않은 상황에도 불구 하고 한국에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고 중 국에는 시진핑 집권 제2기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한중관 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그 결과 한중정상회 담이 개최되었다. 따라서 이번 한중정상회 담은 지난 25년 동안 한중관계에 대한 새 로운 변화의 전기가 필요한 시점 그리고 한층 성숙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모멘텀이 필요한 시점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그의미를찾을수­있다.

양국 관계 미래발전을 보여주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대립과 갈등의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시키기 위한 단추를 새롭께 끼우는 첫 출발이라 는 점에서 평가받을만한다. 서먹한 관계의 복원을 위한 첫 걸음이라는‘새 출발의 첫 발’을 내디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 회담은 몇 가지 점에서 한중관계의 새로운 25년을 준비하는미래비전과 관련하여평 가할부분이있다. 먼저,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간 소통 관계를 정상화시켰다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양국은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격렬 하게 대립했다. 양국 모두 서로의 주장만 을 얘기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한중관계가 이대로 가서 는 안된다는 우려와 안타까운 심정도 동시 에잠복되어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이러한 우려와 서운 함을 끄집어 내어 양국관계의 파국을 막 고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한‘10.31 협의 결과’를 기초로 양국 관계를 빠르게 회복 시키기 위한 기초를 다지고 출발점을 분 명히 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그래서 일종의 선언적인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둘째, 양국 정상은 한(조선)반도 문제 해결을 둘러싼 네 가지 원칙에도 합 의했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언론 발표 문을 통해서 ▲한반도 전쟁 절대 불가 ▲ 한반도 비핵화 원칙의 확고한 견지 ▲북 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모든 문제의 대화 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남북관계 개선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원칙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비 록 공동성명서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이 제 막 관계 복원을 시도한 양국간 만남에 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의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사실지난수교 25년 동안 한중관계는 주로 경제, 통상, 인적 교류 등 비정치적 분야나 소프트한 분야에서 비약적인 성장 과 발전을 구가했다. 이를 계기로 한중관 계는 1992년 우호협력관계에서 1998년 21 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관계 그리고 2003 년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양 국관계는 경제적 상호의존의 증대와 달리 정치외교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의 교류와 협력은 매우 저조한 불균형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관계 발전은 결국 사드라는 변수에 의해 일거에 영향을 받게 되는 취약한 관계임이 증명되었다.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이번 정상회 담에서는 경제나 무역·인문 교류와 함께 정치·외교·군사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 다. 즉 전방위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 되 불균형한 관계발전을 개선하겠다는 의 지를천명했다는점은평­가할만한다. 셋째, 이 외에도 몇 가지 분야에서 한 중 정상은 합의를 이끌어내고 미래지향적 인 관계를 만들어나가자고 합의하여 사실 상 한중관계를 정상적인 관계로 복원했다 고 평가할 수 있다. 예컨대 이번 한중정상 회담은 소통 강화를 통한 사드 해결 방안 모색및한·중관계개선추진,북한의추 가 도발 억제 및 비핵화 과정에 있어서의 중국의 적극적 역할 확보, 한·중 FTA 이 행 강화 및 WTO 등 국제기구에서의 협력 을 통해 범세계적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 응하고 역내 포괄적경제파트너십(RCEP) 체결 등 아시아 경제 통합 과정에서의 협 력확대기대,미세먼지대응등국민체­감 형 사안 관련 협력 강화 추진 등에서도 양 국 합의를 이끌어냈다. 정상간 소통의 복 원과 함께 일정한 부분에서 성과를 거둔 점도 이번 정상회담이 평가받을만하다. 특 히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점증하는 북핵 위 협 그리고 이로 촉발되는 한반도 위기 상 황에 대한 양국 정상의 공동 인식이 접점 을형성하고있다는점을­평가할수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한반도에서 전 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고 어떠한 전 쟁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대원칙에 인식 을 함께 했다. 이는 한반도 위기의 마지 막 해결이 바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여야 한다는 점을 양국이 다시한번 확인 한 것이다. 최근 미국은 <국가안보전략보 고서>를 발표하여 힘에 의한 평화를 주요 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은 힘에만 의존하는 평화가 아니라 대화 와 타협을 통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 결을 강조했다. 이로써 한반도에서는 비록 위기가 점 증하고 전쟁의 위험이 가중되는 현상이 나 타날수 있을지라도 어떠한 경우에도 양국 은 무력을 통한 해결보다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 가장 최우선적인 과제임을 공동 인 식하고 그 결과를 한중정상회담 합의 사항 에 첫 번째 원칙으로 집어넣었다. 이는 양 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방법론에서 공동인식을함께한이상,향후한반도평 화체제 구축에서도 양국이 협력의 여지를 많이갖고있음을보여준­것이다.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를 항구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다각적인 논의 가 수면 위로 부상할 것이다. 이러한 대화 국면에서 한국과 중국이 공감대를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한다는 인식에 도달한 것은 바로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체 제 구축 논의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신호라는점을보여준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북한 비핵화와 더 불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평 화로운 한반도 구현을 통해 동북아의 평화 와 안정을 증진하고, 이 연장선상에서 궁 극적으로 한반도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토 대를 마련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러나 최근 20여 년 동안 한반도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로 인한 국제사회의 제재 가 강화되면서 이미 남북 양국 간의 협력 을 통한 문제 해결의 수준을 뛰어 넘는 국 제적인 이슈가 되어 버렸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 역시 국제사회와 공동보조를 맞 춰야 한다는 외부적 압력에 직면하여 남북 관계의 개선보다는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 참하는스탠스를취했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 선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한국과 중국이 함 께 인식했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는 향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있어서 남북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고, 특히 한국에게는 한반도 문제 의 당사자로서 적극적이고 주동적인 역할 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비록 한국이 정전협정 조인 당 사국은 아니지만 한국전쟁 핵심 당사국으 로서 한국전쟁 정전 상태의 종식과 한반 도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서 한국이 핵심 당자자로서 이 국면을 주동적으로 변화 시켜 나가는데 한중이 인식을 함께 했다 는 점을 보여준다. 게다가 남북관계 개선 이 한반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양 국 정상이 합의한 이상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어내는데 있어 중국의 역할을 한층 더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는 한중관계 개선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에도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7월 정전협정 65주년을 앞두 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뀌기 위한 우리 정부의 국내외 활동에서 중국의 지지 가 더해질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갖 게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기반 조성에 남 북의 노력과 함께 중국이 역할이 강화하면 올 하반기 한반도를 드리웠던 전쟁의 먹구 름이 걷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반도를 둘러싼 거시적인 변화에서 한국과 중국이 인식을 함께하고 정상적인 관계 복 원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 뿐만 아니라 세 계 평화에도 함께 하는 파트너라는 점을 이번한중정상회담은확­인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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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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